‘굿솔’ 민호네 옥탑방 한 번 놀러가 볼까?

신동흔기자
 

요즘 드라마에는 왜 옥탑방이 많이 나올까. ‘옥탑방 고양이’(2003년 6월)에서 시작된 옥탑방 계보 드라마가 끊이지 않고 있다.

옥탑 방은 원래 서민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그리기 위한 하나의 도구였다. 이성재 KBS 섭외부장은 “서민층의 모습을 그리기 위해선 달동네나 지하셋방, 옥탑방 이 세가지 상투적인 무대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데, 야외 촬영에서 같은 조건이라면 그래도 화면에 담을 게 많은 옥탑 방을 고르게 된다”고 말했다. 물론 여기에는 ‘여름에 덥고 겨울에 추운’ 옥탑 방의 리얼리티는 없다. 드라마에 리얼리즘을 요구할 시청자도 어차피 없을 테니까.

옥탑은 아예 처음부터 판타지적 공간으로 설정되기도 한다. 비(정지훈)가 주연한 KBS ‘이 죽일 놈의 사랑’. 주인공은 어딘지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확인 결과, 명동 신세계 맞은편 ‘다비치 안경’ 건물 옥상으로 밝혀졌음) 고가도로와 대형 전광판이 바라다 보이는 도심 건물의 옥상에서 사는 인물이다. 김규태 PD는 “도심 한 복판의 빌딩과 대조되는 공간으로서 옥탑 방을 설정했다”며 “이를 통해 주인공의 현실(옥탑)과 도시(고층빌딩)가 대립되는 장면을 구현했다”고 말했다. 감독이 그린 것은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피한 주인공의 고립(孤立), 바깥 세상과의 불화(不和), 이런 것들이다. 최근 종영한 ‘굿바이 솔로’의 민호(천정명) 역시 도심의 옥탑 방(촬영지는 연세빌딩 뒤편 골목 안 고기 집 청목원 옥상) 거주자였다.

사실, 이런 거창한 미학적 이유를 달지 않아도 PD들이 옥탑 방을 택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드라마 만드는 사람들 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그림이 예쁘기 때문이다. 카메라로 ‘풀 샷’을 잡았을 때 배경이 다 드러나고, 공간적으로 옥상을 가운데에 놓고 여러 각도에서 비춰줄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은 상도동 일대가 옥탑 방 드라마 단골 촬영지. 상도터널 위에 있는 ‘본동초등학교’를 지나, 언덕길을 올라 가면 ‘명진슈퍼’가 보인다. 바로 옆 골목으로 들어가면, 옥탑 방이 있는 건물이 몇 채 보인다. 여의도와 중지도, 기차가 지나는 한강철교까지, 여기서 보는 한강 풍경은 꽤나 시원하다. 다음달 MBC가 ‘신돈’ 후속으로 방송하는 주말드라마 ‘불꽃놀이’는 인근 흑석동에서, 곧 시작되는 KBS의 새 일일드라마 ‘열아홉 순정’은 상도동에서 촬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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