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독회] 아쉬움만… 후보작 못내

“갈수록 장편 만나기 어려워”

작가들의 부진 때문인가, 독자의 외면 때문인가?

동인문학상 심사위원회(박완서 유종호 이청준 김주영 김화영 이문열 정과리)는 지난 10일 2006년도 4차 심사독회를 가졌으나 새로운 최종심 후보작을 내지 못했다.

심사위원들은 이날 후보작 논의에 말을 아낀 대신, 최근 일부 젊은 소설가들이 애용하는 추리기법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유종호 위원은 “간혹 반짝반짝하는 면도 없지 않지만 세목묘사가 필연적이지 않고, 읽는 사람을 힘들게 한다”고 비판했다. 김화영 위원은 “별 일 아닌 것도 신통한 뭔가가 있는 것처럼 꼬아놓고는 독자를 고생시킨다”고 개탄했다.



정과리 위원은 “평범함을 이리저리 비틀고는 독자가 이해하지 못할까봐 불필요한 대목에서 자꾸 반복 설명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청준 위원은 “지적인 소설이 필연적으로 요구하는 기법이 추리”라면서 “그러나 정보를 배분하는 태도가 불친절해서 읽기 힘들 때가 많다”고 말했다.

일부 심사위원들은 갈수록 좋은 장편소설을 만나기 어려워지는 현실에 대한 우려도 피력했다. 김화영 위원은 “문예지가 많아서인지, 작가로서의 결점이 쉽게 드러나는 장편보다, 결점을 숨길 수 있는 단편을 작가들이 선호해서인지 우리나라는 단편소설이 너무 흥하다”고 일침을 가했다. 김 위원은 또 “우리 문학이 해외로 진출하기 위해서도 장편 소설이 많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청준 위원은 동인문학상 심사 대상작은 아니지만, 한 여자가 두 남자와 결혼하는 내용으로 화제를 모은 박현욱의 ‘아내가 결혼했다’를 언급하며, “소설, 특히 장편 소설들은 어느 사회가 가진 풍속이나 도덕적 가치를 뒤집는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고 장편의 힘을 옹호했다.

심사위원회는 한수영 소설집 ‘그녀의 나무 핑궈리’(민음사), 김다은 장편소설 ‘이상한 연애편지’(생각의나무), 김록 장편소설 ‘악담’, 구경미 소설집 ‘노는인간’(이상 열림원) 등 4권을 다음 독회에서 검토키로 했다.

오는 10월 열릴 최종심 후보작은 현재까지 김인숙 소설집 ‘그 여자의 자서전’(창비), 조용호 소설집 ‘왈릴리 고양이 나무’(민음사), 이현수 장편 ‘신(新)기생뎐’(문학동네), 최수철 장편 ‘페스트’(문학과지성), 김애란 소설집 ‘달려라, 아비’(창비) 등 5권이다.




김태훈기자 scoop87@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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