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알라딘도서팀 > [알책13호] <건축, 사유의 기호> / 돌베개

건축, 사유의 기호
승효상 지음 / 돌베개 / 2004년 8월

나는 이 건축을 목도한 순간 끊임없이 떠오르던 의문들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우리가 애초에 사랑하던 비움과 여백의 아름다움이 왜 우리의 도시에 더 이상 남아 있지 못하고 저렇게 먼 이방의 지역에 가 있을까. 우리의 도시는 언제까지 경제적 수치의 환상에 매달려 서양인이 가져다준 물질의 논리로 무장한 채, 오로지 채움의 번잡함에 시달려야 하나. 우리의 도시에 ‘미래에의 전망’은 과연 있는가. 왜 자꾸만 도시는 얼룩덜룩한 벽체로 닫히고, 그 속에 우리의 아름다운 삶은 가두어지는가. 비움으로써 미래를 채운 이 본질적 공간의 건축을 보면서 우리는 이 시대 이 땅에 서 있는 우리의 도시와 건축이 가져야 하는 고마운 교훈을 얻는다.  - 본문 중에서

이 책은 한국의 대표적 건축가 승효상이 ‘건축이란 무엇인가’라는 근원적 화두를 들고 20세기 불멸의 건축들과 건축가들을 사유해나간 기록이자, 물신에 사로잡힌 우리 시대의 건축과 주거 현실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다.

이 책에 실린 17가지의 건축물들은, 20세기라는 변혁의 시대에 타성과 관습에 저항하며 새로운 시대를 꿈꾸었던 위대한 건축가들이 치열하게 빚어낸 기념비적인 건축물들이다. 저자 승효상은, 새로운 시대에 새로운 건축으로 새로운 삶을 가능하게 했던 그들, 건축가라기보다 실천적 지식인이자 혁명가였던 불멸의 건축가들의 항해기록을 들추어냄으로써, 건축의 본질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위선에 대한 진실의 승리, 물질에 대한 혼의 승리에 대한 기록이 담긴 건축, 어떤 규칙이나 범례에도 따르지 않고 자유로운 이상의 도시를 그려낸 건축가들, 인간과 공간 사이의 공동성을 추구함으로써 갈라진 우리를 변화시키려 했던 아름다운 건축 정신이 담겨 있는, 20세기 세계 건축사에 빛나는 위대한 건축물들이, 건축가 승효상의 날카로운 지적 통찰과 풍부한 사색, 감성적인 언어로 지면 위에 펼쳐진다.

건축이 물신에 사로잡혀 유희의 도구가 되고 궤변에 의해 희화화되는 지금, 우리는 이 책을 통해 20세기 불멸의 건축이 지닌 빛나는 정신을 확인할 수 있으며,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의 건축과 그 속에 살아가는 자신의 존재에 대해 깊이 성찰하게 될 것이다.

알책 13호에 소개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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