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로쟈 > 최근에 나온 책들(61)

2006년의 여정을 시작한다. 하지만 아직 대부분은 지난해 12월에 '막차'로 출간된 책들이다. 그래도 새해의 기분을 좀 내기 위해 첫번째 책만큼은 2006년에 나온 책으로 꼽는다.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1867-1959)의 <자서전>(미메시스, 2006)이 그것이다. 원저는 An Autobiography (1943).

건축 분야에 문외한인지라(나는 아직 전세집에 산다) 나로선 저자의 이름이 생소한데, "미국이 낳은 세계적인 건축가"이자 '구겐하임 미술관'이 그의 작품이란 소개를 보고서야 대충 지명도를 짐작할 수 있었다(위의 사진 참조). 그는 "70여 년 동안 천여 점에 달하는 건축 작품을 남긴 라이트는 많은 건축가들이 20세기 최고의 건축가로 손꼽는 인물"이며, "이러한 평가를 반영이라도 하듯이 현재 그에 관련된 논문과 저작만도 2천여 편에 달한다"고 한다.

소개를 좀더 따라가보면, "그는 살아 있을 때부터 전설적인 인물이었다. 탁월한 디자인과 독창적인 이론에 있어서 누구도 견줄 수 없는 업적을 남겼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의 인생 자체가 한편의 드라마처럼 파란만장하였기 때문이다. 책은 이 위대한 건축가가 자신의 삶과 사랑, 그리고 건축에 관한 모든 것을 솔직하고 담담하게 적어나간 기록으로, 건축이 자연과 소통하고 융합해야 한다는 그의 '유기적 건축 이론'과 혁신적인 양식들이 과연 어디로부터 시작되었는가를 라이트 자신의 육성으로 들을 수 있는 흔치 않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그의 건축과 생애와 관련된 다양한 사진 자료가 함께 실려 있으며, 라이트의 작품들을 연도순으로 정리한 별책을 첨부하여 그의 작품 세계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도록 하였다."

이러한 설명보다 사실, 나의 눈길을 잡아끈 것은 "위대한 건축가는ㅡ필연적으로ㅡ위대한 시인이다. 그는 자신이 속한 순간과 나날과 시대의 독창적인 해설가여야 한다"는 라이트의 말이다. 그가 '건축업자'나 '건축기술자'가 아니라 '건축가'라는 걸 단 두 문장으로 압축하고 있다. 그리고 그 정도면 '저자'로서의 자격도 충분하다는 게 나의 판단이다. 그의 자서전은 3개의 장으로 구성돼 있는데, 1장이 '가족과 친구들', 2장이 '일', 그리고 3장이 '자유'이다. 92세의 장수를 누리기도 했지만, 그만 하면 남부럽지 않은 생애이다.

Annunciation Greek Orthodox Church 

그의 수많은 작품 가운데 하나 정도만 잠시 감상해보자. 수태고지 그리스 정교사원(Annunciation Greek Orthodox Church)이라고 돼 있는데, 1956년작이고 위스콘신주의 와우와토사(Wauwatosa)에 있다고 한다. 세상은 넒고 사람뿐만 아니라 건축도 가지가지라는 걸 새삼 알게 해준다.

 

 

 

 

로이드 라이트에 대해서는 작년에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자연을 품은 공간 디자이너>(살림)라는 문고본 소개서가 이미 나와 있다. 검색해 보면 품절된 책이지만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태림문화사, 1998)란 소개서도 있고. 교양을 조금 더 확대하자면, 20세기 건축에 대한 안내서들을 몇 권 꼽아볼 수 있겠다. 클라시커 시리즈의 <20세기 건축>(해냄, 2002)부터 김석철의 <20세기 건축>(생각의나무, 2005)까지. 나는 주로 '사유의 건축'에 관심이 있지만, 언젠가 전세살이를 좀 면하게 되면 이런 건축'작품'들에 대한 견문도 넓혀보아야겠다.

 

 

 

 

한편, 로이드 라이트가 미국 최고의 건축가라면, 스페인이 자랑하는 최고의 건축가는 단연 안토니 가우디(1852-1926)이고, 이 가우디만큼은 일반 독자들에게도 친숙한 이름이다. 그의 건축들만큼이나 특이한 '가우디'란 이름부터가 기억을 용이하게 할 뿐더러 이미 그에 관한 다수의 책들이 나와 있기 때문이다. 건축관련서를 읽는다면, 가장 먼저 손에 들어볼 만한 책들인데 이 분야 번역서들의 가독성이 떨어진다는 평은 들은 바 있어서 미뤄두고 있었다. 건축 분야에도 주변에 전문 리뷰어가 있었으면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