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휩쓴 연쇄살인마 ‘흑사병’


흑사병의 귀환
수잔 스콧·크리스토퍼 던컨 지음|황정연 옮김
황소자리|336쪽|1만4000원
김성현기자 danpa@chosun.com

기원전 430년, 스파르타와 전쟁을 준비하던 아테네에 원인을 알 수 없는 괴질이 퍼져 많은 사람들이 사망했다. 홍역으로 추정되는 이 괴병은 아테네 몰락의 계기가 됐다고 역사가 투키디데스는 지적한다. 1529년 종교개혁의 주요 인물인 루터와 츠빙글리가 회합을 갖기로 했다. 이 만남은 유럽 기독교 역사를 바꿀 뻔했지만, 당시 퍼졌던 영국 발한병 때문에 무산되고 말았다.

전염병도 어엿하게 인류 역사의 한 부분이다. 저자들은 14세기 중반부터 300여년간 유럽을 휩쓸고 간 흑사병을 ‘연쇄살인마’라는 독특한 시각에서 다룬다. 저자들이 탐정이 되어 이 살인마의 기원과 흔적, 종말까지 추적해나가는 것이다. 1660년대 영국 런던에서 매주 6000여명의 사망자를 내며 이 살인마의 살육은 절정에 이른다. 한편의 추리 소설을 읽어나가듯, 긴박함을 느낄 수 있다.

역사학자인 스콧과 동물학과 명예교수인 던컨이 학제(學際)간 연구를 통해 얻어낸 성과라는 점이 우리에게도 시사점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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