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내 사부님' 멘토를 찾아라
입사 1년차인 메리츠증권 영업부 배대훈(30)씨는 지난 7월부터 회사 내에 든든한 조언자가 생겼다. 그의 멘토(Mentor)인 최우영 과장이다. 배씨는 “무엇보다 10년차 회사 선배의 경험과 전문지식을 일대일로 전수받아 바로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멘토링(Mentoring). 회사나 업무에 대한 경험과 전문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멘토·스승이라는 뜻)이 신참자(멘티) 한 명을 일대일로 전담해 업무에 관한 문제나 고민을 조언하고 지도해 주는 활동을 말한다. 미국 기업에서는 보편화된 제도.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대기업을 중심으로 신입사원의 조기정착을 돕고, 그들의 잠재 능력을 발굴하기 위한 제도의 하나로 도입하는 회사가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멘토제도를 단순한 ‘신입사원용’이 아니라 모든 직장인에게 필요한 자기계발 수단이라고 강조한다. 한국멘토링코칭센터 이용철 원장은 “위대한 경영인으로 존경받는 GE의 잭 웰치 전 회장도 전문경영인으로 성장할 때까지 수많은 멘토의 도움을 받았다”며 “멘토로 삼을 만한 닮고 싶은 상사, 각 분야 전문가를 찾는 노력 자체가 스스로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 서울 여의도 메리츠증권 본사에 선배사원들인 멘토와 신입사원인 멘티가 함께 모여 격려의 표시로 줄지어 어깨를 잡고 있다. 멘토는 멘티의 종목분석을 코치해주고 기업탐방 활동도 함께하며 자신의 경험을 전수한다. /이기원기자 kiwiyi@chosun.com | |
◆분야별로 다양한 멘토를 찾아라
한국 IBM 조직역량강화팀 박서영(42) 실장은 부서 이동이나 승진 등과 관련된 문제와 직면하면 미국 본사에 있는 모 임원에게 자문을 구한다. 함께 일하며 친분을 쌓은 관계도, 자신의 인사와 직접 관련이 있는 임원도 아니다. 박 실장은 “그는 사내에서 내가 존경하는 사람이자 닮고 싶은 사람이어서 멘토가 돼 달라고 부탁했다”며 “닮고 싶은 사람의 조언은 판단을 내리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IBM은 관리자에게, 부하 직원들에게 분야별로, 직급별로 적절한 멘토를 구해주는 것도 중요 업무의 하나로 요구할 정도로 멘토 제도가 보편화돼 있다. 박 실장은 “부하 직원과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뛰어난 선배, 육아 방법을 조언해줄 여자 선배도 멘토로 삼아 조언을 받았다”며 “‘저런 것도 일일이 조언을 받나’ 하는 생각이 들지 모르지만 그들의 조언은 모두 실전용이어서 곧바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훌륭한 멘토도 소극적인 멘티에겐 무용지물
멘토링솔루션 김호정 원장은 “현장 컨설팅을 나가보면 의외로 멘토들이 ‘멘티의 요구 사항이 뭔지 몰라 뭘 조언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며 “멘티들이 스스로 ‘이런 것까지 물어봐도 되나’하고 움츠러들면 멘토의 역할도 그만큼 줄어든다”고 말했다.
“회사에서 공식적으로 정해준 멘토에게도 명확하게 자신의 요구사항을 전달 못 하면 회사 내에 무수히 존재하는 또 다른 멘토의 지식과 경험을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스스로 차단하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개인에게도 회사에도 마이너스죠.”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에서 멘토제도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김여진 선임은 “멘토제도를 도입한 것은 회사 전체 조직원이 보유한 경험과 지식자원을 최대한 공유하자는 취지”라며 “적극적인 멘티 활동은 멘토의 업무역량을 업그레이드하는 역할도 한다”고 말했다.
◆멘토링을 부탁할 때 지켜야 할 에티켓
멘토링은 멘토 역할을 하는 사람에게 어느 정도 시간적, 정신적으로 부담이 된다. 멘토링코리아 류재석 대표는 “특정인에게 멘토를 부탁할 땐 ‘몇 개월간, 월 몇 회, 몇 시간씩’ 하는 식으로 멘토링 기간과 정규적인 만남 일정을 사전에 확정해야 멘토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멘토링 과정에서 오고 간 개인적인 이야기를 제3자에게 옮기는 것도 금물. 또 멘토와 만나면서 인간적으로 친해졌다는 이유로 ‘그만두고 싶다’는 말을 자주 하는 것도 멘토의 의욕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멘토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류 대표는 말했다.
재테크·취미·웰빙 정보 나누는 '사이버 멘토링' 직장인에 인기
고정욱·취업포털 잡링크 이사
멘토링 활용은 기업이나 교육 분야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개인의 일상생활 속에서도 재테크 정보를 공유하거나, 웰빙, 취미, 혹은 투잡, 창업을 위한 정보공유 등 관심사에 따라 다양하게 멘토링을 활용할 수 있다.
재테크 정보를 공유하는 ‘선한부자’(http://cafe.daum.net/fq119)의 경우, 회원끼리 정보와 도움말을 공유해 함께 발전하는 모습을 추구하는가 하면 멘토링을 정례화하고 있다. 독서를 매개체로 자기 계발을 하려는 사람들의 모임인 ‘젊은 독서가의 세상바꾸기’(http://cometoread.cyworld.com)가 있는가 하면, 여성 네트워크 강화를 위한 멘토링(www.women-net.net)도 활발하게 운영 중이다.
여러 사람이 하나의 공통 관심사를 두고 정보를 교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이버 멘토링도 점차 늘어가고 있는 추세다. 여러 사람을 멘토로 둘 수 있고 필요할 때마다 온라인에 접속해 그때그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직장인들의 관심이 높다. 하지만 주로 온라인상에서 이루어진다는 특성상 자주 접속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되기 쉬운 만큼, 멘토링 중간에 오프라인 만남을 가짐으로써 유대를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