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직장인은 예측 가능한 사람
성공한 사람들의 정치력 101
캐서린 K. 리어돈 지음 / 조영희 옮김 | 에코의서재 펴냄 | 326쪽 | 1만4700원
▲ 어떤 ‘말’을 어디에 놓아야 할까. 저자는 직장에서의 성공은 정치력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에코의서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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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과학자 아인슈타인에게 물었다. “박사님, 인간의 정신은 원자 구조를 밝혀낼 정도로 발전하고 있는데, 왜 아직 원자폭탄을 금지시킬 정치적 수단은 고안하지 못하고 있는 건가요?” 아인슈타인이 대답했다. “간단해요. 정치가 물리학보다 어렵기 때문이죠.”
정치에 대한 우리 인식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정치는 규칙을 저버리고 동료의 뒤통수를 치는 권모술수(權謀術數)일 뿐이다. 조직에서 출세한 사람에겐 ‘실력도 없으면서 정치를 잘해 저 자리에 올랐다’는 비난이 따라붙기 일쑤다.
정말 그런가? 저자는 “실력 있는 똑똑한 사람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지원해 줄 결정적 힘을 얻지 못해 정치력이 능수능란한 동료에게 자리를 내주는 것이 오늘날 직장에서 벌어지는 일상적 풍경”이라고 인정한다. 하지만 정치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유리한 곳에 자리매김하고 적을 내편으로 끌어들이며 최종결과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고도의 기술이다. 말하자면 정치는 실력의 한 부분이다. 저자는 “어떤 직업이든 어느 정도 수준에 오르고 나면 그 다음엔 정치가 성공을 좌우한다”고 단언한다.
저자는 미국 사우스캘리포니아대 경영대학원에서 MBA과정 학생들을 대상으로 정치학을 가르치는 독특한 교수다. 그는 정치력을 키우는 6가지 단계와 세부 지침을 제시한다. 정치적 직관력 키우기, 정치적 포석두기, 정치적 테크닉 키우기, 설득력 키우기, 정치권력 키우기, 그리고 마지막으로 정치함정 피하기다. 그는 정치력을 키우는 방법과 노하우를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휴렛 팩커드의 여성 CEO 칼리 피오리나의 예를 보자. 그녀는 2002년 창업주의 아들 월터 휴렛과 자리를 다퉜다. 피오리나는 컴팩컴퓨터와 합병을 주장했고, 휴렛은 이를 반대하고 있었다. 그녀는 주주총회를 며칠 앞두고 휴렛을 제외한 중역들과 저녁 식사자리를 가졌다. 그녀는 그 자리에서 합병이 되지 않았을 때 회사가 맞을 상황을 열정적으로 설명했다.
그리고는 놀라운 행동을 했다. 식사를 함께 하며 지원을 요청한 것이 아니라 자리를 박차고 떠났다. 자신은 CEO에 연연하고 있는 게 아니라 회사의 미래를 진정으로 걱정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남아 있는 중역들은 그녀가 떠난 뒤 서로 솔직하게 대화를 나누고 결국 그녀의 손을 들어주었다. 저자는 “과연 ‘정치 고수’다운 행동이었다”면서 “직장인의 가장 나쁜 행동은 예측 가능한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평가한다.
번역서의 ‘101’은 미국 대학에서 기초과목을 뜻하는 코드 번호. 원제는 ‘모든 것은 정치다(It’s All Politics)’. 이 말이 마뜩찮은 사람은 이런 말도 기억하자. ‘모든 것은 정치다. 그러나 정치가 모든 것은 아니다.’(Everything is Politcs, But Politics is Not Everything, 신학자 H. 콰이터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