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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혹 그 자체’ 할례 당하는 아프리카 여성들

음핵·음순 제거하는 할례 아직도…고통 평생토록 남아, 일부 여성은 사망도
“할례는 여성의 기본적 인권 침해하는 가장 원시적이고 무모한 전통”

미디어다음 / 강대진 독일 통신원

사람들에게 붙잡혀 공포에 떨고 있는 루드는 올해로 일곱 살이다. 몇몇 사람들은 루드의 팔을 잡고 있고, 다른 사람들은 루드의 다리를 강제로 벌린다.

큰 소리로 울어도 보고, 미친 듯 소리를 질러보기도 했지만 소용이 없다. 루드는 마침내 자신을 지켜보고 있는 가족들에게 구원을 호소하는 눈길을 보낸다. 그래도 가족들은 루드를 외면한다.

더는 반항을 할 수도 없다. 물론 마취제 같은 것은 기대도 할 수 없다. 면도칼이 조금씩 다가온다. 숨이 빨라지고 심장이 터질 것 같지만 모든 일은 너무 빨리 진행된다.

면도칼을 든 사람이 순식간에 루드의 몸에서 음핵을 제거한 것. 피가 쏟아진다. 가족들은 그제야 레몬즙으로 소독한 수건을 들고와 루드의 상처 부위를 싸맨다.

이렇게 의식이 끝나자 주위에 모여들었던 사람들이 노래를 부르며 밖으로 나간다. 이날 마을에서는 성대한 축제가 벌어질 예정이다.

이는 독일의 시민단체 타깃 회원이 아프리카에서 아직까지 널리 행해지고 있는 할례 의식(여성의 생식기 절개)을 직접 목격하고 작성한 보고서의 내용 중 일부다.

시민단체 타깃은 최근 아프리카 이슬람 단체와 함께 아프리카 여성 인권에 관한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에 나타난 아프리카 여성의 인권 상황은 아직도 ‘참혹’ 그 자체다.

앞서 소개한 비인간적인 여성 할례 의식은 특히 중동 국가와 인접한 북아프리카 지역 28개 나라에서 여전히 널리 행해지고 있다. 타깃의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소말리아, 에티오피아, 수단에서는 전체 여성의 90% 정도가 할례를 당한다.


아직까지 할례 의식을 행하고 있는 나라들. 각 색깔은 할례를 경험한 여성의 비율을 뜻한다. 진한 보라색 90% 이상, 보라색 90%, 남색 80% 이상, 빨간색 60%, 흐린 주홍색 50%, 노랑색 30% 미만이다.
현재 할례를 경험한 여성은 무려 1억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독일 연방정부의 통계에 따르면 약 1억 3000만 명의 여성이 할례를 강요당했다.

심각성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지금도 매년 200~300만 명의 여자 어린이들이 할례로 인한 고통을 겪고 있다. 또 하루에만 6000명 정도의 여자 아이들이 할례를 받다 죽음의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힐례는 물론 남성들에게도 행해진다. 오늘날의 포경 수술과 비슷하게 성기의 표피 일부를 잘라낸다.

비위생적으로 행해지는 할례는 남성에게도 위험하다. 하지만 여성의 경우는 음핵, 음순까지 제거하기 때문에 훨씬 치명적이다. 그래서 할례를 당한 뒤 사망하는 여성도 적지 않다.

그나마 앞서 소개한 할례는 여성들이 견디기 쉬운 것에 속한다. 에티오피아에 살고 있는 파티마는 8살이다. 파티마는 지난 11개월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할례의 고통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파티마는 할례를 치른 뒤 죽음 직전까지 갔었다. 파티마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는 음핵, 음순 등 여성의 거의 모든 생식기를 제거한다. 그리고 생식기를 잘라낸 뒤에는 아카시아 가시를 이용해 마치 지퍼를 채우듯 상처 부위를 꿰맨다.

파티마는 결국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기절했다. 의식이 치러진 뒤 4주가 지나자 상처 주변은 심하게 부어올랐고, 2주마다 한 번씩 피가 쏟아졌다. 이렇게 심하게 절개를 당하고 나면 소변을 보는 데도 30분 이상 걸린다.

고통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이후 성장하는 동안에도 문제는 계속 남는다. 월경을 할 때 피가 밖으로 잘 흐르지 않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는 것. 결국 평생 동안 고통을 안고 살아야만 한다.


타깃 회원들이 아프리카 주민들에게 ‘사막전도’를 하는 모습. 회원들은 사막에 사람들을 모아놓고 여성 할례가 불필요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등 할례금지운동에 앞장서고 있다. [사진 제공=타깃]
이런 비상식적인 할례 의식은 이 지역에서 50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의식이다. 대부분의 아프리카 국가에서 행해지는 할례는 종교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또 일종의 성년식(成年式)이나 입문식(入門式) 등으로 치러진다. 즉 개인이 특정 집단에 가입하거나 특정 지위를 획득하는 것을 정식으로 승인한다는 것을 뜻하는 셈이다.

시민단체 타깃은 할례가 널리 행해지고 있는 아프리카 지역을 찾아다니며 할례의 폐해를 설명하는 ‘사막전도’를 하며 할례금지운동을 펼치고 있다.

타깃 관계자는 “할례는 여성의 기본적 인권을 침해하는 가장 원시적이고 무모한 전통으로 당장 중단해야 한다”며 “육체적인 건강은 물론이고 정신적인 장애를 일으키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타깃의 운동은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타깃 인권운동가들은 오랜 전통을 바꾸는 일이 생각보다 그리 어렵지만은 않다고 말한다.

타깃의 대표 류디거 네베르크는 “교육을 통해 얼마든지 할례를 중단시킬 수 있다”며 “아프리카 사람들은 생각보다 빠르게 할례의 위험성을 이해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타깃은 에티오피아 아파 민족을 집중적으로 교육해 할례 중단을 이끌어 냈다. 아파 민족최고회의에서 여성 할례를 금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아파 민족은 에티오피아의 주류 민족으로 인구가 300만에 이른다.

타깃은 “국제사회가 조금만 더 관심을 갖고 할례금지운동을 펼치는 인권단체를 지원한다면 지금보다 더욱 많은 성과를 빠른 시간 내에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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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5-09-26 1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tella09

이것과 관련해서 TV를 본적이 있는데, 저 나라의 저란 풍습 때문에 에이즈가 끊이질 않는다더군요. 특이하게도 남편이 죽으면 동생이 형수를 아내 삼기도 하고, 집안의 남자들이 윤간을 한다고 하더군요. 죽은 영혼을 위로해 준다는 의미에서...
모유수유를 통한 에이즈 확산도 문제가 되는데, 에이즈에 걸린 산모들이 모유 수유를 끊으면 감염률은 30%(?) 정도 줄일 수 있다는데 당장 모유가 아니면 아이는 죽기 때문에 이마저도 쉽지 않다는군요.
에이즈에 걸린 소녀가 마을 밖으로 참혹하게 버려져 움막에서 생활하고 있는데 그나마 우리 나라 선교사가 가져다 주는 수수죽 같은 것에 설탕 조금 뿌려 먹는 게 고작이라더군요. 몸은 만신창인데...도무지 인간이 사는 곳이라고는 믿기지 않더군요.
그런 거 보고 있으면 난 이렇게 살아도 되나 싶어 보고 있기도 곤혹스럽더군요. ㅜ.ㅜ - 2005-09-26 12:09
<동시에 내 마이페이퍼에도 등록> 안된다...나쁜 알라딘.ㅜ.ㅜ

메르헨 2005-09-26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욱...저 이 기사보다가 그냥 덮었는데...

stella.K 2005-09-27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거 보면서 괴로웠어요. 특히 TV에서 본 그 참혹함이란...그런데 안 본다고 해서 지구 귀퉁이 어느 한곳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 것은 아니잖아요. 그냥 어떻게 하면 좋을까 참담한 느낌이 들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