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드라마를 아주 성실하게 보는 편이 못되긴 하지만 나는 왜 이 드라마가 종기종영을 해야하는지 모르겠다. 사실 늘 그렇듯 처음부터 이 드라마를 보지는 않았다. 하지만 점점 보면서 코믹스럽기도 하지만, 배역들이 튀지 않고 그 나름대로 자기 역할을 충실히 잘해 주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이 드라마에 애정이 간다.

배역이 튀지 않고 자연스럽기가 어디 그렇게 쉬운가? 더구나 주제 또한 그럴 법하다. 사람들은 신데렐라나 온달 장군이 되면 무조건 행복할거라고 생각하는데, 막상 어찌 어찌해서 그런 운 좋은 사람이 되었다고 꼭 행복한 것마는 아니라는 걸  그럴듯하게 보여주고 있다.

요즘엔 김영호가 드디어 원하던 이혼을 했는데 시원하지 않으며 사실 자기가 정말로 좋아햇던 사람이 김여진이 아니라 하희라였다는 것을 말해 주는 대목에서 역시 결혼은 배경을 보고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으로 하는 것임을 자인하도록 만든다.

작가가 누군가 했더니 윤정건 씨라고 한다. 그는 KBS [TV 손자병법] SBS [도깨비가 간다], [자전거를 타는 여자] [꿈의 궁전], [서울탱고][당신은 누구시길래], [왕의여자] 등을 썼다고 하는데, 나는 유감스럽게도  [꿈의 궁전] 정도만 본 것 같다.

이렇게 주제도 선명하고 재미있는 드라마가 조기종영을 한다니 좀 이해가 안 간다. 뭐든 좋은 드라마의 척도가 인기가 있느냐 없느냐고 평가되는 발상은 좀 문제가 있어 보인다.

<안녕, 프란체스카>도 여전히 잘 하고 있는데, 이 드라마가 프란체스카 보다 못할 건 또 뭐가 있는가? 물론 번지 수가 다르다고 할지 모르지만, 난 솔직히 프란체스카가 뭐가 좋은지 잘 모르겠다. 그것도 계속 보고 있으면 나름대로 좋다고 했을지 모르겠지만, 처음부터 캐릭터가 그다지 내가 빠져들기에 좋은 것은 아니었다. 캐릭터에서부터 질리다 보니 빠져들기가 영 쉽지 않다.

지난 여름까지 사람들은 <안녕, 프란체스카>에 열광했었나 보다. 사실 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그 작품을 폄훼하거나 그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을 뭐라고 할 수는 없다. 모든 사람이 프란체스카만 좋아하란 법도 없지 않은가? 사람들은 이것이든 저것이든 좋아할 권리는 자유라고 본다. 위의 드라마가 프란체스카 만큼이나 인기가 있었다면 조기종영이란 말이 쉽게 나왔을까?

그놈의 '인기'라는 것도 어차피 주관적일 뿐인데, 인기 축에도 못들면 좋아할 자격도 없단 말인가? 이놈의 방송의 생리 정말 마음에 안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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