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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십결 -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열 가지 비책
마수취안 지음, 이지은 옮김 / 이다북스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드라마 <미생>이 재밌는 건, 주인공 장그래가 바둑의 원리를 직장이란 전쟁터에 적용하고 그것을 분석하고 통찰한 것에 있을 것이다.
사실 장그래에게 바둑은 그의 전부이자 아픔이었다. 아픔이어서 다시는 돌이키고 싶지 않은 거였겠지만 이미 그것이 자신을 지배해버린 이상 그 틀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는 건 너무도 자연스러운 일이었으리라. 그러니 자신이 아픔이 됐던 것이 또 다른 세계에선 새로운 안경 구실을 하게 되니 그건 장그래에겐 오히려 축복이 아니었을까?
이렇게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든든한 뭔가의 특기 하나쯤 가지고 있으면 아무리 화나는 일이있고, 누가 나를 괴롭히더라도 자제력을 잃지 않고 세상을 이길 힘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장그래를 잘 모르는 사람은 왜 화를 내지 않냐고, 어떻게 감정이란 게 없는 사람처럼 참고만 있냐고 뭐라고 하지만, 그는 일일이 대응하지 않을 뿐이지 감정이 없는 것이 아닐 것이다. 그처럼 그에겐 묵직한 뭔가가 있는 것이다.
난 솔직히 자기계발과 맞물린 현대 감정심리학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즉 참지 말아라, 자신의 감정을 다스려라 하는 것들 말이다. 물론 인간의 감정이 중요하지 않다는 건 아니지만, 사회구조나 인식이 바뀌어야 될 일을 그깟 감정 하나 다스렸다고 개인의 삶이 바뀌면 얼마나 바뀌겠는가? 물론 감정조차 다스림을 받지 못한다면 어디가서 병든 나를 고치겠냐마는. 술 먹고, 교회나 사찰 가서 힐링 하는 것도 한계는 있지 않겠는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없다면 나를 변화시키라고 했다. 그것이 더 빠른 길이라고. 거기에 나도 어느만큼은 동의한다. 그러나 나만 변화시키는 것에서 끝나면 안 된다. 거기엔 어떻게 변화시킬 것이냐는 전략이 수립이 되어야하고, 세상을 적극적으로든 소극적으로든 변화시켜야 한다는 전제 또한 갖고 있어야 한다.
사람은 가만히 있으면 자꾸만 안 좋은 쪽으로 기울에 되어 있다고 한다. 그것을 엔트로피의 법칙이라나 뭐라나. 세상은 나를 가만두지 않는다. 그럴 때마다 나를 세울 수 있는 뭔가가 필요하다. 말하자면 이 책은 그 원리를 가르쳐 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이런 책은 이제 너무 흔하게 많이나와 있다. 한 15년 전쯤 로버트 그린의 저작물을 필두로 해서(물론 그 전에도 없진 않았겠지만 왠지 이 사람의 저작물이 가장 먼저 대중적인 성공을 거두지 않았을까 싶다) 말이다.
자기계발류의 책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이런 책은 인문학적인 요소를 접목시키고 있어 나름 좋아하긴 한다. 그런데 읽기는 녹녹치 않다. 무엇보다 중국인이 쓴 만큼 중국 그것도 춘추전국시대에 나올 법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예화로 삼아 썼기 때문에 조금은 지루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물론 역사를 흥미롭게 여기는 사람이라면 재밌게 읽을 수도 있겠지만.
미생이 완생으로 되려면 어떻게 해야할 것이냐는 각자가 고민해 봐야할 일이긴 하겠지만, 이 책은 자신의 인생을 완생시킨 사람들(또는 그 반대도 있다)과 그들의 방법이 풍부한 예화와 함께 들어있어 읽어두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언제나 파이팅인 우리네 미생을 위하여라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