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핍박 이겨낸 유대인의 힘
유대인의 역사
폴 존슨 지음|김한성 옮김|살림
“나는 여러분들 가운데서 나그네로, 떠돌이로 살고 있습니다.”
성서 속 아브라함의 고백은 4000여년에 걸친 유대인 유랑의 역사의 첫장이었다. 모세의 지도로 이집트에서 탈출한 유대인들이 광야에서 보낸 40년의 고통스러운 과정이 그러했고, 로마제국에 의해 세계 곳곳으로 뿔뿔이 흩어진 2000년의 디아스포라의 역사 또한 유랑과 핍박으로 점철되었다.
이 책은 아브라함으로부터 시작해 20세기 이스라엘 건국에 이르기까지 유대인들의 고난에 찬 역사를 추적했다. 인류 역사상 가장 미움을 받았지만, 나라를 잃고 떠돌면서도 자신들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었던 정신적 이면 탐구에 초점을 맞추었다. 20세기 초반 나치에 의한 600만명 학살에서 절정에 이른 반(反)유대주의 전통은 피해자의 입장에서 바라본 세계사이기도 하다.
저자는 유대인들이 인류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은 인격적인 유신론과 여기에서 비롯된 지성과 윤리의식이라고 말했다. 유대인이 배출한 스피노자와 마르크스, 프로이트, 아인슈타인 등의 이론체계도 합리주의적인 유대적 전통에서 태동했다는 설명이다. 이주의 전문가인 유대인들은 어떠한 불행에 처하더라도 항상 새로운 부에 집중하는 기술을 습득했으며, 어디서나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한 것이 생존의 비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