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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살인 (1disc)
박대민 감독, 황정민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12년 11월
평점 :
품절
이야기의 구조가 어디선가 본듯한 익숙함이 있긴하다. 어디서 봤을까?
하지만 이 영화는 나름 상당히 잘 만든 영화라고 생각한다.
익숙한 탐정 영화를 후기 조선 시대로 설정했다고 보면 되는데, 내가 영화나 책이나 그 시대에 워낙 관심이 많아서 그런지 정말 꽤 괜찮은 영화였다고 생각한다. 특히 추격씬에서 보여지는 핸드 헬드 촬영 기법은 확실히 영화를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같이 뛰는 것처럼 만드는 효과가 있어 영화에 공을 참 많이 들였다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또한 양반가 아낙들이 궁수를 하는 장면은 다른 영화나 드라마에선 잘 보기 어려운 장면인 것 같은데 그런 장면도 좋았다고 생각한다.
왜 '그림자 살인'일까 제목이 궁금했는데, 영화는 이것의 궁금증을 마지막까지 충실하게 잘 풀어갔다고 생각한다. 시대물이라 고증이 쉽지 않았을 텐데 영화에서 보여지는 미장센도 좋았다.
영화를 볼 때마다 배우의 고충이 느껴지지 않는 작품이 거의 없는데, 특별히 이 영화에선 아역으로 나왔던 별이 역을 맡았던 김향기의 연기가 짧지만 못내 잊혀지지 않는다.
나는 이 배우의 존재감을 올 여름 드라마 <여왕의 교실>에서 처음 확인할 수 있었는데, 이제 막 사춘기가 시작된 소녀역을 싱그럽게 보여주고 있었다.
물론 이 배우는 그 전에도 어디선가 끊임없이 자기 존재를 알리고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영화에도 나왔던 것이다. 이 영화가 2009년도 작이니 영화에선 10살도 안 됐다고 황정민이 대사에서 그랬더만, 실제로 내가 볼 때 6,7살 정도로 밖엔 보이지 않는다. 그런 아이를 유아성도착자의 상대역으로, 피 바가지를 뒤집어 쓴 모습으로 나왔으니 연기를 해야하는 본인으로선 좀 힘들지 않았을까? 물론 아무리 잠깐 나오는 장면이긴 하지만 성인도 아닌 것이 나름 오랫동안 그 잔상이 남았을 것이라 짐작이 간다.
황정민의 연기야 말할 것도 없고, 류덕환과의 연기 호흡이 좋아 보인다. 엄지원도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줬고. 하지만 마지막 엔딩은 굳이 없어도 되는 장면은 아닐까? 물론 본의 아니게 탐정이 된 홍진호(황정민)와 광수(류덕환)가 다음에도 여전히 탐정질을 하게 된다는 암시를 보여주는 대목이긴 하지만, 그래서도 이 영화는 더욱 어디선가 본듯한 영화의 냄새를 더욱 짙게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이 영화는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느낌이다. 이런 영화는 일부러라도 좀 챙겨봐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