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머니 속 문학


포켓북 소설 출간 잇따라
가격도 3800~5800원 저렴
박해현 기자 hhpark@chosun.com
입력 : 2005.04.25 18:57 32'

문학이 독자의 주머니 속을 찾아가고 있다.

포켓북 소설이 최근 출판계의 새 유행 상품으로 등장했다. 남자 양복 주머니에 쏙 들어갈만한 크기에, 책값도 상당히 싸졌다. 지금은 절판된 근작(近作)과 고전 등 ‘두고 두고 읽히는’ 소설을 담았다는 점도 포켓북의 공통점이다.

‘일송 포켓북 한국문학베스트’ 시리즈는 이청준 윤흥길 이문열 박범신 박영한 이승우 고은주 등 유명 작가들의 소설 중 지금은 절판된 작품들을 골라 포켓북으로 재출간했다. 100권 예정인 이 시리즈는 이번에 이청준 단편집 ‘날개의 집’ 전상국 장편 ‘유정의 사랑’ 윤흥길 장편 ‘낫’ 이문열 단편집 ‘아우와의 만남’ 박범신 장편 ‘겨울강 하늬 바람’ 박영한 연작장편 ‘왕룽일가’ 이승우의 장편 ‘에리직톤의 초상’ 등 10권을 냈다. 한권에 3800~5800원.

책세상 출판사는 미하일 불가코프의 ‘조야의 아파트·질주’를 필두로 문고본 세계 문학 시리즈를 내고 있다. 26권까지 나온 이 문고본 시리즈는 김만중의 ‘구운몽’ 장용학의 ‘요한 시집’ 등 한국 고전문학과 현대문학의 걸작도 수록하고 있다. 외국 문학 작품은 번역자와 작가의 가상 대담을 실은 것이 독특하다. 문학과지성사는 최근 문고본 형태의 ‘한국문학전집’ 3차분으로 김유정의 ‘동백꽃’ 박태원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이상의 ‘날개’를 펴냈다.

이같은 ‘다운사이징’ 문학 출판의 등장은 ‘독자에게 다가가기’ 노력의 한 모습이다. 일송포켓북의 ‘한국소설베스트’를 기획한 시인 권태현(출판기획사 모던타임스 주간)씨는 “한국문학은 죽은 것이 아니다. 새로운 독자를 찾아나서겠다”고 선언했다. “상업주의 때문에 중요한 서점들이 서점에서 자취를 감추고 있는데, 그 점이 무척 안타까웠다”고 말한 그는 “이문열 작가는 교정을 보다가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고, 윤후명 작가는 거의 새로 고쳐쓰다시피했다”고 전했다. 99년 ‘올해의 작가상’ 수상작을 새로 펴낸 고은주씨는 “손가방에 간단히 넣어다닐 수 있는 포켓북이 어디서나 함께 하는 친구 같은 책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문학과 지성사의 ‘한국문학전집’은 문학사의 걸작들을 현대식 맞춤법과 띄어쓰기로 바꾸면서 젊은 연구자들이 책임 편집을 맡아 기존의 연구 성과를 반영한 해설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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