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 우리들은 왜 땀 흘려 일하는가
일의 발견/ 조안 B 사울라 지음/ 안재진 옮김/ 다우
피 땀 눈물/ 리처드 던킨 지음/ 박정현 옮김/ 바다출판사
입력 : 2005.04.22 17:44 20'
노동이란 무엇일까? 빌딩 숲 속에서, 공장에서, 전원에서 일에 파묻혀 사는 사람들은 언제나 휴식을 갈망하지만, 정작 일이 없는 사람들은 또 다른 고통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낸다.
5월 1일 노동절을 맞아 나란히 출간된 ‘피 땀 눈물’과 ‘일의 발견’은 바로 이 ‘노동’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하는 책들이다.
너무나 많은 시간을 노동에 투자하는 대다수 독자들에게 있어서 ‘일’에 대한 성찰은 곧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것이나 마찬가지일 터.
‘피 땀 눈물’은 파이낸셜 타임스의 수석 칼럼니스트인 리처드 던킨이 노동의 진화(進化)에 대해 추적한 책. 그는 “과거의 ‘노동’이란 일을 함으로써 이익이 창출되는 것을 의미했지만, 현재 우리가 하는 일은 이익이 명확하지 않고 노동으로 생각하기 어려울 때조차 있다”고 말한다.
육체노동은 이미 노동을 대표하지 못하게 됐고, 인터넷과 이동전화와 같은 첨단 기술의 발달은 스포츠 경기를 볼 때나 휴가를 갔을 때도 일을 처리해야 하는 딱한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일’이 어쩌다 이렇게 변했을까?
그것을 밝히기 위해 이 책은 시대를 관통하는 역사적 관점을 택한다. 선사시대 노동의 기원이라 할 수렵과 채집 단계에선 분명 놀이와 노동이 분리되지 않았다. 시계의 발명은 노동사에서 큰 획을 긋는데, 공장 시계가 등장하면서 직업의 개념은 ‘시간이라는 변수에 묶인 고용과 지속적인 수입의 원천’이 된다.
지금 21세기의 인류는 산업시대의 생산 체제가 빼앗았던 전문성과 기술을 다시 평가받게 됐고, 일정한 시간을 회사에 바치는 시간제 노동에서 업무 실적에 의해 평가받는 새로운 시스템이 도입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리치먼드대 교수로 노동철학 전문가인 조안 시울라가 쓴 ‘일의 발견’은 좀 더 비관적인 시각을 유지한다. 그는 “실제로 지금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일과 삶의 방식은 매우 제한돼 있다”고 말한다.
일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행복을 시장이나 고용주의 손에 맡겨두는 결과를 가져오는데, 바로 이러한 ‘일’과 ‘보상’의 관계가 빚어내는 정교한 메커니즘 속에서 노동자들은 일을 여가보다 더 재미있다고 느끼게 됐다는 얘기다.

▲ 사람들이 일하는 모습을 그린 브뤼겟의 '네덜란드 속담들'(1559). '일'의 의미는 시대에 따라 변해왔고 노동의 중요성은 현대에 더 강해졌다. | |
고대 그리스에서는 노동보다 여가가 중요했던 반면 현대인들은 여가가 아닌 노동을 위해 교양을 쌓는다. 현대의 직장은 외형적으로는 행복한 대가족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 뒤에는 더 많은 노동에 동기부여 하기 위한 술책과 통제가 도사리고 있으며, 숱한 경영서·처세서들은 이와 같은 체제를 유지하는 역할을 했다.
결국 노동을 감시하는 감독자로부터 벗어나고 진정한 개인의 삶을 위해 해야 할 일은 ‘개인적인 시간’을 판 대가로 ‘소비의 기쁨’을 얻는 자본주의 특유의 시스템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