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인간아 > 배회하는 시간
몇 주 동안 헌책방 가지 못해 마음이 울적했다. 그래서 이번 주말을 몹시 기다렸다. 신촌 일대의 헌책방을 돌았다. 의외로 손님들이 많아서 기분이 좋았다.
버스 안에서 형의 전화를 받았다. 식사를 함께 하자는 전화였는데 시간이 늦어 가지 못했다. 그래서 대형 마트를 배회하면서 유통기간이 40여분 남은 초밥과 샌드위치를 장만해 먹었다. 가장 맛난 양념은 굶주림, 로마의 귀족들처럼 부패 직전의 음식을 먹는 사치, 호화로운 한 끼의 식사다.

조란 지브로코비치의 <책 죽이기>를 샀다. 책에 대한 은유와 기발한 의인화에 한바탕 기깔나게 웃을 수 있는 재미난 책이다.

헤르만 헤세의 <환상동화집>을 샀다. 1988년 평발에서 나온 헤르만 헷세 전집 5권 <메르헨>에서 나온 단편들과 중복되는 이야기들이 많지만 <환상동화집>이 더욱 알차다.

이문열 세계명작산책 2권인, <죽음의 미학>을 샀다. 모으고 있는 중인데 아직 두 권만 모았다. 그렇지만 찾으려 노력하는 책은 언젠가는 만난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천천히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에두아르도 갈레아노의 <거꾸로 된 세상의 학교>를 만났다. 냉소적 비판과 조목조목 짚어나가는 차가운 유머로 가득한 책이다.

알베르토 망구엘의 <나의 그림읽기>를 만났다. 멋진 책이다. 알베르토 망구엘은 <독서의 역사>를 쓴 작가이기도 하다. 또한 학창 시절 '피그말리온'이라는 서점에서 점원으로 일하다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를 만나 시력을 잃어가던 세계적인 문호 보르헤스에게 책을 읽어주며 문학의 영감을 얻었다 한다. 부럽고도 부럽다. 보르헤스와 만난 경험이 있다니! 아래의 목차와 같은 화가들에 대한 독특한 해석을 나름대로의 이미지로 분석해낸 책이다. 꼭 가지고 싶은 책이다.
1 이야기와 이미지
2 조앤 미첼 : 무재의 이미지
3 로페르 캉팽 : 수수께끼의 이미지
4 티나 모도티 : 증거의 이미지
5 라비니아 폰타나 : 이해의 이미지
6 매리애나 가트너 : 악몽의 이미지
7 필록세우스 : 반사의 이미지
8 파블로 피카소 : 폭력의 이미지
9 알레이자디뉴 : 전복의 이미지
10 클로드-니콜라 르두 : 철학의 이미지
11 피터 아이젠만 : 기억의 이미지
12 카라바조 : 극장의이미지
결론
찾아보기
그림자료 출처
옮긴이 후기

자크 아탈리의 <호모 노마드>를 만났다. 목차를 읽어보고 훑어보니 이 책은 그의 전작 <21세기 사전>에서 비롯된 책이라는 걸 알 수 있다. <21세기 사전>에서 언급된 개념이 가지런히 정리되어 약간 덧붙여져 나온 책이라는 느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