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사랑과 성, 죽음의 문제 등을 거침없는 상상력과 심층심리를 파고드는 기법으로 형상화해온 소설가 김형경이 심리ㆍ여행 에세이 '사람 풍경'(아침바다)을 내놓았다.

이 책은 작가가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만난 많은 사람들과 일화로 인간 내면의 깊은 곳에 있는 감정의 실체와 근본에 대해 사색한 글들을 싣고 있다.

실제로 정신분석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는 작가의 경험이 글에 녹아 있다. 작가는 로마, 피렌체, 밀라노, 파리, 니스, 베이징, 뉴칼레도니아 등 수많은 도시와 항구를 돌아다니며 때로 아름답고 때로 추악한 사람들, 풍경, 예술에 관한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작가는 로마의 뒷골목에 텐트를 치고 그림을 그리며 도둑 고양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청년의 모습에서 무의식을 살아가는 작가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는가 하면, 뉴질랜드 해변에서 바다를 향해 뻗어가다 끊긴 다리에서는 삶에서 끊임없이 도망치고 싶어하는 회피 방어심리를 읽는다.

작가는 정신분석을 받은 끝에 집까지 팔아서 세계여행을 떠났다고 한다. 따라서 이 심리ㆍ여행 에세이는 자신의 오감을 활짝 열고 내면의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소설가 김훈 씨는 "김형경의 여행은 세상의 상처를 찾아가는 떠남이다. 그는 이세계를 인간의 억눌림과 복받침의 투사물로 이해하려 한다. 그의 글 속에서는 인간의 희망조차도 상처와 더불어 빛난다"고 평했다.

정신과정문의 정혜신 씨는 "비전공자라는 콤플렉스를 최대한 활용하여 정신분석이라는 학문을 치열하게 파고든 김형형의 객관적 시점은 신뢰할 만하다"면서 "오랜기간 정신분석을 체험한 김형경의 '사람 풍경'은 목욕을 막 끝낸 사람의 비누냄새처럼 인간의 무의식을 생생하게 보여준다"고 평했다. 308쪽. 1만1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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