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난 아이들
하이타니 겐지로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양철북 / 200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글쎄...솔직히 말을 하자면, 미안하게도 이 책은 내가 기대했던 감흥은 없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 본다. 하기야 문학 작품이 아니고, 교육 수기에 해당하는 책이니 내가 지나치게 문학에 경도되어 있는 탓은 아닌가 생각해 본다.


책을 읽어나가면서 간간히 보여지는 진솔한 삶에서 우러나오는 잠언 같은 구절은 정말 새겨볼만 하다. 예를들면,


인간의 상냥함이나 낙천성이 통하지 않는 사회는 분명 어딘가 심각한 병을 앓고 있다. 인간의 죄 가운데 가장 큰 죄는 다른 사람의 상냥함이나 낙천성을 흙발로 짓밟는 일일것이다. 69p


라는 글귀 같은 경우 교육자가 그 사회상을 정확히 진단하고 이에 대한 적절한 교육을 선행해야할 책임을 지닌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하지만 오늘 날의 교육이 어떠한가? 인간화 교육을 하기 보단 사회에 맞춰가는 하나의 부속품으로 기능하는 인간으로서만을 강조하는 세태이지 않는가?교육이 시대를 리드하고 개도하기 보다 사회의 그것에 맞춰 나가는 꼴이란 눈뜨고 못 봐 줄 정도가 되어버린지 오래되었다.


그래도 그 와중에 글쓰기 교육을 하고, 그것을 통해 사람의 착한 심성을 일찍부터 깨우쳐 줄려고 하는 숨어 있는 선생님들 있다는 건 또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간간이 우리나라의 지금은 작고하신 이오덕 선생을 생각해 보았다.


하지만 이 책의 작가 하이타니 겐지로라는 분은 어찌보면 지나치게 아이들에 대해 낙관적인 면 또는 선한 측면만을 보려고 하는 경향이 있어 나로선 이해가 안 가거나 좀 부자연스럽게도 느껴졌다.


사실 아이들은 순수한 면도 가지고 있지만 지나치게 영악한 면도 가지고 있다. 또 저자는 주로 지체가 부자유스런 아이에 대해 좋고 긍정적인 면을 부각해서 말하곤 하는데, 관계된 이야기인지는 모르나, 언젠가 장영희 교수는 사람들이 자체 부자유한 사람들에 대해 너무 감상적이거나 무조건 연민을 가지고 있는 것이 또한 자연스럽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또 이런 사람들이 막상 또 자체부자유자들을 자신의 며느리나 사윗감으로는 절대로 안된다고 결사 반대를 하는 이중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 사회는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어떻게 하면 잘 지낼 수 있을것인가를 사회 교육 프로그램에 넣어야 한다.


말이 좀 빗나갔다. 저자가 아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은(그것이 주로 장애자들이기도 한데) 긍정적이고 따뜻하지만, 이것이 교육자로서 갖는 덕목인 것마는 사실이지만, 난 왠지 저자의 불우했던 어린 시절에 대한 상대적인 감상주의가 더 많이 작용한 것 같아 그다지 쉽게 읽혀지지는 않았다.


물론 저자가 교사로 활동했던 시기는 오늘 날의 일본과 다를 것이라는 추측도 해 본다. 전후 일본 사회에서의 교사의 시선이란 폐허에서 인간은 더 많은 가능성과 낙관을 보기도 하니까. 그리고 인간이 한가지의 주장과 사상을 펼쳐 나갈려면 지나치다 싶으리만치 경도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하지만 이 한권의 책에 그런 것을 표현하기엔 역부족일지도 모른다. 그러니 나 같이 어설픈 불평주의자가 또 이렇게 얘기하는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이 사람이 왜 이런 생각과 사상을 가지고 교육을 했는지에 대한 이해가 이 한권의 책으로는 역시 부족한 듯 싶다. 왜 교사의 길에 들어서게 됐는지도 이해할 수있는 대목이 없어 보인다. 어린 시절 이야기를 하다 붕 떠서 지금의 교사 이야기를 하고, 간간히 어두운 과거 이야기를 한다. 좀 불친해 보이지 않는가?


저자의 또 다른 책을 읽으면 감지할 수 있을런지 모르지만, 전작주의 책읽기가 가능할지 난 좀 의심해 본다.


책을 공짜로 받고 혹평을 하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도 든다. 하지만 한권의 책이 폐지가 되지 않고 그 불씨가 계속해서 살려지려면 편집인과 출판사의 좀 더 세심한 노력이 필요하리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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