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낮은 나의 밤보다 아름다운가

이우일 등 지음/청림출판

 

‘아침형 인간’이 이데올로기적 강제로 작용하는 시기, 사람들은 어설픈 규범적 선동에 불안마저 느끼곤 한다. 여기 사회 각계 인사 19명이 ‘아침형’이란 틀에 일대 반격을 가한다. 자유·낭만의 시간, 고독·젊음의 표상, 인간이 가장 인간다워질 수 있는 감성적 시간 ‘밤’ 을 위한 항변이다.

“이젠 ‘낮잠형 인간’ ‘토막잠형 인간’이 나오지 않으리란 보장도 없을 듯하다. 도대체 사람들은 어떤 틀을 분류해 가둬 놓지 않으면 안 되는 족속들인가?”(이은희 연구원) “조형인간(朝型人間)을 옮겼다고 해도, 일본어의 냄새가 강하게 남아 있다. 형(型)은 자동차나 로봇에 붙여야 하는 말이지, 인격을 가진 인간에게 붙일 말이 아니지 않은가?”(박상현 미술사 석사)

표정훈 출판평론가는 “오리 다리가 비록 짧지만 이어주면 걱정거리가 되고 학의 다리가 길지만 끊으면 슬픈 일이다. 만물은 제각기 나름의 타고난 본성을 따를 때 각자 모두 행복할 수 있다”는 장자의 말을 인용한다.

강용혁 한의사는 사상의학을 동원, “소음인(少陰人)들은 아침형 인간의 라이프 스타일에 체질적으로 안 맞는다”고 말한다.

“‘난 반드시 ○○해야 한다’ 같은 자신과의 약속도 싫고 규칙을 깰수록 재미있는 인생이라고 생각하는 편이다”(이우일 일러스트레이터) “올빼미 목을 비틀어도 밤은 반드시 온다”(신동민 일러스트레이터)처럼 자유인을 위한 속시원한 일갈이 이어진다. 그들은 또 말한다. “당신의 낮은 정녕 나의 밤보다 아름다운가?”라고.

(박영석기자 yspark@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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