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누는
스스로 풀어질 줄 안다
자신을 허물어야 결국 남도
허물어짐을 아는 까닭에
오래 될수록 굳는
옷의 때,
세탁이든 세수든
굳어버린 이념은
유액질의 부드러운 애무로써만
풀어진다.
섬세한 감정의 올을 하나씩 붙들고
전신으로 애무하는 비누,
그 사랑의 묘약,
비누는 결코
자신을 고집하지 않는 까닭에
이념보다 큰 사랑을 안는다.
-오세영 ,<사랑의 묘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