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치 미 이프 유 캔 - 할인행사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톰 행크스 (Tom Hanks)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07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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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제목답게 쫓고 쫓기는 긴박성은 그리 많이 나타나지는 않는 것 같다. 하지만 내가 본 것은, 세상에는 두 부류의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속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속는 사람이 있다는 것.'

그것은 레오가 유능한 외과의사로 변신한 뒤, 자전거를 타다 심한 상처를 입고 후송되어 온 소년을 보는 장면이다. 그전에 레오가 의사는 어떠해야 하는가를 TV 영화에서 본다. 그 영화에선 의사가 연신'동의하나? 동의합니까?'를 연발했다는 점이다. 이에 착안한 레오는 그것을 써먹어 보기로 한다.

두명의 인턴 중, 한 인턴이 자기가 본 소견을 레오에게 보고한다. 그는 또 다른 인턴에게 '동의하나?'라고 물어 본다. 그 상황에서 그 인턴은 한번쯤 레오의 정체를 의심할 법도 하건만, 레오가 자리를 떠나고 오히려 자신이 동의한다는 말을 하지 못했다고 가슴을 치며 후회하는 장면에서 드러난다.(난 또 이 장면에서 얼마나 웃었던지.)

나는 영화를 보면서, 사기꾼이 갖춰야할 세가지 이미지가 있다더니 과연 영화는 그것을 잘 살려낸 것 같다. 그 하나는 잘 생겨야 한다는 것이고, 머리가 비상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주어진 직업에 있어서는 실제 그 사람보다 더 그 사람다워야 한다는 것이 그것이다.

사람에겐 여러가지 '나'가 있다고 한다. 어찌보면 영화 속 주인공은 한가지 역할에 만족하지 못하고, 여러가지 역할을 너무나 잘 소화해 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 주체 못할 에너지 때문에, 컨닝없이 한번에 변호사 자격 시험에 합격했어도 그 일을 그만 둘 수 없었는지도 모르지. 나 같으면 변호사를 평생 안정된 직업으로 삼았을텐데 말이다.

그래도 이 영화가 좋았던 건, 영화가 희대의 사기꾼의 삶만을 쫓는 것이 아니라 나름의 휴머니즘도 담고 있다는 것이다(허리우드 영화의 격식기도 하겠지만). 그것은 톰 헹크스가 레오에게 끝까지 선처와 믿음을 주려고 했다는 것이다. 결국 그것에 무릎꿇고 도망갈 수 있었던 상황에서도 돌아왔다. 그리고 주인공은 복역 후 FBI에서 위조수표 감식하는 일을 하면서 이아 셋을 낳고 잘 살고 있다고 한다.

결국 세상을 믿지 못하게 만드는 것도 사람이지만, 세상을 믿게 만드는 것도 사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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