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티스
타리에이 베소스 지음, 정윤희 옮김 / 살림Friends / 2009년 6월
평점 :
품절


우리가 북유럽의 소설을 접할 기회가 흔하던가?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나에겐 흔치 않은 독서 경험을 할 수 있게 해 줬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작품은 지극히 목가적이고 요즘 흔히 하는 말로 친환경적이라고나 할까?(이렇게 말하면 기분 나쁘려나?) 그렇지 않아도 책 표지가 아름답다. 등장인물도 단출하고 기계적인 느낌이 하나도 없다. 또한 읽으면서도 작가의 충실한 묘사에 마치 사진을 찍듯 영화를 보듯한 느낌이다.  

특히 육체의 나이는 37세지만 정신 연령은 5살에 멈춘 마티스의 정서와 느낌, 경험 등을 작가는 이 작품에 오롯이 담아냈다. 이야기는 이미 오랜 세월 누나와 단 둘이 살았고 언제까지나 그대로 살게 될 것만 같은 그의 집에 벌목꾼 예르겐이 함께 살게 되면서 겪는 마티스의 체험과 감정을 솔직 담백하게 그려냈다.  

사실 백수로서의 삶은 얼마나 지루한가? 그런 지루한 삶에도 잔잔하지만 소소한 사건 하나씩은 일어나 줘야하지 않는가? 그래서 숲속에서 소녀들도 만나고 뱃사공으로도 살아 본다. 그것은 마티스에게나 소녀들에게나 다 같이 좋은 경험이되었다. 하지만 낮선 사람과의 동거는 어떨까? 

마티스는 지적 장애를 가졌다고는 하지만 그의 정서를 우리가 이해 못할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지적인 면에서 장애는 없다고는 하나 어린 아이와 같은 자아 또는 그 정서를 어느만큼은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동안 허리우드가 배출해 낸 이야기 방식에 길이 들여져서일까? 읽는내내 그래도 마티스가 뭔가 일을 내지 않을까? 그만이 가진 특별한 능력이 있어 무슨 사건 하나를 해결하고 이런 장애아도 영웅이 될 수 있다는 신화를 기대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내가 기대하는 것은 끝까지 나오지 않는다. 작가는 그런 독자의 바램을 일부러 피해간 듯해 보이기도 하다. 그냥 지적 장애를 가진 마티스의 느낌, 그의 생각만을 따라 갔던 것 같다. 그러다 보면 인간 삶의 보편성과 만난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그것도 아주 조용하고 은밀하게 말이다.   

그러나 나는 애석하게도 언제까지나 지루하게 펼쳐지는 이야기에 그다지 매료되지는 못하였다. 그렇다고 이야기가 앞뒤가 안 맞는다거나 수준 낮은 소설이라고 얕잡이 볼 것도 아니다. 솔직히 이렇게 쓰기도 쉽지는 않아 보인다. 한마디로 허리우드 영화가 아닌 예술 영화를 보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허리우드식 영화나 이야기는 가만히 눈으로만 따라가줘도 몰입도가 자연 상승하지만 예술 영화는 괜히 심각해진다. 여기서 뭔가를 찾아야만 할 것 같고 의미를 유추해내야만 할 것 같다. 뭐 그러다 철학도 하게 되겠지. ㅋ  

어쨌든 난 작가의 충실한 묘사에는 박수를 보내지만 그 내용은 좀 버거웠다. 어려워서가 아니라 감정이입이 문제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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