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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미술의 천국 퐁피두센터 ㅣ Go Go 지식 박물관 35
윤혜진 지음, 조정림 그림 / 한솔수북 / 2008년 12월
평점 :
'현대'란 수식어를 내세운 예술 작품 치고 쉬운게 있을까? 현대 음악, 현대 무용, 현대 미술까지. 그렇다고 고전을 좋아 하느냐 하면 그런 것도 아니다. 고전은 또 얼마나 고리타분하다고 생각하는가? 그나마 좋은 건 고전을 현대에 재해석하는 행위 즉 리메이크는 좀 먹어주지 않는가?
중학교 때 세종문화회관이었나? 거기서 처음 피카소의 그림들을 대한 적이 있다. 그때의 당혹스러움이란...! 정말 도무지 이 작품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난감했었다. 그때 현대 미술에 대해 좀 알았더라면 그 당혹스러움이 좀 덜하지 않았을까?
말로만 듣던 피카소를 난 결코 좋아할 수가 없을 것만 같았다. 그로부터 몇십 년의 세월이 흘렀을까? 예술 작품은 많이 대하면 대할수록 익숙해진다 했다. 현대 예술은 어렵다는 인식하에 어느 특정분야로만 인식되었던 것이 그 벽을 허물고 우리 곁에 과감히 그 모습을 들어냈다. 그래서 그럴까? 지금은 피카소의 작품도 나름 친근감이 들고 묘한 끌림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여타의 현대 미술도 봐줄만 하다. 현대 예술 그거 별거냐?
그래도 가끔 이것도 예술이냐?며 이해 안 되는 것들이 있기는 하다. 예를들면 이 책에도 소개된 마르셀 뒤샹의 소변기를 언제 보았더라? 그거 처음 보고 좀 조롱당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러니 작가는 애초부터 사람들의 그런 마음을 즐기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다 홧김에, 그런 것을 예술이라고 한다면 나도 예술하겠다는 오기도 생긴다.
그런데 또 드는 생각은, 어쩌면 현대 예술가들은 조롱을 넘어 이걸 더 바라고 있는 건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예술을 향유하는 것이 교육 받은 예술가들만 가능한 것이겠는가? 적어도 예술하는 마음은 언제 어디에서나 가능해야 하는 것이 현대 예술가들의 이상향은 아닐까? 그렇다면 예술의 영역은 무한대로 확장될 것이다.
그런데 우린 교육받고 익숙한 것에만 익숙해져서 전혀 새로운 것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현대의 딜레마는 여기에 있을지도 모르겠다.
현대 예술은 실험성에 그 의의를 두고 있는 것 같다. 기존의 익숙한 것으로부터 벗어나 새로운 것들을 추구해 나가는 것이다. 이 책에 소개된 현대 예술가들은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데 결코 주제함이 없었다.
하지만 또 하나 기억해야 하는 것은 프랑스가 왜 예술의 나라라고 칭송 받는지도 알아야 할 것 같다. 그런 새로움을 추구하는 예술가들을 지원하고 후원하는 정책일 것이다.
우리 같으면 너무 기괴하고 조롱당하는 것 같아 무시해 버릴 것도 그 나라는 그런 예술가들의 실험성을 높이 사주고 격려하지 않는가? 그것이 퐁피두 센터가 존재하는 이유일 것이다.
어린이 도서라 선택하기를 좀 주저했던 것도 사실이다. 분량은 그리 많지 않지만 쉬운 해설을 보태 어른들도 관심을 갖고 볼 수 있도록 잘 만들어진 것 같다. 이젠 현대 미술을 여유로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마침 전시회도 열리고 있으니 떡 본김에 제사 드린다고 전시회로 발길을 돌려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