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내려놓음 - 내 인생의 가장 소중한 은혜 이용규 저서 시리즈
이용규 지음 / 규장(규장문화사)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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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저자를 본적이 있다. 저자 이용규 선교사는 주로 몽골에서 사역중인 걸로 알고 있는데, 그 때는 잠시 귀국을 하여 현재 내가 다니는 교회에 초청 강사로 온 것이다. 이 책의 전작인 <내려놓음>을 읽으면서 거기 나온 이용규 선교사의 얼굴은 티 없이 밝은 얼굴이 천진난만함 마저 느껴졌는데, 그날 내가 본 그의 외모는 생각 보다 키가 크고 욕심이 전혀 없는 인상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다소는 엉성하고 어리버리하게도 보여진다고나 할까? 그래도 이 양반 우리나라나 미국의 유수한 대학을 나온 재원이다. 그러니 사람을 외모로 판단하면 안 된다는 말의 전형을 보여주는 인물은 또 아닐까? 하지만 저자는 말한다. 실제로 사역을 해 보니 자신의 배운 것, 준비된 것들이 아무런 소용이 없다고. 그러니 그 말이 딱 잘 어울리는 외모를 하고 있는 셈이다. 

사실 이 책에 앞서 <내려놓음>은 기독교 서적으로선 최고의 베스트셀러이자 비기독교 신자들에게도 적지않은 반향을 일으킨 책이다. 그것은 일종의 간증집이라고도 할 수가 있는데, 간증집이 흔히 그렇듯 내가 믿는 하나님께서 나를 이러 이러하게 축복해 주셨습니다라고 간증하는 것이긴 하지만, 거기엔 적지않은 자기 자랑도 포함되어 있어서 같은 기독교 신자라도 읽기에 거부감이 들 때가 많다. 내가 <내려놓음>을 오래도록 가지고 있으면서도 쉽게 펼쳐보지 못했던 것은 당시 얼마 전 생일 선물이라고 받은 어느 권사님의 간증집을 읽고 그 후유증이 심해서 이것도 그런 것이려니 하고 쉽게 펼쳐보지 못한 이유가 컸다. 그래서 편견이란 무서운 것 같다.

하지만 내가 <내려놓음>을 읽었을 때 그것은 확실히 뭔가 달랐다. 이제까지 기독교 신앙이 구가했던 그것들과는 다른 관점에서 신앙을 말하고 있었고 실제로 그것들의 간증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까지의 간증집은 무슨 선택받은 자의 전위물처럼 잘난 사람이 하나님의 축복도 받더라는 것처럼 보여지고 그런 은혜가 왜 이런 평범한 자에겐 주어지지 않는 것일까에서 또 다른 상처 내지는 열등감을 조장하는 것이라면, 이 책은 같은 간증집이라도 철저히 나의 기대와 경험들을 내려놨을 때 하나님이 어떻게 인도하셨으며 어떻게 나를 다루셨는가를 말하고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후 1년 여만에 저자는 <더 내려놓음>이란 책을 내놨다. 어찌보면 영화 한편이 잘되면 2편, 3편을 만드는 것처럼 이 책도 먼저 책이 잘되니 또 속편격으로 내놓은 것은 아닌가 제목의 아쉬움이 컸다. 하지만 내용은 전작을 그대로 이어오고 있고 단순히 겉만 내려놓아선 안되고 철저히 내려놓음을 강조하기 위해 이 책을 내놓은 것 같으니 아쉬운대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어쨌거나 '내려놓음'은 간증집이라기 보단 자기 고백적인 요소가 많고, 아직도 기복적이고 자기 목적을 이루기 위해 하나님의 도우심을 끌어 붙이는 오늘 날의 신앙 병리(?)에 진단하고 변화를 촉구하기 위해 나온 책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인간이기에 바라는 것도 많고 욕심도 많은 것은 믿는 사람이나 안 믿는 사람이나 똑같다. 그런데 하나님 앞에 철저히 서기 위하여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놔야 한다고 하면 요즘 같은 세태에선 오히려 더 거부감이 생길지도 모른다. 내 것도 바쁘고 퍽찬데 언제 또 하나님을 위해 내 것을 포기해야 하는 것이냐고 할지 모른다. 하지만 작금의 교회가 저지른 실수 아닌 실수들을 볼  때 교회의 세속화와 성공 일변도의 신앙 후유증이란 말로 다할 수 없이 아픈 치부를 드러내고 있다. 

이젠 성공을 말하기 보다 성숙을 말해야 하지 않을까? 거기에 이 책은 그것의 시작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류의 책은 좀 더 깊어져야하고 더 많이 사람들에게 읽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교회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성숙해졌으면 한다. 솔직히 이 책은 내용 자체는 그다지 어려운 책은 아니다. 하지만 곱씹을 것들이 많아 그다지 빨리 읽히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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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8-05-21 2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에게 두권 다 사드렸는데 저는 정작 읽지 못했어요. 저도 그야말로 그 편견 때문에 신앙집은 웬만해서는 안 읽거든요. 근데 이 책은 여러모로 필요할 것 같아요. '내려놓음'... 게다가 성장보다 성공보다 성숙을 말하는 이 사회를 꿈꿔봅니다. 리뷰 잘 읽었어요^^

stella.K 2008-05-22 11:04   좋아요 0 | URL
이 선교사님의 간증은 참 순수하고 깊이가 있어 좋더군요.
시간 나실 때 천천히 읽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