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닥친 일과 

미래에 올 일은

내면의 문제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 랄프 왈도 에머슨



회차마다 이런 명언들을 남겨주는 '크리미널 마인드'를 어찌 애정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오늘 '공공의 적'이라는 에피소드를 봤다. 어머니를 끊임없이 폭행하다 못해 죽게 한 아버지. 아들의 증언으로 아버지는 감옥에 갇힌다. 사랑하는 어머니를 잃은 충격과 아버지에 대한 분노,상처로 비뚫어진 아들은 잔인한 방법으로 사람들을 연속적으로 살해한다. 아니 왜 니 아버지가 아니라 죄없는 사람들에게? 성당,서점,시장,세탁소,..평화롭던 지역사회는 공포로 위축되기 시작한다.다행히 FBI의 수사로 범인은 검거되고 사랑하는 이를 잃은 피해자 가족들은 조금이나마 위로를 받는다. [충격적인 뒷 이야기: 감옥에 간 아들은 줄을 서 있는 아버지를 발견하고 뒤에서서 인사를 한다. 잠시 놀란 아버지는 늘 그랬듯이 잔인한 말을 아들에게 하고 아들은 일그러진 얼굴을 하고 칼을 휘두른다....] 수사를 마무리한 팀 멤버들은 저마다 한마디씩 한다.



하치: Threr are lots of ways that sons defeat their fathers. 아버지를 쓰러뜨리는 방법은 여러가지야.

리드: I just keep getting phDs. 제 방법은 계속 박사학위를 따는 거였죠.

JJ:Does the son of a sociopath ever really have a chance? 소시오패스(반사회적 인격자)의 자식에게 그런 기회가 있을까요?





이 와중에 리드의 말이 너무 귀엽다. 물론 현실은 JJ의 말처럼 녹록치 않다. 스펜서 리드는 워낙 천재라서 저런 선택이 가능했던 거고 심지어 그의 엄마가 교수이기도 했고 아버지도 능력있는 사람이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드라마틱한 부분은 엄마의 정신병때문에 그는 우울한 유년기를 보냈으며 그렇기에 비슷한 처지의 범죄자들의 심리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어 사건해결의 실마리를 찾은 일도 있었다는 것. 실제로 가능한지 여부를 떠나서 드라마로 사람들이 보고 싶은 것, 위로를 얻을 수 있는 건 이러한 '그럼에도 불구하고'다. 잊지 말아야 할 점은 이게 드라마라서 가능하다는 거겠지만. 아이고 머리야,,,



  



한국의 교육은 소수의 승자와 다수의 패자를 만드는 교육입니다. 승자는 모든 것을 독식하고 패자는 모든 것을 잃는 구조입니다. 그러니 교실이 전쟁터가 되는 것은 당연합니다..이러한 전쟁터에서 승자는 오만함을, 패자는 열등감을 내면화합니다. 이것이 '오만과 모멸'의 구조로서 사회적 심리의 바탕을 이룹니다. 김누리 교수



한국 사회는 이러한 교육의 결과로 소수의 소시오패스들이 권력과 발언권을 독점하는 사회가 되었다. 시민들이 거의 매일같이 비상식적인 발언에 노출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여기서 정신을 온전히 보전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읽지 않고, 쓰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 과연 가능하기는 한 걸까? 그런 생각을 했다. 김누리 교수는 살아 있지 않은 것은 급류에 휩쓸린다고 말했다. 읽고 쓰는 것은 어쩌면 급류에 휩쓸리지 않기 위한, 살아 있기 위한 최소한이 아닐까? 급류를 이겨 낼 수는 없더라도. 적어도 자신이 어디로 떠밀려 가는지는 인식할 수 있다. 내가 있는 곳을 인식하는 것은 탈출의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다. 



켈리 양의 THREE KEYS를 읽고 있다. 조금 늦게 시작하는 바람에 하루 5장씩 읽으며 속도를 내고 있다. 예상대로 오디오북 없이 읽는 게 쉽지 않았다. 처음에는 한 페이지도 다 읽지 못했다. 그러다가 이게 결국 습관 탓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을 가다듬고 '그냥'읽었다. 완벽히 이해하지 못해도 괜찮다고 생각하며 '그냥'읽었다. 그러니 읽어졌다. 



[CH,1~9] 소액 투자자들을 모아 모텔을 인수한 직후 모두들 어리둥절하고 실감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미아의 아빠는 그래서 아직도 크리넥스 대신 화장실 휴지로 코를 푼다. 눈으로 감상만 할 수 있던 수영장도 개방하고 옆에서 바베큐도 굽는다. 루시는 미아와 함께 프론트 데스크를 맡게 되었다. 이제 부모님은 새벽 내내 손님을 맞아야 해서 좀비처럼 깨어있지 않아도 된다. 읽어버린 개를 찾아준 덕분에 호텔 홍보가 저절로 되었다. 손님이 늘어난다. 행크가 간판에 'TV에 나온 곳'이라고 쓰자 이용객이 더 몰려든다. 새학기가 시작되어 6학년이 된 미아와 루시. 저학년들은 6학년을 태양을 바라보듯 쳐다본다. 이제 두 사람이 태양이 되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누수 문제로 인해 이들을 맞이한 교실은 컨테이너였고 담임 선생님은 대놓고 아이들을 차별한다. 불법 이민자인 루시네 가족. 학교를 더 다닐 수 없을지도 모르고 건강보험도 들 수 없다는 사실에 루시는 눈물을 보인다. 틈날때마다 일을 돕던 행크가 직장을 잃게되어 모텔에서 함께 일하기로 한다. 매달 투자자들을 만나 이익을 나누는 아빠. 20인분의 식사 값까지 전부 자신이 지불하고 뿌듯해 한다. 이를 못마땅해 하던 엄마는 몰래 신용카드를 만들고 충동적으로 고가의 드레스를 구입하여 아빠와 크게 다투게 된다. 불만을 말하는 과정에'요리도 도맡아 해야했고' ..라고 하는 과정에 아빠는 '당신 요리하는 거 좋아하잖아'라고 해서 읽는 나마저 웃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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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24-03-25 00: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크리미널마인드 리드 너무 좋아요. 여기 요원들 모두 결핍이 있잖아요. 그런데도 요원이라니… 누군가는 끔찍한 범죄자가 되고 누군가는 법 집행자가 된다니 놀랍습니다. 기디언 하차해서 좀 아쉬웠는데 그래도 재밌게 봤네요.

청아 2024-03-25 01:34   좋아요 1 | URL
요정님 크마 보셨군요!! 리드 너무 좋죠! 저 요즘 다시 영어공부겸 정주행하고 있어요. 갑자기 기디언이 빠져서 저도 아쉬웠었어요. 기디언 <홈랜드>에서 신들린듯한 연기로 이 드라마에서 못다한 한풀이를 합니다ㅋ 크마 좋아하심 그것도 취향이실거예요.^^

건수하 2024-03-25 08: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Audible은 우리나라에서 서비스가 안 된다고 뜨고… 유튜브에 Three Keys 읽어주는 영상이 있어서 한 챕터만 들어봤어요.

습관 교정이 잘 안되면 참고하시라고..

https://youtu.be/Jvvzv8HRuU0?si=wHdTiCP8wHDvfAiX

청아 2024-03-25 19:55   좋아요 1 | URL
감사해요~ 참고하겠습니다 수하님! ^^ 안그래도 몇분이 올려주신 것 저도 봤어요ㅎㅎㅎ
좋은 작품인 것 같은데 오더블에 없어 아쉬워요.
처음에는 어색하고 힘들었는데 오디오 없이 읽는 것도 그렇게 나쁘진 않네요.

페넬로페 2024-03-25 09: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공공의 적, 설경구 배우가 생각나는데 ㅎㅎ
거기에도 소시오패스가 나오거든요.
사회의 기본적인 것부터 잘못되면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 무서워요 ㅠㅠ

언제나 함달달, 홧팅♡♡♡

청아 2024-03-25 19:58   좋아요 1 | URL
저도 제목을 보고 그 영화가 떠올랐어요ㅋㅋㅋ
‘산수‘역할하는 배우가 아주 재미있었던ㅋㅋ
소시오패스와 재벌을 구분하는 건 ‘성공‘밖에 없다는 말도 있더군요.
너무 오랜만이라 횡설수설 했는데 읽어봐주셔서 감사해요 페페님~^^♥

거리의화가 2024-03-25 11: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Three Keys 읽기 시작하셨군요^^ 맞아요. 안 듣고 바로 읽는 게 쉽지는 않아요. 저도 하루 이틀 쉬고 다시 읽으려고 하면 잘 안 읽히더군요ㅠㅠ
이번 2권은 이민자 차별에 대한 내용이 집중적으로 나오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이제 반 정도를 향해 달려가고 있어요. 미미님 화이팅!

청아 2024-03-25 20:01   좋아요 1 | URL
어제 오랜만에 들어왔다가 화가님 글을 보고 뭐라도 적어보자 했어요ㅎㅎㅎ
오디오북 없이도 해볼만 한 것 같아요. 챕터 마다 정리해주신 화가님 멋짐 뚝뚝흐릅니다^^*
선생님 대체 왜그러는걸까요? 그런데 어디든 그런 사람들은 꼭 있겠죠. 화이팅 화가님!!

새파랑 2024-03-25 12: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내면의 문제에 비하면 과거나 미래는 아무것도 아니군요~! 그래서 오늘을 즐겁게 살아야 하나 봅니다~!!

청아 2024-03-25 20:03   좋아요 1 | URL
하루키,도선생님 팬 술파랑님다운 명쾌한 결론입니다!!ㅎㅎㅎ ^^

그레이스 2024-03-25 20: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의사들은 아니었으면 하는데,,, 의대 입학은 대치동을 통하더라구요 ㅠ
아플때 내 몸을 맡긴다는게 가끔은 꺼려집니다.
다 그런건 아니겠죠?!

청아 2024-03-25 20:12   좋아요 1 | URL
반가운 그레이스님! ^^ 문대통령 임기때 의사단체가 내건 피켓 문구가 저는 아직 생생합니다. 그것만 보면 그들도 마찬가지같고요. 의사,판사같은 직종이 가장 빨리 대체된다고 했는데 이럴거면 더빨리 AI로 대체되었으면 좋겠어요. 차라리 그게 나을 것도 같다는ㅎㅎㅎ

잉크냄새 2024-03-28 22: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교육 제도를 개혁하기 위한 소수와 다수의 대립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소수가 되기 위한 다수의 경쟁 구도로만 사회가 흘러가기에 개혁은 요원한 것이 아닐까 싶네요. 소수가 되는 욕망을 부추기는 사회, 바로 우리의 현실이지 싶습니다.

청아 2024-03-28 22:47   좋아요 1 | URL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김누리 교수님도 비슷한 이야기를 하셨어요. 경쟁사회, 능력주의의 심각성으로 자살률도 몇년째 부동의 1위인데 혁명이 일어나지 않는 이유는 개인의 탓으로 책임을 돌리는 이데올로기와 현혹하는 것들이 워낙 많은 신자본주의도 한몫 하는 것 같습니다.

얄라알라 2024-03-31 18: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크마를 이렇게 사회비판적 에세이로 연결해 풀어주시다니 크마의 광(?) 찐(?) 팬으로서 너무 신납니다. 리드가 귀엽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크마 캐릭터들 하나하나 다 매력이 넘쳐서...

˝소수의 사패들이 독점하는 걸 (지들은) 당연하게 여기는 사회˝ 대중 연설, 선거 유세에서도 여과없이 그런 속물적 속내를 들키는 사회...^^;;;

청아 2024-03-31 19:35   좋아요 2 | URL
오~♡얄라님도 크마 팬이시군요!! 맞아요 캐릭터들 다 개성있고 매력넘치죠 >.< 드라마에서나마 정의구현이 되서 즐겨보고있어요(대리만족?ㅎㅎ)

우리나라 정치인들 중에는 유독 사패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부끄러움과 피로는 국민몫...하....^^

책읽는나무 2024-04-02 23: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공공의 적이랑 크리미널 마인드를 아직 안 봐서 그런 내용이었구나? 하며 읽었습니다.
미아의 이야기를 읽으며 앞서 읽다 중단한 미아의 호텔에서의 이야기가 오버랩 되었어요.^^
저학년들은 6학년을 태양을 바라보듯 쳐다본다.ㅋㅋㅋ
이 책도 재밌을 것 같네요.
오늘은 ˝살아 있지 않은 것은 급류에 휩쓸린다.˝✍️✍️ 기억하며....그리고 급류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 저도 제가 있는 곳에서의 상황 판단을 잘해야겠단 생각을 담고 갑니다.^^

청아 2024-04-03 09:18   좋아요 1 | URL
공공의적 아직 안보셨다니 부럽습니다ㅎㅎ 나중에 보시면 ‘산수‘가 누구인지 꼭 찾아보세요ㅋㅋㅋ 이번 책에서는 미아가 여러모로 더 성숙해지는 계기가 많아보여요. 시련 속에서 글쓰기에 대해 동기부여도 얻고요.

좋은 말은 많이도 주워담는데 적용이 쉽진 않네요. 반가운 나무님 댓글에 저도 한 번 더 새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