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거꾸로 읽기 3권-꽃핀 소녀들의 그늘에서1

(스완 부인의 주변)



초대-오리아 마운틴 드리머(시의 일부)


어떤 행성 주위를 당신이 돌고 있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당신이 슬픔의 중심에 가닿은 적이 있는가

삶으로부터 배반당한 경험이 있는가

그래서 잔뜩 움츠러든 적이 있는가

또한 앞으로 받을 더 많은 상처 때문에

마음을 닫은 적이 있는가 알고 싶다. 


당신의 이야기가 진실인가 아닌가는 중요하지 않다.

당신이 다른 사람들을 실망시키는 한이 있더라도 

자기 자신에게는 진실할 수 있는가

배신했다는 주위의 비난을 견디더라도 

자신의 영혼을 배신하지 않을 수 있는가 알고 싶다.


주인공 마르셀은 작가가 되고 싶다는 소망을 가지고 있지만 아들이 작가보다는 외교관이 되길 바랐던 아버지는 외교관인 친구 노르푸아를 집에 초대한다. 그러나 노르푸아는 아버지의 기대와 달리 작가도 멋진 직업이라며 마르셀의 꿈을 지지한다. 기대했던 배우 라 베르마의 <페드르>를 보고 실망하고 역시 존경하는 작가 베르고트와의 만남에서도 그의 볼품없고 초라한 외모에 적잖이 환멸을 느꼈지만 베르고트와의 대화에서 마르셀은 새로운 깨달음을 얻는다.


p.227 가장 훌륭한 작품을 만드는 이들은 가장세련된 환경에서 살고 가장 재치 있는 화술과 가장 폭넓은 지식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갑자기 그들 자신만을 위해 살기를멈추고 자신의 개성을 거울처럼 투명하게 만들어, 비록 현재의 삶이 사회적으로 또 어떤 점에서는 지적인 면에서조차 초라하다 할지라도 그 삶을 거울에 반영하는 자이다. 천재란 사물을 반영하는 능력에서 나오지 반영된 광경의 내적인 질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마르셀은 점차 자신이 추구해야 할 문학에 대해 자신만의 관점을 가지게 된다. 진정한 문학은 거창한 철학이나 진리의 추구가 아닌 개인의 소소한 일상과 가족,연인,친구와 같은 주변인들과의 사랑,감동,충동,질투 등으로 인해 독창성이 빛을 발하는 것이라고. 나와 나의 세계가 여러가지 갈등과 화합으로 파장을 일으키는 결과물이라는 것을 알아가게 된다. 


p.526 이런 모순된 역설이 때로는 프루스트의 소설을 자서전이자 문학 이론서,허구적 자서전이자 시적 담론으로 자리매김하게 하는 것이다. 어쩌면 리쾨르의 말처럼 작가란 기억과 글쓰기의 움직임에 따라 과거에 경험한 단편적이고 이질적인 자아를 재구성하고 그리하여 고양된 주체가 아닌 모욕받은 주체를 극복하기 위해 글을 쓰는 자에 지나지 않는지도 모른다.

이를 실현하듯 마르셀은 질베르트를 미숙한 모습으로 사랑하고 밀어내고 고통받는다. 마르셀은 전지적 관점에서 질베르트를 향한 간절한 사랑이 결국 훗날 만나게 될 알베르트를 향한 마음으로 옮겨간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자신의 삶을 회고하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현재는 낯설게 느껴지는 과거의 자신의 몸과 마음 그리고 그 주변을 둘러싼 세계의 달콤하고 씁쓸한 기억을 불러내어 그 낯선 지대를 화폭에 재현하듯 예술로써 승화하고 만끽하는 시간이다.


p.135  행복, 질베르트를 통한 행복이야말로 내가 줄곧 생각해 왔던, 내 마음을 완전히 차지하고,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회화에 대해 ‘코사 멘탈레(cosa mentale)‘ 라고 했던 것 아닌가. 우리 생각은 글자로 덮인 종이 한 장을 단번에 소화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편지를 다 읽고 나서 나는 이내 편지를 생각했고편지는 내 몽상의 대상이 되었고 또한 ‘코사 멘탈레‘가 되었으며, 그래서 오 분마다 다시 읽고 어느새 키스를 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편지를 사랑하게 되었다. 그제서야 비로소 나는 내 행복을 깨달았다. 



*테라 인코그니타:낯선 지대를 뜻하는 라틴어

*코사 멘텔레:예술 작품은 물질적인 대상이지만 인간의 마음과 영혼에 의해 모습이 갖춰지므로 정신적인 것이다. (출처:블로그 baesw55)





고백합니다. 이번달은 책을 더 안사려고 버텨봤는데 결국 사고 말았네요.(ㅠ0ㅠ)

이게 다 북플때문입니다.;;;;;에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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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붕툐툐 2021-07-20 10:4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왠지 예상된 고백인 듯?
벌써 3권을!!! 와~👍👍👍

청아 2021-07-20 11:15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ㅋㅋㅋ극소수의 믿어주신 분들께 죄송해요🙄;;툐툐님 거꾸로 읽어보시라니까요ㅋㅋㅋ아이참🙆‍♀️첫 댓글 감솨~❤

새파랑 2021-07-20 11:1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2등👍👍 그래서 미미님 이제 남은 권수도 2권임~! <초대> 시 너무 좋네요. 질베르트에 이은 알베르틴 역시 마르셀에겐 고통인거 같아요 ㅜㅜ

역시 책을 사셨군요~! 제 예상은 틀리지 않음 😎

새파랑 2021-07-20 11:16   좋아요 4 | URL
저도 이번 달에 안살려고 했는데 <만년> 때문에 주문했어요 ㅎㅎ

청아 2021-07-20 11:17   좋아요 4 | URL
마르셀에게 사랑은 고통의 연속ㅋㅋㅋㅋㅋ읽는 저는 너무 재밌고 감동요! 그래도 참았다가 조촐?하게 질렀습니다😳

청아 2021-07-20 11:19   좋아요 4 | URL
잘하셨어요!ㅋㅋㅋ스콧님 글 보니 만년은 사야할것 같더라구요🤭

scott 2021-07-20 11:1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빼꼼 ✌️ ̆̈3등
.    ∧ ヘ
  /⌒(`・ω・)
―┳U┳∪ ̄`∪ ┳―
┳┻┳┻┳┻┳┻┳
┻┳┻┳┻┳┻┳┻
┳┻┳┻┳┻┳┻┳
┻┳┻┳┻┳┻┳┻
┳┻┳┻┳┻┳┻┳

청아 2021-07-20 11:18   좋아요 4 | URL
아니 담장위에 귀엽게 빼꼼!!ㅋㅋㅋㅋ😍

scott 2021-07-20 15:44   좋아요 3 | URL
[천재란 사물을 반영하는 능력에서 나오지 반영된 광경의 내적인 질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오늘의 밑 줄 쫘악 ◌⑅⃝*॰ॱ✍

잃-시-찾 거꾸로 읽기
이제 몇주 후면 첫번째 1권!

미미님 독서가 마치 바흐의 골든 베르크 연주 스타일 같습니다.

수심이 가득찬 다자이 오사무 옹의 [만년]

원인 제공자는  

  /)_/)
Zz ( _ _)
┳┳U━U┓ 나!

청아 2021-07-20 16:16   좋아요 3 | URL
딩동댕!!~♡♡♡ㅋㅋㅋㅋ저는 바흐의 골든 베르크를 들어봐야겠어요!🤭

Redman 2021-07-20 11:2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책의 자태가 영롱하군요!!

청아 2021-07-20 11:26   좋아요 4 | URL
제 결심이 무너진데는 민우님의 키케로 추천이 컸어요! ㅠㅇㅠ아웅 왜그러셨어요ㅋㅋㅋㅋ라틴어가 잔뜩ㅠ

Redman 2021-07-20 14:21   좋아요 3 | URL
원래 몇권 더 언급하려 했지만, 참았답니다 ㅋㅋㅋ 언젠가 미미님도 복수하시지요 ㅋㅋ

청아 2021-07-20 14:27   좋아요 4 | URL
아ㅠ.ㅠ 수준차이가 많이나서 엄두가 안나지만 열심히 읽으며 와신상담 하다보면 기회가 오리라 믿습니다ㅋㅋㅋㅋ조심하세요👍

페넬로페 2021-07-20 11:4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처음에 프루스트의 예쁜 꽃무늬 책으로 잘 나가다가 끝에 이런 반전이 숨어 있는줄 몰랐어요. 거꾸로 읽는 잃.사.찾 3도 좋고 멋진 책탑도 좋습니다^^

청아 2021-07-20 12:11   좋아요 5 | URL
슬픈 반전이죠?ㅋㅋㅋㅋㅋ페넬로페님도 프루스트의 꽃밭에 빠져보시길 바래요~♡😉

독서괭 2021-07-20 12:5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이게 다 북플 때문이쥬~ㅎㅎ
제가 잃시찾을 읽게 된다면 그건 미미님과 새파랑님 때문입니다 ㅋ

청아 2021-07-20 13:22   좋아요 4 | URL
😍 아! 그리 된다면 저의 영광일겁니다ㅋㅋㅋㅋㅋ👍👍

새파랑 2021-07-20 13:54   좋아요 5 | URL
역시 미미님의 영향력~!!

청아 2021-07-20 13:56   좋아요 4 | URL
ㅋㅋㅋㅋ새파랑님 지분이 50프로 이상이예요!😁

bookholic 2021-07-20 13:35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7월 아직도 열흘이 더 남았습니다^^

청아 2021-07-20 13:52   좋아요 5 | URL
북홀릭님!!😭😭😭😭

scott 2021-07-20 15:45   좋아요 5 | URL
화요일엔
띵동!앱래터 500냥 퀴즈 나타나는 날,
미미님 패스 하삼 333

청아 2021-07-20 16:14   좋아요 4 | URL
헉!! 그런게 있었군여!!😵😆

stella.K 2021-07-20 20:5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 <만년>은 누구 때문인지 알 것 같습니다.
그 분 조심하십시오.ㅋㅋㅋㅋ

청아 2021-07-20 21:03   좋아요 2 | URL
아아 쉽지 않네요.ㅋㅋㅋㅋㅋㅋ

2021-07-20 21: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7-20 22: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오거서 2021-07-21 13: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게 다 북플때문입니다, 완전 공감!! ^^

청아 2021-07-21 13:12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공감해주시니 제가 또 계속, 열심히 북플핑계대며 이 책 저 책 담습니다ㅋㅋ

오거서 2021-07-21 13:16   좋아요 2 | URL
저는 북플을 모른 척 하려고요. 담을 책이 없다, 없다 하면서ㅋㅋ ^^;

청아 2021-07-21 13:22   좋아요 0 | URL
아 저도 해봤는데 너무 어렵던데요?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