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행방 새소설 3
안보윤 지음 / 자음과모음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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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볼 수 있는 안테나이자 안내자인

신비한 나뭇가지 '반'이 마주친 무수한 손들

인간이 만들어낸 죽음들에 대한 단단한 응시

우리 모두가 기억하게 될, 슬픔에 대한 묵직한 기록

 

 

자음과 모음 <새소설> 시리즈의 3번째 책인 이 작품은, 현재 한국문학의 가장 참신하고 첨예한 작가들의 시선을 담는 소설 시리즈 라는 점에서 창작과 비평의 <소설Q> 시리즈와 대비된다. 소설Q 시리즈 또한 '내일을 향한 질문, 젊은 문학의 새로운 발견' 이라는 기치아래 젊은 작가들의 주목할 만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경장편 시리즈이기 때문이다. 작은 크기의 하드커버라는 외적인 모습도 비슷한데, 국내 소설 출판의 쌍두마차격인 두 곳에서 젊은 작가들을 발굴하고 이렇게 다양한 작품을 내주고 있으니 독자입장에서는 감사할 따름이다.

작가는 처음 소설을 구상할 때 만들어진 죽음에 대해 쓰고자 했다고 한다. 인재가 불러온 참사가 어디 한두건이었나... 저자가 고3때 뉴스로 접했던 '씨랜드 청소년수련원 화재' 사건을 중심으로 곳곳에서 튀어나오는 죽음들은 묵직하게 가슴을 짓누르지만 눈돌리지 못하도록 저자는 읽는이의 시선을 단단이 고정시킨다.

지워진 것에는 지워질 만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때로는 사라진 기억을 존중해줄 필요가 있었다. (p. 8)

주혁에겐 근래 십오년간의 기억이 거의 없다. 그저그런 날들의 연속이었다. 마지못해 살아있는 날들이었다. 그러나 사라진 기억을 존중해주기 위해서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기억이 끊긴 그 지점으로 되돌아가게 되는 그 연결이 두려울뿐... 그 기억하지 못하는 시간속에 어느날 주혁의 손에 나뭇가지 하나가 들려온다. 그런데 이 나뭇가지가 예사롭지 않다. 어느날 눈을 떠보니 누나의 집에서 이상하게 생긴 나뭇가지를 들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누나는 정리정돈과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예상치 못한 곳에 적절치 못한 형태로 놓인 물건들이 수도 없었다. 부모는 그런 누나를 평생에 걸쳐 한심해했다. 부모가 누나에게서 손을 떼는 과정은 지극히 자연스러웠다. 어린 시절에는 누나의 가방과 서랍 속을, 누나가 성장함에 따라 옷장과 방과 학교생활을 차례로 포기해나가는 식이었다. 누나가 성인이 되자 부모는 그녀의 이력과 인생 전체를 포기했다. 누나는 꾸준히 엉망이었고 부모는 일관성 있게 냉정했다. (p. 27)

소설에서 누나가 등장하는 장면은 아주 드물다. 그런데 이 부분, 누나에 대한 서술이 내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꾸준히 포기해나간다는 것... 그게 대체 어떤 걸까...

벌써부터 몸이 시렸다. 전단지를 받기 싫어 주머니에 손을 쑤셔 넣는 사람들과 노골적으로 귀찮아하는 상인들, 혹시 아이가 지나쳐 간 건 아닐까 온몸이 송곳처럼 예민해지는 순간들을 다시금 견뎌야 했다. 아이가 사라진 뒤 우철과 그의 아내는 너무 쉽게 무시당했고 너무 자주 조롱당했고 이 모든 걸 너무 오래 견뎌왔다. (p. 58)

우연찮게 신점을 봐주게 된 주혁은 열여덟살 딸이 가출하고 5년째 찾아해매는 부부를 만난다. 만나게 될 거라고 말해주었지만, 그때 누군가의 죽음이...

매일 야근을 강요당해도 괜찮았습니다. 직장인 대부분이 그러고 사니까요. 오히려 집에 전화를 걸어 야근이야, 라고 말할 때의 온당한 피로감이 좋았습니다. 제가 비로소 사회인이 된 것 같은, 사회 중심축의 절묘한 조각이 된 것 같은 기분이었어요. (p. 82)

물론 알고 있습니다. 주연 누나는 좋은 사람이에요. 선의로 가득 찬 사람이죠. 저를 위해서 한 일이라는 것도 알아요. 그래서 더 괴로웠습니다. 다 포기하고 도망쳐버리고 싶을 때마다 제가 얼마나 비겁한 인간인지, 열일 제쳐두고 저를 위해 뛰고 있는 주연 누나가 원망스러울 때마다 제가 얼마나 이기적이고 제멋대로인 인간인지 깨달았니까요. (p. 94)

지독한 선의로 무장한 그 입을 영원히 막아버릴 수만 있다면, 모든 게 다 너를 위한 행동이었따고 말하는 그 혀를 잘라버릴 수만 있다면. (p. 96)

 

직장내 성희롱 소문의 중심에 서게 된 강연은 그저 평범한 직장인이고 싶었다. 누구보다 열심히 했고 인정받고 싶었다. 그런데 동료의 선의아닌 선의로 어느순간 성희롱 피해자로 둔갑되 있는 자신의 존재가 버거워졌다. 주혁에게 찾아왔을때 아무도 죽지 않는다는 대답에 오히려 절망한다...

어린애가 태어나. 작고 귀중하지만 아직은 쓸모없지. 어린애는 아주 사소한 점 같은 거야.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그냥 존재하기만 하는 점. 어른들이 그 점을 이어서 선을 만들지. 대개는 부모가 하는데, 형편없는 부모는 비뚤어진 선을 그어 (p. 109)

사실 선이라는 게 원래 그래. 삐죽빼죽하고 아무 데나 부딪히고 구부러지거나 부러지기도 쉽고, 다 나름대로의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성장하는 거지. 팔뚝에 힘이 붙으면 애들은 자기 마음에 드는 선을 몇 개든 그려낼 수 있어. 그럼 어엿한 면이 되는 거지. (p. 110)

면은 선보다 크고 넓지만 불안정한건 마찬가지지. 그럼 또 미숙한 단면인 채로 이리저리 부대끼는 거야. 입체감이 생길 때까지. 원뿔이 되거나 정육면체가 되거나 구가 되거나 할때까지. (p. 110)

도형. 삼십대엔 입체도형을 하나 갖게 돼. 근데 그게 참 보잘것없거든. 가까스로 세워놔도 쉽게 찌부러지는 애물단지지. 그래도 노력해온 게 있으니 다들 그걸 지키고 싶어 해. 인간으로서의 시작은 이제부터라고 봐야지. 지킬 게 생기면 인간은 끈질겨지거든. (p. 111)

사십대엔 말이야.... 입체도형 안에 자기가 원하는 걸 넣을 수 있지. 가족이나 직장처럼 구체적인 것도, 의지나 희망처럼 추상적인 것도 전부. 도형안엔 가장 소중한 걸 넣어야 해. 그래야 여생 동안 그걸 지키면서 도형을 늘려나갈 수 있거든.

그런데, 어떤 인간은 도형을 망가뜨리고 말아. 터지고 납작해진 것을 움켜쥐고 죽을 때까지 살기도 해. 자신의 도형뿐 아니라 타인의 도형까지 짓밟고 망가뜨리면서 죽지도 않고 뻔뻔하게 살아. (p. 112)

 

태어나선 점이었다가, 십대엔 선이었다가, 이십대엔 면이 되고, 삼십대엔 입체도형을 만들고, 사십대에 그 입체도형안에 소중한 것을 채워넣기 시작하지만, 모든 인간이 다 그 입체도형을 만들 수 있는 건 아니라는 비유가 멋지게 다가왔다. 그리고 그 도형안에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다는, 도형 자체도 없다는 주혁의 독백이 소중한 것을 잃은 채 처절하게 몸부림치고 있는 속내를 숨기며 내뱉는 한숨처럼 귓가에 들리는 듯 했다.

열한 명의 아이들을 불러 괴롭힘을 책망하는 일은 별 소용이 없을 게 분명했다. 괴롭힘이라는 단어 자체가 어른의 것이었다. 아이들은 영주가 지적한 다음에야 자신들의 행동이 괴롭힘의 일종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것이다. 자신의 행동이 정의되고 나면 사람들은 그것을 바꾸려는 노력보다 그것을 정당화시키기 위한 일에 더 몰두한다. 아이들은 당연히 괴롭힘의 이유를 아이에게서 찾으려 할 테고, 이후 벌어질 일은 불 보둣 뻔했다. (p. 118)

새로 이사간 곳 유치원에서 기존의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여섯살 딸을 위해 주혁의 아내인 영주는 아이들의 엄마들을 포섭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했다. 기존 엄마들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자, 욕심나는 사람이거나 필요한 사람이 되고자, 편리한 사람이라도 되고자 바쁘게 움직였고 그런 영주를 주혁은 이해하지 못했다. 그렇게 1박2일의 캠프에 가기 싫어하는 아이를 등떠밀어 보냈다. 그런데...

동생은 늘 남들보다 한마디가 많은 사람이었다. 해원은 동생을 떠올릴 때마다 동생의 얼굴보다 저 문장이 먼저 떠오르는 게 못내 아쉬웠다. (p. 147)

무리 안에 포함되는 것. 모두와 같은 방향으로 헤엄치는 것. 어른이 되는 과정은 그처럼 간단했다. 그리고 그것은, 해원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었다.(P. 156)

 

해원의 동생은 해원과 정반대의 사람이었다. 초등학교땐 미술특별활동 시간에 미술대회 나가는 아이들에게만 신경쓰는 미술선생님한테 항의하고, 해양단 학생단체에서 6학년 조장이 역할을 잘 못한다고 4학일때 조장을 맡는가 하면, 고등학교땐 전교1등에게 몰아주는 수행평가결과에 시위를 하고, 대학교땐 모피입지말자며 대학로에서 나체시위를 했다. 간호사로 첫 출근한 직장에서 병원비리와 선배간호사들의 태움을 내부고발하여 쫒겨나고 겨우겨우 취직한 요양병원에서도 내부비리를 캐내다 화재사고로 목숨을 잃는데 화재범으로 몰리기까지 한다. 해원은 동생을 늘 이해할 수 없었다. 제발 가만히 좀 있으라고 늘 말했다. 그런데 동생의 죽음이후 해원은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걸 깨닫게 된다. 동생이 화재범이 아니라 불법감금되 있던 환자를 구하다 죽었다는 주혁의 말을 듣고 더이상 동생의 말들을 외면할 수 없게 된다.

이제 길 위로, 자신에게 허락된 유일한 장소인 길 위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었다. 황량하고 쓸쓸한, 어떠한 기대도 희망도 없는 형벌의 장소로. (p. 171)

그래선 안 됐다. 주혁은 깨끗한 곳에 있고 싶지 않았다. 밝은 곳도 평평한 곳도 싫었다. 주혁은 거친 길 더러운 길만을 골라 거리를 떠돌았다. 더 불편하고 더 지저분한 곳, 더 끔찍한 곳으로 자신을 내몰았다. (p. 186)

 

본의아니게 신점을 봐면서 만나는 사람들의 사연은 하나같이 지독한 죽음들이다... 그 지독함을 벗어나지 못해 자신을 내몰고 있던 주혁의 시간들도 처절하기 그지 없었다. 무심코 알려준 아기의 죽음을 겪은 서연의 동생 주경에게 주혁은 죽이고 싶을 만큼 미운 존재였다. 이혼으로 버려진 집에서 아빠의 알콜중독과 폭력에 내몰렸던 시간에서 구해주고 키워준 누나 서연의 상처를 그렇게 무심히 말해준 주혁으로 인해 주경은 서연을 잃을뻔 했다. 그리고 그런 주경이 찾아온날 그런 주경의 주먹을 받으며 주혁은 그냥 그렇게 끝나고도 싶었다. 하지만...

나한테서는 뭐가 보였어? - 아저씨요? 별로요 - 별로? - 아무것도 안 보였어요. 아저씬 그냥 파랗던데요. (p. 103)

십오년만에 아내였던 영주를 만나기로 결심하고 주혁이 간 곳은 제주도로 출발하는 배를 기다리는 인천의 선착장... 책의 중간에 나왔던 파랗고 파랬던 이미지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너무나 당연스레 연상이 되어서 마음아팠다... 시작과 끝을 동시에 품은 소설의 마지막 문단은 "벚꽃향이 지독한 사월이었다" 로 시작한다. 그 사월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너무나 당연스레 알게되는 것이 정말 지독히도 끝까지 죽음을 응시하게 만들고 있었다.

죽음에 대해 설명해두고 싶은 게 있다. 죽음에는 본디 독립된 형체가 없다. 죽음은 세상 모든 것의 이면이므로 그 자체만으로는 어떤 형태도 갖지 못한다. 무언가가 먼저 존재하지 않으면 숨소리 하나 걸칠 수 없는 게 죽음이다. 그러니 당연히 성스럽지도, 불가사의하지도 않다. 사신이라니 얼토당토 않은 소리다. 죽음은 일종의 결과값이고, 그것은 논리의 영역이지 신의 영역이 아니다. ... 죽음은 형체도 근원도 없으므로 막아설 수도, 밀어낼 수도 없다. 그러나 죽음을 불러내는 자들이 있다. (p. 220)

죽음을 불러내는 자들.... 그들은 인간이라고 저자는 분명히 말하고 있다. 만들어진 죽음을 하나하나 보여주면서 그 죽음을 누가 만들었는지 등장하지 않은 원인제공자들이 누구인지 알게 한다. 작품속에 나오는 죽음들은 우리가 몰랐던 죽음들이 아니다. 이미 알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은 죽음들이다. 가정내의 문제, 이웃과의 문제, 직장에서의 문제, 사회구조적인 문제까지 원인제공자들의 시작은 무심하고 소소한 행동들이었다. 죽음을 전혀 예상하지 않은 아주 사소한 행동들이었다고 말한다면 저자는 되물을 것이다. 정말 몰랐냐고. 그렇게 소설속에서 내내 묻고 있었다. 이 죽음들을 정말 계속 모른채 할 것이냐고.

<새소설> 시리즈로 알게된 작가였는데, 기억에 남는 수작이었다. 앞으로의 작품들도 몹시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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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종유감 - 금수저, 깜깜이, 쓰앵님…‘학종’은 왜 공공의 적이 됐을까?
이천종 지음 / 카시오페아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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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수저, 깜깜이, 쓰앵님~ '학종' 은 왜 공공의 적이 됐을까?

'정시 확대' 냐, '학종 개선' 이냐? 논란의 '학생부종합전형' 현 위치를 진단하고 명과 암을 들여다보는 학종 팩트체크

 

 

저자는 20년간 기자생활을 해오고 있는, 현재는 세계일보에서 교육팀장을 맡아 교육정책을 다루는 기사를 쓰고 있는 기자다. 그리고 세 아이의 아빠다.

이 시대의 부모라면 누구나 입시문제에 예민하다. 유치원생이건 고등학생이건 여하튼 대학을 가야할 자녀를 두고 있는 부모라면 '학종' 은 그야말로 뜨거운 감자다.

기자의 능력을 십분 발휘하여 온갖 기사들과 논문 및 자료들을 바탕으로 '학종' 을 체크한 이 책은 '학종'에 대한 유감스러운 마음을 긍정이건 부정이건 여하튼 다양하게 흩어져 있는 '학종' 에 대한 목소리를 일목요연하게 담아내고자 노력하고 있었다.

학벌사회 한국에서 입시는 민심의 역린이다. 용의 턱밑에 거꾸로 난 비늘을 다루는 그 자리는 독이 든 성배다. 군사정권의 총칼도 무력했고, 민주화 이후 숱한 개혁도 허사였다. 입시는 여전히 그 자리에서 정권의 목을 겨눈다. (p. 10)

그랬다. 사회가 어찌흘러가든 민심은 매번 휘몰아치진 않았다. 항상 뜨겁게 거리로 쏟아져 나오진 않았다. 하지만 딱 하나 '입시문제'에 대해서만은 예민하게 반응했다. 내가 먹고살기 힘들면 힘든만큼 내가 누려보았다면 누린만큼 내자식은 잘 살길 바라는 마음은 가장 뜨겁게 민심의 중앙에서 타오르고 있었다.

>>> 1장 - 학종 톺아보기

>> 키워드 하나, 금수저

국민들이 입시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공정성이다. (p. 33)

극성스러운 교육열을 자랑하는 교육특구의 대학진학률이 낮다는 역설은 해마다 되풀이되는 현상이다. 왜 그럴까? 이유는 재수생에서 찾을 수 있다. ... 이 지역 학부모들은 그런 재수 비용을 감당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소득이 높은 지역일수록 자녀에 대한 기대 수준이 높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학종이 아니라 정시로 가면 일반고는 초토화될 것이라고 경고하는 전문가도 많다. (p. 45)

고소득층이 수능을 더 선호한다고 보는 것도 물론 맞다. 하지만 진실에 가까운 진단은 금수저에게는 지필시험이든 정성평가든, 시험에서는 흙수저보다 유리하다는 것이다. (p. 47)

 

금수저/흙수저 라는 말이 처음 등장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쓴웃음을 지었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는 현실.

금수저와 흙수저의 격차가 벌어질 수록 적어도 제도에서만큼은, 출발선만큼은, 보이는것에서만큼은 똑같은 위치이기를 더 바라게 되었다. 그것이 공정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과연 그것이 공정한가? 어차피 어떤 방식이든 금수저에게는 상관이 없다. 그들만의 리그에 흙수저는 손톱만큼도 끼어들기 힘들다. 그렇다면 모두가 똑같은 공정성을 찾기보다 금수저는 논외로 두고 다양하게 금수저를 공격?!할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좀더 현실적인게 아닐까?

>> 키워들 둘, 깜깜이

생기부 기재 요령에 모호한 예외사항을 둬서 사실상 사각지대를 방치하는 일도 심심찮게 있다. 이러다 보니 학생들은 학종의 성패를 좌우하는 생기부 기록의 공정성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p. 81)

동일한 학생부종합전형이라고 하더라도 대학별로 중점적으로 평가하는 요소가 다를 수 있고, 같은 요소에서도 세부 평가항목이 다르기 때문에 합격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대학별 중점 평가요소를 정확하게 분석하는 것이 필수 (p. 89)

전문가들은 학종 공정성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대학 공통의 학생부평가기준과 고교 유형별, 지역별 평가 결과를 공개하자고 주문한다. 학종에 대한 채점기준과 결과를 공개하자는 것으로, 대학이 학종 결과를 오픈하면 수험생과 학부모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논리다. 그러나 대학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정성평가의 기준을 공개하면 그것이 사교육 시장의 타깃이 되리라는 주장이다. 또 수험생 개인정보를 공개하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p. 90)

학종은 제도의 도입 배경과 취지만 놓고 보면 흠잡을 게 별로 없다. 고교교육 정상화와 대학의 창의인재 확보, 교육 당국의 4차 산업혁명시대 미래인재 육성 등 삼박자를 두루 갖춘 제도다. 문제는 '기승전 대입'의 한국 사회에 적용되는 과정에서 맹점을 드러낸다는 것이다. (p. 92)

 

또 공정성 문제다. 고등학교 현장에서 선생님들에 대한 신뢰도가 바닥이다 보니 수험생들의 입시를 좌지우지할 생기부에 대한 신뢰도 또한 바닥이다. 학생들은 학종의 바탕이 되는 생기부를 선생님들이 공정하게 기재하는 지 믿을 수가 없고, 선생님들은 입시에 유리한 생기부 기재방법을 몰라 갈팡질팡 중이고, 대학은 학종판단의 기준을 오픈하지 않은채 자신들의 학교를 빛내줄 인재찾기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 기준기준기준 이 기준 잡기가 대체 가능이나 할런지...

>> 키워드 셋, 쓰앵님

대치동이라는 동네의 학부모 교육열이 유독 높은 이유는 두 가지다. 우선 이들 스스로 입시를 통해 전문직으로 성공한 경험이 있기에 학력을 통해 학벌을 상속하려는 경향이 강하다는 점이다. ... 의사와 변호사, 대기업 임원처럼 고소득 전문직이긴 하지만 이들이 자녀들에게 거대한 부를 상속할 만큼 재벌급이 아니라는 점이 과도학 교육열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재벌급 부유층은 자녀가 공부를 못 하면 해외 유학이나 상속 등을 통해 우회할 수 있는 길이 많아 입시에 애면글면하지 않는다. (p. 106)

중산층이 없어졌다는 말은 이미 오래전부터 들려왔다. 상류사회와 하류사회만 존재하는 듯 심화되는 양극화가 일상이 되었다. 하지만 상류사회 초입에서 어정쩡하게 대기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 아닐까? 학벌이라는 동앗줄을 부여잡고 반드시 상류사회에 진입하겠다는 욕망에 이미 상류사회구성원인 것처럼 가면을 쓰고 '쓰앵님~'께 무릎꿇으며 애원하고 있는 게 아닐까? 이미 상류사회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은 '쓰앵님' 따위 안중에도 없는데.

>>> 2장 학종을 바라보는 세 시선

>> 뿔난 학생과 학부모

대입제도 개편이 고교 서열화 해소와 대학 입시 공정성 강화 등 기회 균등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p. 148)

결국 학생부 중심은 신뢰성 부족과 수험생 부담 가중의 문제, 수능 중심은 고교교육의 비정상화 문제, 대학별 고사는 고교 진학지도 혼란 등의 문제가 불거지며 한계를 드러냈다. 정책 일관성 부족으로 우리 사회에 교육개혁 피로감만 키웠다. ... 고교교육 정상화, 대입제도 단순화, 대입 공정성 확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인재 양성과 같은 서로 다르거나 엇갈리는 가치를 모두 품에 안으려는 과욕이 부른 참사다. 모두에게 인정받고 싶어하는 '착한 사람 콤플렉스' 때문이기도 하다. '모두를 만족 시킬 수 있는 교육정책은 없다' 라는 한계를 인정했다면 벌어지지 않았을 절충과 타협이 난무했다. (p. 151)

대합입시제도는 대학에서 보면 학교에서 공부할 신입생을 선발하는 절차에 불과하다. 학생에게는 희망 대학에 들어가기 위한 시험일 뿐이다. 그렇지만 한국에서는 다르다. 학벌사회인 한국에서 대학은 촘촘하게 서열화돼 있다. 어느 대학에 가느냐에 따라 사회적 지위가 달라질 개연성이 아주 높다. (p. 155)

 

'환장할 우리 가족' 이라는 책에서 환장하게 하는 학벌에 대해 우리나라가 학벌사회가 된 것은 국가가 해주지 못하는 복지를 기업이 해줘왔기 때문이라는 내용을 읽어며 무릎을 때렸다. 맞다. 국가가 해주지 못하는 고용안정성과 국가가 해주지 못하는 노후대책과 국가가 해주지 못하는 학자금과 국가가 해주지 못하는 주택대출이 대기업에만 들어가면 해결되었다. 일반서민으로서는 대기업에 들어가는 것이 만사형통인 방법이었다. 그런데 IMF 이후 모든 것이 변했다. 이젠 대기업이 그 무엇도 보장해주지 못했고, 그사이 성장했어야 할 국가복지는 여전히 바닥인 상황에서 부모세대의 학벌경험은 어쩔수없는 미련으로 상속이 되고 있었다. 한국의 경제발전사는 다른나라와 완전 다르다. 한국에서의 대기업의 위치는 다른나라와 완전 다르다. 학벌사회의 문제는 결국 생계의 문제였기에 가장 민감하게 대응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입시'일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복지를 생각하지 않고 모든 문제를 아우르려는 교육정책은 늘 도로아미타불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언제까지 제자리걸음만 할 것인가...

>> 착잡한 교사

동양 전통문화는 유교와 시험 위주 능력주의가 합해진 것이다. 유교사회에서는 권위자들의 글을 잘 외우는 것이 최고였다. 그래서 학자들이 사회에서 가장 존경을 받았다. ... 수나라가 무력으로 정권을 잡은 후에 젊은 엘리트들이 반란을 일으키는 것을 막기 위해서 과거제도를 만들었따. 권위자들의 글을 열심히 외워서 과거에 급제만 하면 누구나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다고 세뇌하기 시작했다. ... 이 과거제도 덕분에 지도층이 권력을 유지하기가 아주 쉬워졌다. 또 그 전 권력자들의 글을 비판하는 일 없이 그저 잘 외우는 사람들이 과거에 급제했기 때문에 지도층의 말을 아주 잘 따라서 국가의 수직적 위계를 수월하게 유지했다. (p. 181)

사지선다식 정답이 있으면 모든 아이가 똑같이 생각해야 한다. 튀는 자가 세상을 바꾸는데, 우리는 반대로 모난 돌이 정 맞는다. 튀면 안 되니까 남 눈치를 본다. 사지선다는 공평한게 아니고 모든 학생을 평균으로 만드는 거다. 진짜 실력을 찾아내는 게 공정하지. 어떻게 시험이 공정할 수 있나. 외우는 것으로는 혁신 없다. 무조건 외우게 해서 줄을 세우는 게 어떻게 공정한가. 동양에서는 학벌이라는 게 있어서 실력이 없어도 성공할 수 있다. 그래서 월스트리트에서 투자를 안한다. 월스트리트에서는 CEO가 얼마나 능력 있고 회사 매출이 얼마나 올라가는지를 보고 투자한다. (p. 182)

 

우리에겐 억압과 폭정의 역사가 많다. '시험' 은 지배자에게 유리한 제도다. 경제적으로 급성해야할 시기에는 국민모두를 평균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시급했다. 하지만 사회는 변했다. 지배자에게 유리한 제도에 대해 의심해 볼 수 있고 평균보다는 다양성이 필요해졌다. 능력을 줄세우기로 판단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어떻게든 과정을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정성평가가 현실적으로 가능할지 여전히 의구심이 들기는 하지만 시대적 흐름인것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 답답한 입학사정관

평가 기록을 활용하는 입장인 입학사정관이 바라본 수업, 평가 기록의 내실화 방안은 무엇일까? 입학사정관들은 스펙이나 다양성보다는 방향성과 지향성을 찾아가는 학생들의 탐색, 교사 개인의 역량에 영향을 받지 않는 기재 방법에 대한 고민, 대학 서류평가 시스템의 지원, 입학사정관과 교사 간 대화의 소통의 시간 확충 등을 꼽았다. (p. 204)

입학사정관들이 생기부의 신뢰성이 낮은 이유 1순위로 꼽은 것이 교사별 개인차다. (p. 208)

입학사정관들의 주장이나 인식처럼 학종이 일반고 학생에게 유리해 금수저 전형이 아니라는 연구도 적지 않다. 지방 일반고 학생들이 인프라의 격차를 극복하고 서울 주요대학에 합격하는 데 학종이 유리하고, 수능은 그 반대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학종이 '금수저 전형'이라는 비판을 반박할 때 자주 등장하는 데이터다. (p. 215)

 

결국 신뢰의 문제다. 학생이나 학부모나 대학은 교사들이 작성한 생기부를 믿지 못하고, 학생이나 학부모나 교사는 입학사정관의 판단을 믿지 못한다. 여전히 궁금한 것은 입학사정관 이라는 사람들은 대체 누구일까 하는 것이다. 제도적으로 공인되는 자격증 같은 게 있지 않은 입학사정관 이라는 직업은 어떻게 얻을 수 있는 것인가? 어떤 사람들이 입학사정관이 되는 것인가? 입시의 방법도 중요하지만, 학종이 존재하는 한 입학사정관 들에 대한 자격요건도 판별해야 하지 않나? 교사들은 적어도 일정수준의 능력을 가졌다고 테스트를 통과한 사람들이다. 전세계에서 한국만큼 교사의 수준이 높은 나라가 드물다고도 한다. 그런데 입학사정관은? 그들은 누구인가?

>>> 3장 대형 사건에서 찾는 입시 코드

>> 조국 파문, 그리고 입학사정관제와 학종 / >> 숙명여고 사건으로 다시 보는, 내신 / >> 자사고 전쟁과 고교 서열화

굵직한 사건들을 다시 보면서, 가진자들의 세계와 무리한 욕심을 가진 사람과 올바르지 못한 비전을 가진 정치가가 어떻게 사회를 망쳐왔는지 다시한번 씁쓸하게 되뇌어야 했다. 이런 사건들이 터질때마다 서열화을 욕하면서도 그 서열에 끼고 싶어하고 비리를 욕하면서도 그 혜택을 받아보고 싶어지고 정보를 찾지 않은 게으름을 정보를 가진 자들을 욕함으로써 해소하려고 한다. 그러나 교육은 이렇게 단편적인 비난들을 그때그때 처리하는 방식으로 개편되어져는 안된다. 교육은 그야말로 백년지대계 아닌가.

획일적 입시 너머를 꿈꾸는 학종의 그 좋은 취지는 현장에 제대로 안착하지 못한 채 가진 자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학종이 선물한 '고교교육 정상화' 라는 성과도 빛이 바래간다. 고교교육 정상화를 명분으로 학종 옹호론을 펴는 교사들은 학부모들에게 기득권 수호 집단으로 비친다. 공정성의 깃발 아래 활활 타오르는 정시 확대론으로만 사람들이 몰린다. 정시확대론이 맞는다면 그 길로 가면 되겠지만, 그 역시 역사의 수레바퀴를 뒤로 돌리는 일이다. 학종이든 정시든 금수저에게 유리하다는 게 진실에 가깝다. 수능이든 학종이든, 각자 처한 상황에 따라 유불리가 갈린다. 나도 마찬가지다. 그렇지만 내 아이들이 시험으로 평생 악몽에 시달리거나, 금수저를 물지 못한 제 신세를 한탄하는 모습만은 보고 싶지 않다. (p. 301)

 

소수의 몇몇 사람만 배울 수 있던 시대에서 의무교육시대가 되었고, 소수의 몇몇 사람만 갈 수 있던 대학에 대부분의 사람이 갈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중학교 입시가 사라지고 고등학교 까지 뺑뺑이 돌리며 평준화교육이 안착되었으니 이제 남은 것은 대학 뿐이다. 일열로 순위를 매기던 제도에서 다양한 방법이 가능하게 한 제도로 변하고 있다. 항상 욕해왔지만 의외로 교육과 입시는 나름 바른길을 찾아왔다. 한국식 문화가 반영된 한국식 학종은 이제 만들어지기 시작하는 중이다. 유감스러운 것은 분명하나 그보다 선행되어야 할 자세는 팩트체크일 것이다. 모르는 채 선동되기 전에 제대로 알고 이용할 수 있도록 마음먹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어차피 그들만의 리그에 끼어들지 못할 거라면 나만의 우리만의 리그를 제대로 만들어 그들을 소외시키는 통쾌함을 기대하고 싶다.

ps. 표지가 참 마음에 드는 책이었다. 생각해보니 카시오페아 책들은 대부분 표지디자인이 참 좋았다. 이 책의 표지도 멋지지만, 미술에게 말을 걸다, 아트인문학, 비울수록 사람을 더 채우는 말그릇 등 내가 읽었던 이 출판사의 책들은 하나같이 표지가 내용과 잘 어울리면서도 세련되고 색감이 좋았다. 이미지에 혹하는 경향이 있는 나로서는 앞으로도 카시오페아 책들의 표지에 혹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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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사랑스런 옛 물건 - 낙랑시대 상다리부터 대한제국 베이킹 몰드까지, 유물을 만끽하는 새로운 감상법
이해인 외 지음 / 책밥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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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랑시대 상다리부터 대한제국 베이킹 몰드까지,

유물을 만끽하는 새로운 감상법

사랑받아 마땅한 우리나라 유물이야기

 

 

티비를 잘 보는 편은 아니지만, 좋아하던 프로그램 중의 하나로 '천상의 컬렉션' 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우리나라 보물에 대한 소개를 때로는 드라마틱하게 때로는 예술적으로 때로는 유쾌하게 보여주는 방식이 좋았다.

책으로 나왔다길래 책으로도 찾아보았었다. 입체적으로 느껴지는 영상보다는 못했지만 한번에 모아보는 재미가 있어 책또한 좋았다.

나는 박물관을 좋아하는 편이다.

유리면을 사이에 두고 바라보는 옛물건이 때로는 신기하기도 때로는 멋지기도 하면서 의외의 상상력을 자극시키는 곳이 박물관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천상의 컬렉션' 에 소개된 보물들처럼, 박물관에 가서도 유명하고 멋진 그야말로 보.물.들에만 관심을 가졌던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상판은 없어진채 남은 상다리 하나로도, 의자인지 탁자인지 모를 원통 하나로도 얼마나 소중한 가치를 찾아낼 수 있는지 이 책은 느끼게 해주고 있었다. 작고 예쁘게 소박하고 사랑스럽게 유물을 감상하는 마음을 느끼게 해주고 있었다.

고려사람들은 모임을 위한 향을 따로 사용할 정도로 향을 사랑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향로가 꽤 많이 남아 있나 보다. 고려 하면 청자! '청자 사자장식 뚜껑 향로' 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뚜껑위에 올라앉은 사자를 볼텐데, 저자는 사자 뒤태에서 잔망미를, '청자 투각 칠보무늬 향로' 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화려한 투각에 집중할때, 저자는 향로를 받치고 있는 다리가 자세히 보면 토끼라는 것을 찾아낸다.

'백제 금동 대향로' 에서 사람들이 화려함에 감탄할때 저자는 향이 퍼지는 장면을 상상하며 한폭의 산수화를 그려내고, 신라시대의 '토우장식 항아리' 에서 토우들의 몸짓으로 스토리를 상상한다. 10센티미터의 작은 조선시대 '백자 향꽂이' 에서 거친 파도속의 용오름과 향내 풍기는 해무를 연상하고, 귀한 청자로 의자와 난간을 만든 것을 보며 고려시대 화려한 삶을 살았던 사람들을 연상한다.

스토리를 상상하면서도 처음보는 신기한 물건들도 눈에 띄었다. 신라시대 토기가 그것도 작은 토우들이 장식된 토기들이 유행했었다는 것도 처음 알았고, '모깔개' 라고 우리나라식 카페트의 역사가 나름 오래되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태피스트리 기법으로 짜여진 직물의 그림은 정말 감탄스러웠다. 요새 향초를 사용하며 '윅트리머' 라는 가위를 처음 알았는데, 조선시대 초심지가위를 보며 이미 그때!!! 싶기도 하고, 낙랑시대 '금동 곰모양 상다리' 를 보며 낙랑시대 유물을 처음 구경하기도 했다.

쇠뿔을 얇게 오린 뒤 뒷면에 채색하는 제작법인 '화각'이라는 우리나라에서만 사용되던 기법을 이용한 물건들도 처음 보고, 커피를 좋아하셨다는 고종이 드셨을 달다구리를 만들기 위한 베이킹몰드도 처음 봤다. 여성들만 노리개를 달고 멋을 내는 줄 알았더니, 남성들의 장신구 '패옥'을 관복입은 초상화속에서 살그머니 찾아낸 것도 재밌엇다.

옆모습만 보던 청자를 위에서 보니 보자기가 그려져 있는 것이, 매병을 뚜껑과 한 세트도 제작하는데 뚜껑을 덮을 때 파손방지를 위해 병 입구에 보자기를 씌운 후 뚜껑을 덮었던 것을 재치있게 표현한 것이라는 것을 알고 보니 그 청자가 더 멋스럽게 보이고, '백자 철화 포도 원숭이 무늬 항아리'에서 커다랗게 넝쿨진 포도송이들 사이에서 스치듯 흘려그려진 작은 원숭이 찾는 것도 유쾌하고, '분청자 물고기 무늬 편병' 에서 다른 물고기들과 역방향으로 헤엄치는 물고기에 대한 주인공 설정도 재밌었다.

백제시대 사용됐다는 다리가 많이 달린 벼루, 가로 80센티미터가 넘는 거대한 벼루, 도통 사용법을 모르겠지만 유려한 곡선무늬가 멋진 붓씻는그릇 등 신기한 것에서 두루마리 종이를 담아놓는 지통에도 섬세하게 새겨진 그림들이 저자의 말처럼 미니 병풍 같았던 대나무지통까지, 신라에서 이어진 섬세한 금세공기법이 돋보이는 고려시대 금제 장신구 부터 어린 남자아이들이 썼던 두건인데 호랑이 얼굴을 형상화해서 너무 귀여웠던 호건까지, 화려한것과 소박한것 모두를 아울러 시대를 넘나드는 옛물건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작고 예쁜 이 책을 보고 나니 박물관에 가고 싶어진다.

이번에 박물관에 가면 크고 유명하고 화려하고 멋진 것들 뿐만 아니라, 작고 소박하고 눈에 띄지 않는 그런 물건들을 잘 살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보다보면 저자가 찾아내지 못한 '사랑스러운 옛물건' 을 내가 찾아낼수도 있을 듯하다. 찾아내지 못하더라도 그 물건을 사용하던 장면이나 대상에 대해 상상해보는 시간을 갖는다면, 지루하고 따분한 이미지의 박물관이 재미있고 환타스틱한 곳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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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혼자일 때 더 잘한다 - 자기만의 방이 필요한 내향인의 섬세한 성공 전략
모라 애런스-밀리 지음, 김미정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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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의 방이 필요한 내향인의 섬세한 성공전략

집 밖으로 한걸음도 나가지 않고도 일 잘하는 사람들의 비밀

일인용 욕조에 잠긴 채 드넓은 미래를 만들어낸 사람들의 이야기

 

 

표지에 여자가 늘어져 있다.

옆에는 노트북과 안경 책과 펜 이제막 가져온듯한 커피한잔.

여자는 열심히 일하다가 잠시 쉬는 타임인가 보다.

그런데 이 일하는 여성은 맨발에 홈웨어 차림이다.

아마도 표지속 이 곳은 '그녀만의 방' 인듯 하다.

그렇다 그녀는 '자기만의 방' 에서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에겐 대부분 '자기만의 방' 이 필요하다. 특히나 내향적인 사람들에겐!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가장 큰 오해가 그들은 하루종일 우울해하고 있을것이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우울증이 있는 사람들도 그렇지 않은 사람들처럼 웃고 떠들고 즐기며 산다. 다만 그러다가도 문득문득 때론 갑자기 다른 사람들보다 좀더 깊이 우울해질 때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잘 모르는 거다. 이 사람이 우울증이 있는지 없는지...

내향적인 사람들에 대한 가장 큰 오해는 아마도 사회적 성공야망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닐까? 화려한 인맥 유창한 입담 럭셔리한 라이프스타일 같은 이미지로 사회적인 성공을 생각하고 있다면 그이미지가 구체화된 사람은 아마도 엄청난 에너지를 소유한 활달한 사람을 생각하게 될 것이다. 바로 외향적 이라 부를 수 있는 사람. 그래서 내향적이라는 말을 들으면 소심하고 우물쭈물하고 무기력한 그런 이미지를 떠올리게 되는 건 아닐까? 하지만 내향적이라고 해서 사회적 성공에 대한 야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스타일이 다를 뿐이다. 저자는 이점을 몸소 증명하고 나선다.

이 책의 원제는 "HIDING IN THE BATHROOM" 이다. 말그대로 '화장실에 숨기'

저자는 수시로 화장실에 숨고싶은 생각이 솟아오르는 지극히 내향적인 사람이라고 자신을 이야기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저자는 '그럼 우리 모두 화장실에서 만나기를' 이라고 마무리한다.

이 화장실이, 이 화장실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어떤 모습일지는 책을 다 읽고 나면 알게 된다. 그리고 저절로 떠오르는 미소를 머금고 당당히 화장실로 향하는 누군가의 뒷모습을 따듯하게 바라보게 된다. 어쩌면 그 모습이 내 모습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 장소는 굳이 화장실이 아니어도 상관없다. 적어도 나는 그런 장소가 화장실은 아니다. ㅎㅎㅎ

저자는 아이셋을 키우는 워킹맘으로 재택근무를 선호하는 온라인마케팅회사 CEO 이다. 파자마를 입고 침대에서 일하기를 즐기며, 사회적 성공에 대한 야망도 있지만 자기만의 시간도 꼭 필요한 사람이다. 그래서 앞만 보고 내달리는 완벽한 성공보다는 뛰다가 걷다가 가끔은 멈추기도 하는 적절한 성공을 원한다. 여기서의 포인트는 '적절한' 이다. 성공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으므로. 그리고 내향적인 사람들이 원하는 성공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봤을때 소박해보일 수도 있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그래서 혼자일 때 더 일을 잘하는 사람도 있다고 자신을 비롯한 다양한 사람들의 예를 들어 준다.

린인 - 구글 전 부회장 셰릴 샌드버그가 주장하는 개념으로 적극적으로 달려드는 태도를 뜻함

그릿 - 심리학자 엔절라 더크워스가 만든 단어로 열정과 끈기의 조합을 뜻함

포모 - Fear Of Missing Out 자신만 세상의 흐름을 놓치고 있는 것 같은 일종의 고립 공포감

조모 - Joy Of Missing Out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는 즐거움을 뜻하는 포모의 반댓말

성공한 모든 이들이 그릿을 갖고 린인하며 내향적인 사람들이 시기심에 포모를 느끼고 조모로 위안하려 한다는 생각은 그야말로 완벽한 편견이다.

그러한 생각이 틀렸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모두가 그렇게 성공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성공하는 길은 한가지 길이 아니라 여러 갈래길이다. 저자는 그중 다른 하나의 길을 가고 있는 사람이고 자신이 걸어온 길을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이 걸어올 수 있도록 지도를 그려주고자 하고 있었다. 기왕이면 찾아오기 쉬운 약도를 그려주고자 상세한 방법들을 제시해주고자 하고 있었다. 다만, 그 방법들은 아무래도 저자와 같은 마케팅 직종에 있는 사람들에게 보다 직접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들이다. 하지만 같은 직종이 아니더라도 마인드 면에서는 생각할 지점들이 여럿 있었다.

성공한 사람들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자신의 잠재력과 인생의 도약에 관한 감동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우리는 이들의 사례를 수많은 방송과 언론 매체, 소셜 미디어를 통해 소비하면서 누구나 불가능한 일을 달성할 수 있다고 믿게 되었다. ... 하지만 소셜 미디어 때문에 교묘한 자랑이 일상이 되어버린 세상에서 하루에도 몇 번씩 질투를 느낄 만한 순간을 맞이한다. 당신이 취업할 나이가 됐을 무렵에는 이러한 포모가 깊이 내면화되어 의문조차 갖지 않을 것이다. 다른 사람의 인정을 받을 수 있도록 일하느라 바빠서 자신의 목표를 위해서 일해야 한다는 진실은 의식하지 못한다. 이처럼 포모는 교묘하게 활용할 수 있는 수단이어서 대부분의 사업가들이 이를 조장한다. (p. 26)

'열정페이' 라는 말이 있었다. 불가능한 성공을 이룬 신화적 인물의 사례가 정답인듯, 누구나 그것이 가능할듯, 모두가 그 길을 향해 가도록 부추기는 것이 과연 누구에게 유리했을까?

나는 이상적인 일과 삶의 균형보다 일과 삶의 조합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일과 삶의 조합이란 세계적인 직장 전략 전문가 칼리 요스트가 발전시킨 개념으로 일과 생활의 통합 방식이 똑같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주장한다. 무엇이 당신에게 정말로 중요한지, 당신이 정의하는 성공은 어떤 것인지가 관건이다. 내가 생각하는 성공이란 재택근무를 하면서 여유있는 수입을 올리는 것으로 정의되겠지만, 누군가에게는 린인일 수 있다. 이 두 가지 정의 모두 타당하다. (p. 49)

저자는 불안증, 공황장애, 사회공포증이 있다면서도 자신의 분야에 대한 성공야망이 높은 사람이었다. 그리고 '적합한 노력' 을 하면서 완벽주의와 과잉성취와 거리를 두려고 노력한다. 저자의 내향적이면서 활발한 활동들은 누군가 봤을땐 충분히 그릿있고 린인하는 모습으로 보일 수 있다. 저자의 모습을 보면서 포모를 느낄 수도 있다. 중요한건 그또한 틀린게 아니라는 거다. 모두 그럴 수 있다. 자기만의 방법을 찾아내고 구체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면에서 이 책은 지극히 자기계발서 적인 성격이 강하다. 저자의 방법적인 내용들이 본문을 가득 채우고 있다.

이 모든 방법을 시도했지만 효과가 없다면 당신이 할 수 없는 일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그 일을 하지 않고 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 당신은 슈퍼우먼이 아니며, 두려워하는 모든 과업을 숙달할 필요가 없다. 어떤 일을 해낼 수 없을 때는 당신 자신이 아닌 환경을 바꾸어야 한다. (p. 88)

할수 없는 것을 하려고 들때 번아웃이 온다. 할수 있는 것만 하며 살수 없다고 모두들 말한다. 그래도 할수 없는 것은 할수 없다고 인정하고 나서 다른 살길을 모색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자세는 나름 마음의 평안을 가져온다.

은둔형과 내향형의 기질은 섬세한 부분에서 다르다. 내향적인 사람도 세상에 나가 수십억 달러 자신 규모의 회사를 세울 수 있는 반면, 은둔형 인간은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환경에서 발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수용한다. 내향 성향은 선천적으로 타고난 성격 특성이고, 은둔 성향은 생활 방식을 선택하게 한다. (p. 90)

내향형과 은둔형이 정확하게 구분되는 건 아니지만, 반드시 둘 중 하나가 아니라 둘 다 일수도 있는 것이지만, 구분해서 생각해보는 것은 신선한 시도였다. 여하튼 둘 다 '관계' 에 힘들기 마련인데... 저자가 말하는 '느슨한 유대 관계' 의 장점들도 공감가는 부분이 많았다. 저자는 성격적 특성이나 업무적 특성상 디지털 인맥에서 다양한 이점을 취하고 있었다. 저자의 '디지털 발자국' 에 대한 체계적인 시도들은 내가 블로그를 시작하며 했던 생각들을 다시 떠오르게 하면서 나의 '디지털 발자국' 에 대한 관리?방향에 대해서 생각하게 했다. 지금은 그저 책읽고 쓰는 것이 좋아서 하고 있긴 한데... 한사람에게라도 나의 책이야기가 책을 읽게 만들수 있다면 하는 소박한 바람정도 갖고 있는 수준이긴 한데... 내 디지털 발자국이 나중에 무엇이 될 수 있으려나?;;;

만약 누군가가 모험심이 크지 않고 사생활을 희생할 용의가 없는 사람은 사업가의 재목이 아니라고 말한다면 나는 허튼소리라고 응대하겠다. 사업 수완은 선천적ㅇ니 재능이 아니라 학습되는 기술이다. 외향적인 사람들만의 영역도 아니다. 올바른 방법만 깨닫는다면 인적 네트워크 형성 등 업무 외의 활동을 최소한으로 줄이면서도 사업을 키우고, 고객을 확보하고, 자신이 사랑하는 일을 할 수 있다. 사실 소규모 사업주는 지속해나갈 요령만 터득하면 은둔형에게 기막히게 좋은 직업이다. (p. 176)

저자는 본인은 내향형에 은둔형이라고 하지만 읽을수록 너무나 진취적인 활동들을 하고 있어서 깜짝깜짝 놀란다. 이렇게 자신만만하고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이른 나이에 성공경험이 있는데 매순간 화장실에 숨고 싶었다니.... 사람은 정말 겉만 보고는 모르는 거다.

나는 출간 후의 실패만큼 성공도 두려웠다. 여기까지 읽어온 사람이라면 이런 양가감정에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야심과 창의적 에너지는 당신을 노력하게 만들고 두드러져 보이게 해준다. 그렇지만 은둔 성향의 당신은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안전지대를 벗어나야 할 때마다 숨고 싶어질 것이다. 이러한 성향은 마법처럼 한순간에 치료되지 않을 테고, 웅대한 야망을 계속 품고 있는 한 매일 새로운 갈등의 소지가 생겨난다. 경력이 앞으로 나아갈 때마다 당신의 내향성을 거스르며 은신처를 벗어나도록 요구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 한 걸음씩 내디딜 때마다 복잡다단한 감정들은 부담보다는 지원군처럼 느껴질 것이다. 세상에 뛰어들 도구와 전략을 단단히 준비했다면 당신의 회복탄력성은 나날이 성장할 것이다. 그럴 가치가 있는 일 앞에서는 자신을 채찍질하기를 두려워하지 말자. 그럼 우리 모두, 화장실에서 만나기를. (p. 293)

내향적 성격과 불안증, 화장실에 숨는 성향을 약점이 아닌 사업가로서의 장점이자 성공으로 가는 열쇠로 활용하고 있는 저자의 체험담은 에너지가 넘친다. 내향적이기에 다른 형태의 근무방법을 찾아냈고 불안했기에 탄탄한 준비를 거듭했고 화장실에 숨고 싶었기에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을 세심하게 대할 수 있었다.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수용한 사람만이 다양성이란 가치를 존중할 수 있다. 다양성을 존중할 수 있는 사람만이 진정한 자신의 모습에 솔직할 수 있다. 이러한 선순환은 본인이 원하는 성공을 이루어낼 수 있게 된다. 혼자여도 일을 잘하는 것이 아니라 혼자일때 일을 더 잘하게 된 저자의 비법들이, 티내지 않고 있지만 사실은 내향적인 사람들에게 섬세한 성공전략이 되기를 응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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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더버니, 어디서든 나를 잃지 마
에스더 김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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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은 귀엽고 깜찍한 캐릭터북 이다.

에스더버니 라는 토끼캐릭터 삽화와 짧은 글이 함께 하는 그림에세이이다.

에스더버니 라는 캐릭터는 곧 저자이기도 하다.

 

 

 

저자는 평범하지는 않은 성장기를 보냈다.

누군가는 다양한 삶의 경험이라며 부러워했을 수도 있을 그 시간들 속에 저자는 혼란스러운 정체성을 느꼈다.

그리고 그 시간들속에서 에스더버니 가 태어났다.

 

에스더버니는 솜사탕같은 토끼이다.

포근포근 폭신해보이는 토끼는 보는 것만으로도 사랑스럽고 푸근한 기분이 들게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핑크핑크하다.

핑크에도 여러가지 톤이 있겠지만, 에스더버니의 핑크는 러블리러블리다.

 

 

 

러블리하고 달콤하게 토끼가 말을 건넨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귀를 크게 기울이며 읽는이의 속마음을 알아서 듣고 있다는 듯, 듣고 나서 위로해준다는 듯, 스스로를 사랑하는 방법을 이야기해준다.

자신에게 안전하지 않은 사람들로부터 보호하는 법을 배워야 해요. 안전하지 않은 사람에 대한 힌트가 하나 있다면, 그들은 절대 본인이 틀렸다고 생각을 안 한다는 거예요. 그들은 요점에서 벗어나서 나를 산만하고 혼란스럽게 만들어서 쓰러뜨리려 할 거에요. 그들의 그런 모습은 고칠 수 없어요. 그러니 가능한 한 내가 상처를 받지 않도록 그들에게서 벗어나는 게 중요해요. 물론 말도 안 되는 오해에 대해 반박하고 싶겠지만 그런 상황은 견뎌낼 필요가 없어요. 안전하지 않은 그 사람은 본인이 옳다고 굳게 믿고 있으니까요. 만약 이런 사람들과 만나본 적이 있다면 무슨 말인지 알 거예요. - 안전하지 않은 사람들을 멀리해요. (p. 136)

책은 오락이나 위안, 안락의 원천이에요. 나의 세계가 더 넓어질 수 있도록 공간을 만들어주지요. 책을 읽으면서 마음이 강해졌고, 우선순위를 좀 더 잘 정할 수 있ㄱ 되었어요. 진지하게 책을 읽고 받아들이면 내가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줘요. 늘 나를 응원하는 존재이지요! (p. 155)

비행기에 타면 항상 승무원들이 말하죠. 비상시 산소마스크는 자신이 먼저 쓰고 다른 사람이 쓰는 것을 도우라고요.

나를 사랑하는 것도 똑같아요. 다른 사람을 사랑하기 전에 나를 사랑해줘요. (p. 211)

 

 

예쁘장한 하드커버 책으로 어디를 갑자기 펼쳐도 귀여운 토끼가 총총 튀어나오는 이 책은

주변에 십대소녀가 있다면 소녀감성의 청춘여심이 있다면

선물해주기 딱 좋은 응원북이다.

심난하고 칙칙한 기분이 들때 에스더버니의 달콤함을 느껴보자. 때론 초콜릿보다 더 당분을 얻을 수 있을 지도 모르니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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