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혼자일 때 더 잘한다 - 자기만의 방이 필요한 내향인의 섬세한 성공 전략
모라 애런스-밀리 지음, 김미정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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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의 방이 필요한 내향인의 섬세한 성공전략

집 밖으로 한걸음도 나가지 않고도 일 잘하는 사람들의 비밀

일인용 욕조에 잠긴 채 드넓은 미래를 만들어낸 사람들의 이야기

 

 

표지에 여자가 늘어져 있다.

옆에는 노트북과 안경 책과 펜 이제막 가져온듯한 커피한잔.

여자는 열심히 일하다가 잠시 쉬는 타임인가 보다.

그런데 이 일하는 여성은 맨발에 홈웨어 차림이다.

아마도 표지속 이 곳은 '그녀만의 방' 인듯 하다.

그렇다 그녀는 '자기만의 방' 에서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에겐 대부분 '자기만의 방' 이 필요하다. 특히나 내향적인 사람들에겐!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가장 큰 오해가 그들은 하루종일 우울해하고 있을것이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우울증이 있는 사람들도 그렇지 않은 사람들처럼 웃고 떠들고 즐기며 산다. 다만 그러다가도 문득문득 때론 갑자기 다른 사람들보다 좀더 깊이 우울해질 때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잘 모르는 거다. 이 사람이 우울증이 있는지 없는지...

내향적인 사람들에 대한 가장 큰 오해는 아마도 사회적 성공야망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닐까? 화려한 인맥 유창한 입담 럭셔리한 라이프스타일 같은 이미지로 사회적인 성공을 생각하고 있다면 그이미지가 구체화된 사람은 아마도 엄청난 에너지를 소유한 활달한 사람을 생각하게 될 것이다. 바로 외향적 이라 부를 수 있는 사람. 그래서 내향적이라는 말을 들으면 소심하고 우물쭈물하고 무기력한 그런 이미지를 떠올리게 되는 건 아닐까? 하지만 내향적이라고 해서 사회적 성공에 대한 야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스타일이 다를 뿐이다. 저자는 이점을 몸소 증명하고 나선다.

이 책의 원제는 "HIDING IN THE BATHROOM" 이다. 말그대로 '화장실에 숨기'

저자는 수시로 화장실에 숨고싶은 생각이 솟아오르는 지극히 내향적인 사람이라고 자신을 이야기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저자는 '그럼 우리 모두 화장실에서 만나기를' 이라고 마무리한다.

이 화장실이, 이 화장실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어떤 모습일지는 책을 다 읽고 나면 알게 된다. 그리고 저절로 떠오르는 미소를 머금고 당당히 화장실로 향하는 누군가의 뒷모습을 따듯하게 바라보게 된다. 어쩌면 그 모습이 내 모습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 장소는 굳이 화장실이 아니어도 상관없다. 적어도 나는 그런 장소가 화장실은 아니다. ㅎㅎㅎ

저자는 아이셋을 키우는 워킹맘으로 재택근무를 선호하는 온라인마케팅회사 CEO 이다. 파자마를 입고 침대에서 일하기를 즐기며, 사회적 성공에 대한 야망도 있지만 자기만의 시간도 꼭 필요한 사람이다. 그래서 앞만 보고 내달리는 완벽한 성공보다는 뛰다가 걷다가 가끔은 멈추기도 하는 적절한 성공을 원한다. 여기서의 포인트는 '적절한' 이다. 성공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으므로. 그리고 내향적인 사람들이 원하는 성공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봤을때 소박해보일 수도 있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그래서 혼자일 때 더 일을 잘하는 사람도 있다고 자신을 비롯한 다양한 사람들의 예를 들어 준다.

린인 - 구글 전 부회장 셰릴 샌드버그가 주장하는 개념으로 적극적으로 달려드는 태도를 뜻함

그릿 - 심리학자 엔절라 더크워스가 만든 단어로 열정과 끈기의 조합을 뜻함

포모 - Fear Of Missing Out 자신만 세상의 흐름을 놓치고 있는 것 같은 일종의 고립 공포감

조모 - Joy Of Missing Out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는 즐거움을 뜻하는 포모의 반댓말

성공한 모든 이들이 그릿을 갖고 린인하며 내향적인 사람들이 시기심에 포모를 느끼고 조모로 위안하려 한다는 생각은 그야말로 완벽한 편견이다.

그러한 생각이 틀렸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모두가 그렇게 성공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성공하는 길은 한가지 길이 아니라 여러 갈래길이다. 저자는 그중 다른 하나의 길을 가고 있는 사람이고 자신이 걸어온 길을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이 걸어올 수 있도록 지도를 그려주고자 하고 있었다. 기왕이면 찾아오기 쉬운 약도를 그려주고자 상세한 방법들을 제시해주고자 하고 있었다. 다만, 그 방법들은 아무래도 저자와 같은 마케팅 직종에 있는 사람들에게 보다 직접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들이다. 하지만 같은 직종이 아니더라도 마인드 면에서는 생각할 지점들이 여럿 있었다.

성공한 사람들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자신의 잠재력과 인생의 도약에 관한 감동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우리는 이들의 사례를 수많은 방송과 언론 매체, 소셜 미디어를 통해 소비하면서 누구나 불가능한 일을 달성할 수 있다고 믿게 되었다. ... 하지만 소셜 미디어 때문에 교묘한 자랑이 일상이 되어버린 세상에서 하루에도 몇 번씩 질투를 느낄 만한 순간을 맞이한다. 당신이 취업할 나이가 됐을 무렵에는 이러한 포모가 깊이 내면화되어 의문조차 갖지 않을 것이다. 다른 사람의 인정을 받을 수 있도록 일하느라 바빠서 자신의 목표를 위해서 일해야 한다는 진실은 의식하지 못한다. 이처럼 포모는 교묘하게 활용할 수 있는 수단이어서 대부분의 사업가들이 이를 조장한다. (p. 26)

'열정페이' 라는 말이 있었다. 불가능한 성공을 이룬 신화적 인물의 사례가 정답인듯, 누구나 그것이 가능할듯, 모두가 그 길을 향해 가도록 부추기는 것이 과연 누구에게 유리했을까?

나는 이상적인 일과 삶의 균형보다 일과 삶의 조합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일과 삶의 조합이란 세계적인 직장 전략 전문가 칼리 요스트가 발전시킨 개념으로 일과 생활의 통합 방식이 똑같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주장한다. 무엇이 당신에게 정말로 중요한지, 당신이 정의하는 성공은 어떤 것인지가 관건이다. 내가 생각하는 성공이란 재택근무를 하면서 여유있는 수입을 올리는 것으로 정의되겠지만, 누군가에게는 린인일 수 있다. 이 두 가지 정의 모두 타당하다. (p. 49)

저자는 불안증, 공황장애, 사회공포증이 있다면서도 자신의 분야에 대한 성공야망이 높은 사람이었다. 그리고 '적합한 노력' 을 하면서 완벽주의와 과잉성취와 거리를 두려고 노력한다. 저자의 내향적이면서 활발한 활동들은 누군가 봤을땐 충분히 그릿있고 린인하는 모습으로 보일 수 있다. 저자의 모습을 보면서 포모를 느낄 수도 있다. 중요한건 그또한 틀린게 아니라는 거다. 모두 그럴 수 있다. 자기만의 방법을 찾아내고 구체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면에서 이 책은 지극히 자기계발서 적인 성격이 강하다. 저자의 방법적인 내용들이 본문을 가득 채우고 있다.

이 모든 방법을 시도했지만 효과가 없다면 당신이 할 수 없는 일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그 일을 하지 않고 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 당신은 슈퍼우먼이 아니며, 두려워하는 모든 과업을 숙달할 필요가 없다. 어떤 일을 해낼 수 없을 때는 당신 자신이 아닌 환경을 바꾸어야 한다. (p. 88)

할수 없는 것을 하려고 들때 번아웃이 온다. 할수 있는 것만 하며 살수 없다고 모두들 말한다. 그래도 할수 없는 것은 할수 없다고 인정하고 나서 다른 살길을 모색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자세는 나름 마음의 평안을 가져온다.

은둔형과 내향형의 기질은 섬세한 부분에서 다르다. 내향적인 사람도 세상에 나가 수십억 달러 자신 규모의 회사를 세울 수 있는 반면, 은둔형 인간은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환경에서 발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수용한다. 내향 성향은 선천적으로 타고난 성격 특성이고, 은둔 성향은 생활 방식을 선택하게 한다. (p. 90)

내향형과 은둔형이 정확하게 구분되는 건 아니지만, 반드시 둘 중 하나가 아니라 둘 다 일수도 있는 것이지만, 구분해서 생각해보는 것은 신선한 시도였다. 여하튼 둘 다 '관계' 에 힘들기 마련인데... 저자가 말하는 '느슨한 유대 관계' 의 장점들도 공감가는 부분이 많았다. 저자는 성격적 특성이나 업무적 특성상 디지털 인맥에서 다양한 이점을 취하고 있었다. 저자의 '디지털 발자국' 에 대한 체계적인 시도들은 내가 블로그를 시작하며 했던 생각들을 다시 떠오르게 하면서 나의 '디지털 발자국' 에 대한 관리?방향에 대해서 생각하게 했다. 지금은 그저 책읽고 쓰는 것이 좋아서 하고 있긴 한데... 한사람에게라도 나의 책이야기가 책을 읽게 만들수 있다면 하는 소박한 바람정도 갖고 있는 수준이긴 한데... 내 디지털 발자국이 나중에 무엇이 될 수 있으려나?;;;

만약 누군가가 모험심이 크지 않고 사생활을 희생할 용의가 없는 사람은 사업가의 재목이 아니라고 말한다면 나는 허튼소리라고 응대하겠다. 사업 수완은 선천적ㅇ니 재능이 아니라 학습되는 기술이다. 외향적인 사람들만의 영역도 아니다. 올바른 방법만 깨닫는다면 인적 네트워크 형성 등 업무 외의 활동을 최소한으로 줄이면서도 사업을 키우고, 고객을 확보하고, 자신이 사랑하는 일을 할 수 있다. 사실 소규모 사업주는 지속해나갈 요령만 터득하면 은둔형에게 기막히게 좋은 직업이다. (p. 176)

저자는 본인은 내향형에 은둔형이라고 하지만 읽을수록 너무나 진취적인 활동들을 하고 있어서 깜짝깜짝 놀란다. 이렇게 자신만만하고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이른 나이에 성공경험이 있는데 매순간 화장실에 숨고 싶었다니.... 사람은 정말 겉만 보고는 모르는 거다.

나는 출간 후의 실패만큼 성공도 두려웠다. 여기까지 읽어온 사람이라면 이런 양가감정에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야심과 창의적 에너지는 당신을 노력하게 만들고 두드러져 보이게 해준다. 그렇지만 은둔 성향의 당신은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안전지대를 벗어나야 할 때마다 숨고 싶어질 것이다. 이러한 성향은 마법처럼 한순간에 치료되지 않을 테고, 웅대한 야망을 계속 품고 있는 한 매일 새로운 갈등의 소지가 생겨난다. 경력이 앞으로 나아갈 때마다 당신의 내향성을 거스르며 은신처를 벗어나도록 요구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 한 걸음씩 내디딜 때마다 복잡다단한 감정들은 부담보다는 지원군처럼 느껴질 것이다. 세상에 뛰어들 도구와 전략을 단단히 준비했다면 당신의 회복탄력성은 나날이 성장할 것이다. 그럴 가치가 있는 일 앞에서는 자신을 채찍질하기를 두려워하지 말자. 그럼 우리 모두, 화장실에서 만나기를. (p. 293)

내향적 성격과 불안증, 화장실에 숨는 성향을 약점이 아닌 사업가로서의 장점이자 성공으로 가는 열쇠로 활용하고 있는 저자의 체험담은 에너지가 넘친다. 내향적이기에 다른 형태의 근무방법을 찾아냈고 불안했기에 탄탄한 준비를 거듭했고 화장실에 숨고 싶었기에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을 세심하게 대할 수 있었다.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수용한 사람만이 다양성이란 가치를 존중할 수 있다. 다양성을 존중할 수 있는 사람만이 진정한 자신의 모습에 솔직할 수 있다. 이러한 선순환은 본인이 원하는 성공을 이루어낼 수 있게 된다. 혼자여도 일을 잘하는 것이 아니라 혼자일때 일을 더 잘하게 된 저자의 비법들이, 티내지 않고 있지만 사실은 내향적인 사람들에게 섬세한 성공전략이 되기를 응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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