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짐 홀트는 미국의 철학자이자 현대 과학 작가라고 한다. 수학, 과학, 그리고 철학이 함께 어우러진 글을 다양한 매체에 기고해 왔는데, 그렇게 20년간 써온 글들을 모은 것이 이 책이다. 한 흐름에 따라 쓰여진 책이 아니므로 주제에 따라 일부 중복되는 내용들이 등장하는 것도 그래서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읽다보니 생각보다 과하게 전문적이었다. 그제야 표지에 써있던 '세계적인 과학 학술지 <네이처> 추천 도서' 라는 문구가 새삼 눈에 들어와 박혔다. 학.술.지. 에 실렸던 글들이었구나;;; 그리고 많은 글들이 어떤 책 을 중심으로 풀어내고 있었다. 책 읽던 도중 앞뒤를 다시 훑어보니 책 뒤편에 '감사의 말'에서 이 책의 글들은 대부분 '북리뷰'였음을 알 수 있었다. 즉, 이 책은 어렵고 복잡다단한 사고의 유희였긴 했으나 내가 기대했던 일괄적이고 포괄적인 깨달음을 주는 사상서는 아니었다.
'감사의 말'을 토대로 글이 실린 매체들을 정리해 보았다. 글의 성격을 알면 글의 중심을 파악하기가 개인적으로 수월해서...
(글이 발표된 시기를 알 수 없다는 것이 아쉬웠다. 20년간 쓴 글들인데 그중 언제 쓰여진 글인지 확인할 수 있는 글이 별로 없었다.)
잡지에 (아마도 칼럼식으로 쓰여져) 실린 글이 13, 북리뷰 가 11 이다. 8부는 15편의 글이 다른 부의 글들에 비해 4~5페이지 안팎정도 분량의 비교적 짧은 글들이라 일종의 에세이정도로 읽히긴 한다. (하지만 내용까지 에세이적이지는 않다;;;) 북리뷰의 경우 글의 중심에 있는 책도 나름 짐작해서 제목을 적어보았다. 하지만 북리뷰 임에도 어떤 책에 대한 리뷰인지 알수 없거나, 북리뷰가 아님에도 다양한 책들이 언급되곤 했다.
1부> 영원성의 움이는 이미지
1. 아인슈타인이 괴델과 함께 걸을 때 --- [뉴요커]
2. 시간은 거대한 환영에 불과한 것일까? --- [라팜스 쿼터리]
2부> 수가 활약하는 세 가지 세계
3. 숫자 사나이 --- [뉴요커]
4. 리만 제타 추측, 그리고 최종 승자의 웃음 --- [이어 밀리언]
5. 프랜시스 골턴 경, 통계학... 그리고 우생학의 아버지 --- [뉴요커]
3부> 수학, 순수하고 불순한
6. 수학자의 로맨스 --- [뉴욕 리뷰 오브 북스] < 에드워드 프렌켈의 [내가 사랑한 수학] >
7. 고등수학의 아바타들 --- [뉴욕 리뷰 오브 북스] < 마이클 해리스의 [변명이 없는 수학] >
8. 브누아 망델브로와 프랙털의 발견 --- [뉴욕 리뷰 오브 북스] < 브누아 망델브로의 [프랙털리스트] >
4부> 더 높은 차원들, 추상적인 지도들
9. 기하학적 창조물 --- [뉴욕 리뷰 오브 북스] < 에드윈 애벗 [플랫랜드 : 다차원 세계의 이야기] >
10. 색깔의 코미디--- [뉴욕 리뷰 오브 북스]
5부> 무한, 큰 무한과 작은 무한
11. 무한한 비젼 --- [뉴요커]
12. 무한 숭배 ---[런던 리뷰 오브 북스] < 3인공저 [무한에 이름 붙이기] >
13. 무한소라는 위험한 발상 --- [뉴욕 리뷰 오브 북스] < 에이브러햄 로빈슨 [비표준 해석] >
6부> 영웅주의, 비극, 그리고 컴퓨터 시대
14. 에이다를 둘러싼 논란 --- [뉴요커]
15. 앨런 튜링의 삶, 논리, 그리고 죽음 --- [뉴요커]
16. 닥터 스트레인지러브가 '생각하는 기계'를 만들다 --- [뉴욕 리뷰 오브 북스] < 조지 다이슨 [튜링의 대성당] >
17. 더 똑똑한, 더 행복한, 더 생산적인 ---[런던 리뷰 오브 북스] < 니콜라스 카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 인터넷이 우리의 뇌 구조를 바꾸고 있다] >
7부> 다시 살펴보는 우주
18. 끈이론 전쟁, 아름다움은 진리인가? --- [뉴요커]
19. 아인슈타인, '유령 같은 작용', 그리고 공간의 실재 --- [뉴욕 리뷰 오브 북스]
20. 우주는 어떻게 끝나는가? --- [슬레이트]
8부> 짧지만 의미 있는 생각들 --- [링구아 프랑카] (15개 글 중 일부는 슬레이트 와 뉴욕타임스북리뷰 와 뉴욕타임스매거진 에 실림)
9부> 신, 성인, 진리, 그리고 헛소리
21. 도킨스와 신 --- [뉴욕 타임스 북 리뷰] < 리처드 도킨스 [만들어진 신] >
22. 도덕적 성인에 관하여 --- [뉴요커] < 닉 혼비의 [좋은 사람 되는 법] >
23. 진리와 지칭 --- [링구아 프랑카]
24. 아무 말이나 하세요 --- [뉴요커] < 해리 프랑크푸르트의 [헛소리에 관하여] >
이 책의 글들이 북리뷰에 실렸다고 해도 북리뷰처럼 읽히지 않는것은 딱 한권의 책을 꼬집어 말하기 보다는 다른 내용들과 섞어 풀어내고 있기 때문이고,
이 책의 글들이 잡지에 칼럼식으로 실렸음에도 북리뷰처럼 읽히는 것은 과학과 수학과 철학적 내용이 담겼을 다양한 논문과 책을 바탕으로 풀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참 묘한 것이 모든 글들이 굉장히 중립적이다. 그러나 어느 한쪽 입장을 대변하지 않는 것 같긴 한데, 그게 참 기묘하다고 느껴지는 것이 칭찬과 욕을 동시에 하고 있달까... 이랬다저랬다 식의 입장변화는 아닌데 이쪽저쪽 절충하는 방식이 교묘해 보였다.
예를 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