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연말 이 책을 알게 되었다. 티비에 나왔다고 하던데 (티비를 잘 안보는 나로서는 어떤식으로 나왔는지는 모르겠으나) 그래서인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여기저기서 이 책 이름이 튀어나왔다. 무엇이 그토록 이 책을 유명해지게 했는지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공동저자 3명은 가족관계다. 아버지 한스 로슬링과 아들 올라 로슬링과 며느리 안나 로슬링 륀룬드.
한스 로슬링은 공중보건의 이자 통계학 분야의 세계적 석학이고 테드를 비롯한 다수의 세계적 강의를 진행했던 스타강사이다. 스웨덴 국경없는의사회를 공동설립하고 세계보건기구와 유니세프 등의 구호기구에서 활동하면서 공중보건에 대한 현실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그러한 현실적 문제점을 개선시키기 위해서는 잘못된 인식을 바꿔야 하며 그 인식을 바꾸는데 있어 무엇보다 데이터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실에 근거한 세계관'으로 심각한 무지와 싸우기 위해 '갭마인더재단'을 세웠고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팩트체크를 하여 그 결과를 널리 알려 왔다. 이 연구재단에서 아들부부가 활동하며 한스 로슬링을 뒷받침 하는 동시에 많은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자료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팩트풀니스 FACTFULNESS - 이 책에서 '사실충실성' 이란 말로 번역되어진 이 말은 저자들이 만들어낸 신조어로, 팩트(사실)에 근거해 세계를 바라보고 이해하는 습관을 뜻한다고 한다.
즉, 이 책은 사실에 근거한 세계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책이다. 따라서 얼마나 우리가 사실에 근거하지 못한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지 깨닫게 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저자는 13문제를 질문한다. 어렵거나 한 문제들은 아니다. 예를들어 '세계 인구의 다수는 어디에 살까?' 하는 식의 문제들이다.(모두가 답을 뻔히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그런 질문들?!) 이 13가지 문제에서 인간의 평균 정답률은 16%였다. (세계 유수의 석학들이 모인 곳에서 질문을 던져도 정답률에 큰 차이가 있진 않았다;;) 하지만 3지선다형 문제를 침팬지에게 풀게해서 침팬지가 무작위로 찍어도 정답률은 33%다. 정리하면, 인간은 침팬지가 찍는 답보다 낮은 정답률을 보일만큼 왜곡된 혹은 잘못된 생각을 갖고 있다는 말이다. 어쩌다 이렇게 판단착오를 하게 되었을까?
이 낮은 정답률이 알려주는 결론이 큰 문제인 이유는 사람들이 '세상을 실제보다 더 무섭고, 더 폭력적이며, 더 가망 없는 곳으로, 한마디로 더 극적인 곳'(p. 22) 으로 여기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는 '그것을 '과도하게 극적인 세계관'이라고 부른다. 그런 세계관은 스트레스와 오해를 불러온다'(p. 27) 고 말한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잘못된 세계관을 갖고 있다며 우려를 표한다.
따라서 ''사실충실성'은 건강한 식이요법이나 규칙적 운동처럼 일상이 될 수 있으며, 그렇게 되어야 한다. 일단 연습해보라. 그러면 과도하게 극적인 세계관을 사실에 근거한 세계관으로 대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세상을 암기하지 않고도 올바로 이해할 수 있다. 또 더 나은 결정을 내리고, 진짜 위험성과 여러 가능성을 예의 주시하되 엉터리 정보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수 있다'(p. 31) 고 구체적인 방법들까지 알려주고 있다.
저자는 다수에게 질문했고 (안타깝게도) 늘 낮은 결과를 확인시켜주었던 13문제를 바탕으로 인간의 10가지 본능을 분석하고 각각마다 원인과 결과 그리고 해결점을 모색한다.
간극본능, 부정본능, 직선본능, 공포본능, 크기본능, 일반화본능, 운명본능, 단일관점본능, 비난본능, 다급함본능, 이 10가지 본능은 때로는 습관으로 때로는 오류논리로 때로는 심리적으로 우리가 너무 일상적으로 이용해왔던 판단근거들이기도 했다. 우리와 그들을 반대적으로 구분하고 지금까지 그래왔다면 앞으로도 그럴거라고 섣불리 판단하고 눈에 보이는 데로 성급하게 결정해왔던 과거의 많은 생각들이 얼마나 잘못됐었는지 하나하나 깨닫다 보면 결과적으로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은 훨씬 살만한 세상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왜 굳이 세상을 부정적으로 보려고 하는가? 세상은 생각보다 훨씬 긍정적이었다. 저자의 데이터들이 증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