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이것도 디자인입니다 - 일상 속 숨겨진 디자인의 비밀, 제10회 브런치북 대상 수상작
김성연(우디) 지음 / 한빛미디어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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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 10회 브런치북 대상 수상작이며 디자인이라고 인식하지 못했던 디자인에 관한 이야기이다. 모바일 앱, 디지털 프로덕트, 글로벌 브랜드 등 일상에 깊이 침투해 있는 디자인을 파헤치고 기존에 알고 있던 디자인의 개념을 확장하며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토스를 사용할 때 중요한 요소인 UIUX 개념을 이해하고 있으면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고 신속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넷플릭스 드라마를 한 편만 보려고 했다가 하루를 허비한 경험이 있을텐데 그 이면에는 사용자 심리를 건드리는 UX의 비밀이 존재한다. 넷플릭스는 영상 한 편이 종료되면 다음 화 재생까지 n라는 안내 버튼을 보여주며 자연스럽게 재생되는 것처럼 무한 재생 콘텐츠를 끊임없이 소비하게 만든다.

 

앱에서 볼 수 있는 리뷰, 추천, 좋아요, 팔로워 수 등이 모두 소셜 프루프에 해당한다. 프루프에는 부작용이 있는데 물건을 구매할 때 제품이나 서비스의 품질로 판단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의 선택에 무조건적으로 의존하게 된다.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로 유명한 스포티파이에서는 특정 미션을 가진 융합 팀을 스쿼드라고 부른다. 스쿼드는 이제 한국 스타트업에서도 자주 볼 수 있다. 프로토타입은 사용자 리뷰나 측정 툴을 통해 눈으로 확인 할 수 있는 피드백으로 돌아온다.





미국 애리조나주에 위치한 세도나의 블루 맥도날드는 상징하는 노란색 아치를 청록색으로 변경했다. 반대가 심했다고 하는데 우려와는 달리 블루 맥도날드로 화제가 올라 지역 관광 명소가 되었다.

 

인스타그램 팔로잉 목록이 개인의 지향을 나타낸다. 사람들은 팔로잉하는 계정을 통해 결핍을 메우기도 하고 내 취향을 더 강화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빵을 좋아하는 친구는 달콤한 디저트 계정만 팔로잉한다. 한 달에 책 한 권 읽기 목표에 실패하는 마케터 친구는 자기계발 관련 계정만 팔로잉한다.

 

다크 넛지는 행동을 부드럽게 유도한다는 의미인 넛지에서 파생된 개념이다. 부정적 뉘앙스가 있어 앞에 다크가 붙었다. 화이트 넛지는 반대 의미로 사용자가 자칫 손해를 볼 수 있는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알리고 신호를 보내는 개념이다, 매일 사용하는 디지털 서비스에도 넛지가 숨겨져 있다. 디지털 기기에 메모할 때 자칫 저장을 누르지 않아 내용이 전부 사라질 때가 있다. 실수를 대비해 최근 대부분 자동 저장 기능을 제공한다.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브랜드 러쉬가 소셜 미디어 계정 운영을 중지한 것이 화제였다. 인간의 소중한 몸과 직결된다는 이유로 잔인한 동물실험을 감행하는 것이다. 다행히 2017년 화장품법 개정으로 동물실험이 금지됐지만 탐폰, 콘돔, 생리컵, 윤활제, 데오드란트 같은 생리 용품은 여전히 이루어지고 있다.

 

일상을 무너지는 것을 막아준 앱이 있다. 프로덕티브는 좋은 습관이 곧 좋은 삶을 만든다고 생각한다. 하루에 영어 단어 100개 외우기 같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제때 물 마시기처럼 사소하다. 포커스키퍼는 25분 집중하고 5분 휴식하는 포모도로기법을 이용해 집중력 향상을 도와준다. 무다는 짤막한 텍스트와 함께 오늘 내가 느낀 감정을 이모지로 기록하게 되어 있는 일기장이다. 앱의 폰트와 인터페이스가 손으로 그린 것 같은 형식이라 아날로그적인 느낌이 강하다.

 

빌 게이츠, 선다 피차이, 스티브 잡스 등 CEO들은 자신의 자녀들에게 IT 기기 사용을 금지하였다. 청소년 시절의 뇌는 아직 완전히 성숙하지 못한 상태라는 것이다. 중독적인 디지털 경험은 즐겁고 자극적인 대상을 컨트롤하기 힘든 청소년기의 뇌를 민감하고 감정적인 상태로 만든다.

 

스타트업이 프로덕트를 만드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남은 투자금과 우리가 쓸 수 있는 시간, 가용할 수 있는 인력, 마케팅 비용이이라고 한다. 이모지가 커뮤니케이션에 끼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이모지를 적절히 활용하면 글만 쓰는 것보다 친밀도가 높아진다. 과학자들은 웃는 모양의 이모지와 사람이 실제로 웃는 얼굴이 뇌의 동일한 부분을 활성화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사실 디자인에 대해 UIUX라는 용어도 처음 알게 되었다. 우리가 매일 쓰는 앱이나 브랜드에 끌리는 것도 디자인 의도가 숨겨져 있다고 한다. 이 책은 디자이너가 아니더라도 디자인 사고의 메커니즘을 배울 수 있고 일하는 모든 영역에서 유용하게 활용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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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각본
김지혜 지음 / 창비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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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선량한 차별주의자]의 저자 김지혜 교수의 두번째 작품이다. 결혼은 남녀끼리, 출산은 법적 부부만 해야 한다 며느리는 여자여야 하나? 가족이라는 각본에 숨겨진 교묘한 차별을 해부한다.

 

인간은 이성과 만나 결혼과 출산을 가족을 이루기도 하고 성소수자, 동성결혼 등으로 다양한 가족도 생겨난다. ‘동성애 허용 법안이라고 부르며 법무부 앞에서 반대 시위를 벌이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등장한 구호가 며느리가 남자라니였다. 최근까지도 성소수자 반대 시위에 자주 등장한다. 전통적인 의미의 며느리는 단순히 아들의 아내로서 지위가 아니라 집안 전체에서 특수한 임무를 부여받은 직책을 뜻하는 말이다. 왜 여성이 복종하는 지위에 있어야 했는지에 대해서도 합당한 설명이 없다. 유교에서 남존여비는 사실이 아니라 하나의 교리였다. 남자는 하늘이고 여자는 땅이라는 말로, 남자는 높고 여자는 낮은 것이 자연의 이치라고 했다.

 

한국은 초저출생 상태에 있어서 인구감소가 걱정이라면서 결혼 밖에서 태어나면 안 되는 금기된 시나리오처럼 느껴진다. 조선시대 인물인 홍길동이 거론된다. 서자로 태어나서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였다. 스탠리 대 일리노이 판결에서 비혼부라고해서 좋은 양육자가 될 수 없다고 전제하여 통상의 청문 기회를 제공하지 않는 차별이 불합리하다고 결론을 내린다. 다른 예로 생부가 자식을 책임지는 게 당연한 일이지만 혼외출생자에게 권리가 없다고했다.

 

지금은 결혼을 하고도 아이를 낳지 않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다. 한국사회는 아이가 살만한 사회인가? 내 삶을 버리지 않으면서도 아이가 잘 살게 돌볼 수 있을까? 쉽게 비난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나 또한 생각이 많아졌다. 결혼한 딸에게 아이를 왜 안 낳는가 물어 본적이 있었다.

 

20대 여성->남성으로 바꾸고자 성별정정을 신청했다. 유방절제술을 받았는데 생식능력을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고 했다. 항고심에서 결정이 뒤집혔다. 신체를 훼손당하지 않을 권리 등이 포함되었다. 2022년을 기준으로, 트랜스젠더를 위한 성별인정 절차를 마련하고 있는 유럽 40개 국가 중 28개국이 불임수술을 요구하지 않고 성별정정을 허용한다.

 

한국전쟁 후 한국인 어머니와 미군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많은 혼혈아동이 해외로 입양되었다. 아버지가 한국인이어야 자식도 한국인이 될 수 있었다. 부계혈통주의를 따르는 호주제에서 아버지가 외국인이면 곤란에 처한다. 정말 해외입양 외에 다른 길이 없었을까? 호주제와 국적법을 고쳐서 이들이 한국 국적을 취득하고 살게 할 수는 없었나 의문을 가지게 된다. 장애인도 강제불임의 대상이 되었다. 국가가 강제불임수술을 명령하는 제도는 19992월에 폐기되지만, 모자보건법에는 지금까지 우생학적 조항이 남아 있다.

 

사람들은 혼혈아동에게 그랬듯, 장애인과 그의 가족에게 간섭한다. 여전히 우생학에 기반한 차별은 정상적이고 우수한사람만이 출산하고 출생하도록 자격을 부여하는 기제로 작동하고 있다. 동성커플의 결혼과 입양이 합법화된 네덜란드는 자녀가 있으면 동성커플도 분업하는 경향이 커졌다. 한국에서는 아직 비현실적으로 들린다. 동성커플의 등장은 가족의 몰락일까. 성별에 따라 역할을 고정해놓은 가족각본은 생각보다 깊고 견고하게, 성교육의 이름으로 전수되고 있다고 한다.

 

20세기 초반에는 여성의정조를 지킨다는 목적이 중요했다. 1970년대에는 청소년의 탈선, 풍기문란, 사생아 등 불순 이성교제의 비극을 걱정하면서 성교육을 주장했다. 1980년대에도 성비행미혼모 문제의 대책으로 성교육을 강조했다. 성교육은 성역할의 구분을 어린 시절부터 익숙하게 만듦으로써 가족각본이 유지되는 중요한 기반을 제공하기도 한다.

 

책을 읽으면서 나의 인식도 달라졌다. 동성결혼, 트랜스젠더, 성소수자들을 대할 때의 마음가짐과 다양한 가족의 현실과 변화에 따른 제도를 만들어서 잘 사는 방법을 우리 모두 고민해야되는 과제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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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더 반짝일 거야 - 작은 행복을 찾아나서는 당신을 위한 짧은 메시지
남궁원 지음 / 모모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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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더 반짝일 거야]는 베스트셀러 에세이 남궁원의 네 번째 이야기다. ‘작은 행복을 찾아나서는 당신을 위한 짧은 메시지라는 문구가 따뜻하게 다가온다. 삶이 힘들게 생각될 때 꺼내서 읽으면 힐링이 되는 책이다.

 

시트콤 같은 사랑을 하고 싶다고 했다.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둘만의 색깔을 가진 피카소도 인정할 그런 예술 같은 사랑을 말이다. 내가 원하는 사랑은 무엇일까. 미안해라는 말을 자주 하지 말고 미안한 일을 만들지 말자. 만약에 습관적으로 미안하다는 말을 자주 하는 사람이라면 스스로와의 약속을 잘 지키고 상대방을 조금만 더 신경 써 주면 된다. 대신 고맙다는 말을 많이 하자. 사소한 것에 감사하고 자주 표현하다 보면 고마운 일들이 내게 자주 생긴다.

 

자주 볼 수 없다면 한번 만났을 때 온전히 서로에게만 집중하기. 다음에 갈 맛집이나 데이트 코스, 여행지 정하기, 긴 시간보다 짧게라도 횟수가 많게끔 연락하기, 둘 사이에 공통된 취미 가지기다.




다툴 때 있어도 다시금 포옹할 줄 알기를. 한걸음 물러서 줄 때 있어도 때론 한걸음 먼저 다가가고 그 누구보다 행복한 사랑하기 위해 노력하기를 기도한다. 네가 아깝다, 내가 아깝다. 이런 시시하기 짝이 없는 비교하지 말자. 저울질을 하는 건 비즈니스지 사랑이 아니다. 서로를 감싸고 응원해 주자.

 

어느 정도 오래 만나다 보면 어느 시점부터 다툼이 잦아지는 때가 온다. 애정이 식어서도 아니고 조금 감춰놨던 본모습들이 나오기 때문이다. 선택은 나의 몫이니 누굴 만나도 이 시련은 결코 피해 갈 수 없다는 걸 알아두길 바란다. 많이 싸워봐야 앞으로 함께할 수 있는 사람인지 확인할 수 있어서 정말 아닌 사람을 걸러낼 수 있다.

 

나의 가치를 떨어트리고 자존감을 낮추는 사람은 무조건 피하라. 내가 힘들 때 가장 큰 선물은 내 힘듦을 옆에서 토닥여 주는 사람이다. 미워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내 정서는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 미움보다 무서운 건 절대적인 무관심이다. 사람에 너무 연연하지 마라. 떠나는 사람 애원하며 잡을 필요 없고 오는 사람 차갑게 막을 필요도 없다. 순리대로 흘러가게 두고 내 모습 그대로 나의 자리를 지키고 있으면 결국 너의 곁엔 진짜들만 남게 돼니까.



외로움은 마음속의 갈증이다. 공허함과 씁쓸함을 함께 끌고 온다. 외로움은 완전히 없앨 수 있는 게 아닌 내 할 일을 하며 적절하게 조율해가야 하는 섬세한 감정이다. 내가 원하는 사람이 있거든 나도 그에게 그만큼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최소한 그가 힘들 때 기대어 쉴 수 있는 나무 한 그루 정도는 되어 주어야 한다. 상대방이 아플 때 섣부른 말은 더 큰 상처를 부른다. 위로의 순서는 들어주기, 공감하기, 그다음이 조언이나 내가 할 말을 해주는 것이다.

 

나를 내친 사람 어떻게든 붙잡는다고 해도 언제든지 다시 떠날 수 있다는 걸 명심하기를 한 번 끊어진 관계는 이어 붙여도 금이 가 있다. 모두에게 인정받으려고 하고 사랑받으려 하지 말자. 나의 행복을 누군가에게 기대어 의지한다면 그 순간은 좋을 수 있겠으나 외로움과 공허함을 동반한다. 먼저 내가 나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어야 그 외의 나머지 행복들도 챙길 수 있는 것이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걱정은 단호하게 끊어내야 한다. 백날 천 날 고민해 봐야 일어난 일은 주워 담을 수 없고 찾아올 일은 막을 수 없다. 이럴 때는 운동이 최고다. 이불을 박차고 밖으로 나가 걸어보면 몸도 마음도 상쾌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현재 내 인생이 비극적이라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마저도 다시 빛을 내려 노력하는 모습들은 웬만한 드라마 저리 가라 할 정도로 감동적이더군요라는 저자의 말처럼 남의 눈치 보지 말고 현재를 살아가고 지금의 나를 사랑하면 내일은 더 반짝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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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하게 그러나 단단하게
정영욱 지음 / 부크럼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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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하게 그러나 단단하게]의 저자는 부크럼의 대표이면서 여러 문화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저자의 책은 두 번째인데 제목처럼 우리의 마음을 잔잔하고 단단하게 위로해준다. 작가의 고유의 글맛을 그대로 살려서 그런지 더 친숙하게 다가온다.

 

관계의 이어짐이나 사랑의 연속됨이나 삶의 정체됨이 지긋지긋하고 무서워 자신만의 창을 닫아 두고 마음을 숨기고 싶은 사람들을 응원한다. 허나 너무 오래 머물지는 말아라. 오랜 우울에서 나오라며 손 내밀어 주는 구원과 같은 사람이 분명 있을 거라고 그러니 너무 오래 숨어 있지만 마셔라.

 

당신은 정말 혼자가 아니다. 단지 삶을 잘 알게 되어서 내가 해내야 한다는 것을 마음 깊이 이해한 것뿐이다. 누구도 외면하지 않았고, 세상도 당신을 버리지 않았다. 부디, 기필코. 삶은남이 대신 살아 주지 못하는 것이기에, 내가 나를 살아 내기를 바라며.

 

마음을 줄 거라면 빌려주지 말아야 한다. 건넨 마음에는 이자가 없음을 알고, 던져 버리듯 돌아오지 않을 걸 알고, 나를 슬프게 만들어도, 준 만큼 내게 돌아오지 않아도, 준 마음을 되찾겠다는 애타는 마음을 놓아주고, 누군가의 마음을 향해 선뜻 건네줄 수 있어야 한다. 사랑을 하면 귀여워진다. 귀여움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지만 그이가 너무 귀여워지면 그렇게 변한다. 둘만의 언어가 하나둘 생긴다. 누군갈 좋아한다는 것은,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것을 뜻하기도 하니까.



감정에 승복하며 충실히 받아들이는 것으로부터 성장의 디딤돌을 밟아 가는 것이다. 기쁜 일은 있는 그대로 즐기시고, 아픈 것도 있는 그대로 받아 주며 자신의 감정을 거부하지 마라. 다가오는 감정에 승복하는 자세만큼 다채로운 삶과 사람에 가까운 것이 없다.

 

삶을 너무 어렵게 살지 마셔라. 누구보다 뒤처져도 된다. 그 누구보다 잘할 순 없음을 아주 잘 이해한다. 뒤처짐은 늘 있겠지만, 받아들이면 안 되는 것이다. 기억해야 할 것, “뒤처짐은 네 잘못이 아니나, 그것을 당연히 여기는 순간 너의 잘못인 것이다.”

 

가장 중요한 건 꾸준한 자기다움이다. 거듭한 오르막과 내리막 사이에서 흔들릴 수 있으나, 그 언제나 그랬듯 자기다움을 지킬 수 있는 의연함, 나를 잠시 벗었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나로서 돌아올 수 있고 들어올 수 있는 자기 의지, 쓸모없는 허울을 좇기 위한 노력과 그 결과일 것이다.



모두가 이기적인 마음을 품고 산다. 남을 위한 선의 행동도 결국 나의 도덕심을 채우기 위한 이기적심이라, 사랑만큼 이기적인 것이 없고, 이기적임을 인정하는 것만큼 이기적인 문장이 없다.p262

 

아무리 노력해도 그럴 수 없음의 불가항력을 느낄 때 사람은 우울해진다. 우울한 마음이나 불안한 마음을 달고 사는 이들을 응원하는 것이다. 언제나 내 마음대로 되는 일이 없더라도, 내 노력만큼 되는 사람이기를 간절히 바라며, 지금 수포처럼 자리 잡은 그 우울이 나의 삶을 거뜬히 지지해 줄 마음의 근육이라 생각하길 바라며, 그 우울, 잘 살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나와 당신이 잔잔하지만 단단한 삶을 나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이고 힘든 일이 있어도 믿는 것이 있다면 인고한 시간만큼 단단해지고 나아가게 된다는 것을 말한다. 이 책을 읽는 사람이 젊은이든 나이 든 사람이든 한뼘 더 성장하는 어른이 되어 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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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KEOUT 유럽예술문화 - 지식 바리스타 하광용의 인문학 에스프레소 TAKEOUT 시리즈
하광용 지음 / 파람북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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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문화를 테이크 아웃이라니 제목이 신박하다. 책으로 여행을 떠나 보고 기회가 주어져 직접 그곳을 여행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졌다. 책을 읽으면서 얼마 전, 처음 떠난 유럽 여행에서 맛 본 에스프레소가 생각난다.

 

헨델을 존경한 바흐는 그를 만나기 위하여 두 번이나 애를 썼지만 두 번 다 만남은 무산되었다. 두 사람은 같은 병을 앓고 같은 사인으로 죽었다. 둘 모두가 백내장 때문이었는데 시술을 집도한 의사가 동일인이었다. 돌팔이 의사 테일러가 문제의 그 사람이다. 그 사람만 없었다면 노년의 바흐와 헨델이 만든 원숙한 음악들을 즐길 수 있었을 텐데 안타까운 일이다.

 

색스폰은 벨기에 사람 아돌프 색스가 1846년 발명한 악기다. 색소폰을 잡은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제대로 연주하고픈 버킷 리스트 곡이다. 목관악기 중 플루트만이 유일하게 리드를 사용하지 않고 입술 바람을 그대로 홀에 밀어 넣는 구조이기에 그렇다. 색소폰에 얽힌 저자의 에피소드는 그럴 수 있겠구나 싶다.

 

슈베르트의 <미완성 교향곡>을 절반에서 멈추었을까? 당시 악성으로 추앙받는 베토벤이 4악장으로 종지부를 찍었다. 그 시대에 다소 쌩뚱맞게 2악장만으로 구성된 교향곡이 있다. 슈베르트의 8번 교향곡은 그렇게 2악장으로만 끝나 미완성 교향곡이란 이름을 얻게 되었다. 베토벤 사망 후 슈베르트는 31세의 젊은 나이에 죽었는데 죽어가며 베토벤 이름을 부를 정도로 베토벤 바라기였다. 죽어서는 비엔나 중앙 묘지의 베토벤 바로 옆에 묻히는 영예를 안았다.

 

사후 가장 비싼 그림은 화가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린 <살바토르 문디>라는 작품이다. 2017년 뉴욕 경매에서 45,030만 달러에 거래가 되었다. 라틴어로 세계의 구원자란 뜻으로 예수를 가리킨다. 예술품이 돈으로 묶이는 것은 예술 본연적인 순수성이 훼손되는 것 같아 찜찜하지만 그로 인해 더 많은 사람들이 그 에술품을 감상하고 행복해진다면 의미 또한 마땅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피렌체 두오모라 불리는 산타마리아 델 피오레 대성당의 지붕인 두오모는 건축 시 세계 최대의 난제였다. 난제의 시작은 성당의 단을 크게 만들어 당시로선 그 천정을 우아하게 메꿀 두오모를 제작할 기술이 없었다. 1296년 착공한 성당은 다른 공사는 마쳤지만 두오모는 없이 뻥 뚫린 채로 50년 넘게 방치되어 왔다. 코시모 메디치는 두오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모를 통해 브루넬레스키라는 건축가를 찾았다. 16년 만에 완성했는데 코시모와 브루넬레스키의 합작으로 오늘날까지 거대하고 멋진 피렌체의 렌드마크를 볼 수 있게 되었다.

 

과천에 있는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을 소개한다. 유족은 그의 이름으로 평생 그가 수집한 23천여 점의 미술품을 국립현대미술관과 국립중앙 박물관 등에 조건 없이 기증을 하였다. 2027년 서울시 송현동, 그의 모든 미술품이 전시될 이건희 미술관(기증관)’이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궁금하다고 했다.

 

<자기 앞의 생>의 로맹 가리, 에밀 아자르라 불리는 작가의 엄마가 대단하다. 멘델스존은 6개월에 걸쳐 이탈리아를 여행하고 햇살 좋은 그곳의 풍경과 예술, 사람들에게 흠뻑 빠져 회화적인 그 인상을 음악으로 남겼다. 괴테도 이탈리아를 여행하고 그 감상을 본업인 글로 남겼는데 <파우스트><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다.

 

셰익스피어는 간 적이 없다고 하는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10편의 작품을 쓴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 할 것이다. 리처드 폴 로가 댜큐아도 같은 <셰익스피어의 이탈리아 기행>을 출간한지 12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그가 이탈리아를 여행했다는 사실은 정설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셰익스피어가 이탈리아를 갔다면 그것의 가장 결정적인 증거는 그의 이탈리아 기행문이 될 것이다. 누군가 유럽 여행을 처음으로 간다고 하면 그 방문지 중 십중팔구까진 아니더라도 이탈리아의 로마가 들어 있을 것이다.

 

여행을 다녀와서 [이탈리아 기행]을 읽어야지 하면서 아직 못 읽고 있는데 꼭 읽어야 할 이유가 생겼다. 달콤하게 독자를 사로잡는 이 책은 저자의 ‘TAKEOUT’ 시리즈 첫 책이다. TAKEOUT 유럽역사문명, TAKEOUT 일본근대사(가제) 등이 나온다고 하는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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