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지 않다고 외치고 나서야 괜찮아지기 시작했다
정순임 지음 / 파람북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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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15대에 걸쳐 400년을 한집에서 살아온 우복종가에서 나고 자란 연년생 오빠와 둘째로 태어난 딸의 이야기다. 그녀는 고향집에 귀환해 된장, 고추장 담그며 꾸는 꿈, 문화재로 등재된 고택에서 벌어지는 어머니와 딸의 갈등과 화해와 치유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저자가 집안의 둘째로, 딸로 태어나 받은 차별은 상처가 되어 힘들었겠다는 생각을 했다. 종갓집이라 먹을 것 입을 것 걱정 안할 것 같은데 집안의 어른들이 오빠와 다르게 대우 하는 것에 염증을 느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빠가 착하다고 했다. 상처는 곪아가서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나이 오십에 가출을 감행을 한 것은 시도 때도 없이 바닥을 드러내는 자존감을 세우기 위함이었다.

 

괜찮다 괜찮다 하면 괜찮아질 줄 알았는데 나만 그런 것도 아니라고, 입 앙다물고 두 손 볼끈 쥐고 걸어왔는데, 괜찮아지지 않았다는 말이 왜 그리 공감이 되던지 책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남동생이 태어나던 날 자다가 안방에서 쫓겨났다는 것도 나도 막내동생이 태어날 때 셋방 살이 할때라 주인집에 가서 자라고 하면서 쫓겨났는데 마루에서 쪼그리고 있던 내가 생각났다.

 

우천할매와 할매 며느리 무섬아지매는 결혼하고 이혼하고 생각하고 싶지도 않았던 부산살이 저자의 손을 잡아주었다. 추억이란 이름으로 다시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다. 열한 살부터 집을 떠나 대처에서 공부하다가 오십에 다시 귀향할 때까지 만만치 않았던 시간들을 견디게 한 것은 고향산천이다. 사랑 하나 믿고 식구들 가슴에 대못을 박고 혼전 임신으로 시작한 결혼 생활이 8년만에 끝이 나고 두 딸을 데리고 살아왔다.

 

형제들끼리 고향으로 모이자는 의견이 나왔고, 대대로 내려온 장 담그는 일도 배우고 여러 음식도 익혀 두어야 해서 안동과 상주를 오가는 두 집 살림이 시작되었다. 3년은 느긋하게 시골살이를 배우고 익히며 지내자는 생각이었다. 귀향하고 상표 등록을 하면서 엄마와 충돌이 잦았다. 떨어져 있으면 궁금하고 걱정되고 눈앞에 있으면 마음에 차지 않는 딸이라고 결론에 닿았을 때 가출을 실행했고 제주도 한적한 마을에 한달 살기를 하면서 글을 쓰기 시작한다. 걷고 울고 쓰고 또 썼다.

 

갱년기가 어떨지 상상한 적도 없다보니 자다가 식은 땀이 흐르면 일어나 앉아 나이 들어가는 육체를 마주해야 하고, 어떤 놈이든 걸리기만 해봐라. 이 시기가 모든 순간에 주인공이 되는 시기, 앗싸! 나에게도 드디어 갱년기의 시기가 도래했다. 갱년기가 다 똑같은 게 아니라는 사실을 공감하고 공감을 하게 되었다.

 

가족은 세상에서 가장 단단한 이름이자 사소한 일로도 순식간에 해체 될 수 있는 모래성 같다. 두 딸내미 손을 잡고, 결혼 밖으로 나온 그날부터 이십여 년 늘 폭풍우 속에 서 있던 저자를 품어준 고향과 부모 형제가 있어 고맙다고 표현한다. 저자가 아홉 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엄마 나이 서른둘 나이에 종부로 네 남매를 데리고 살아온 삶이 말이나 글로 헤아려질 수는 없을 것이다.

 

저자의 고향집 당호 산수헌은 우복 정경세 종가이고 국가 민속문화재다. 25대 조부께서 진주에서 상주로 이거하셨고, 대를 이어 살고 있으며 고향집으로 터전을 옮긴 분은 15대 조부 우복 할배다. 삶의 형태가 바뀌는 데 따라 변화해온 것이다. 반바지를 입고 마루를 닦고, 들에 나가 직접 고추와 콩을 심고, 딸내미 우렁찬 목소리가 담장을 넘으면서 산수헌 사람들은 오늘을 산다고 말한다. 고택이라는 특별한 공간을 배경으로, 여성으로서의 생애와 감정을 담담하게 잘 풀어내고 있는 이 책을 덮으며 산수헌의 장맛이 매우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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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법을 바꾸면 통증이 사라진다 - 인생이 달라지는 ‘굽히며 걷기’의 기술
기데라 에이시 지음, 지소연 옮김 / 길벗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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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동작학 전문가가 알려주는 올바른 걷기의 힘이다. 9가지 통증별 걸음걸이 처방전, 상황별 올바른 걷기법, 등산하는 법과 달리는 법이 담겼다. 다이어트 겸 건강에 도움이 되려고 매일 걷기를 하고 있는데 걷는 법이라는 제목에 끌려서 읽어보게 되었다.

 

저자는 검도 전문가로서 옛 검도의 토대가 된 걸음걸이는 오래 걸어도 쉽게 지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걷는 법을 조그만 바꾸면 요통, 무릎 통증, 무지외반증 등이 개선될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의 움직임이나 스포츠의 성과 등도 훨씬 좋아진다. 현대인들의 뻗으며 걷는습관이 보행 수명을 단축한다. 목표는 근력에 의지하지 않고 편안하게 걷는 것인데 몸에 부담을 주지 않는 굽히며 걷기란 무엇일까? 책에서 전하고자 하는 내용은 좋은 걸음걸이로 이동하는 방법이다.





근력에 의지해야만 하는 뻗으며 걷기대신 근력에 의지하지 않아도 올바르게 걸을 수 있는 굽히며 걷기를 제안한다. 다리를 뻗으며 걸으면 내딛는 발의 근력으로 바닥을 밀어내게 되는데 굽히며 걷기는 근력에 기대지 않고 중력과 지면반력을 이용해 걷는 방법은 서서 발뒤꿈치를 붙이고 발목에서부터 몸을 앞으로 기울이면서 발을 내디뎌 전진한다. 이때 몸이 앞으로 기울어지는 힘이 중력이다. 이 힘은 무릎을 굽혔다 펴며 자세가 달라지는 순간 커지는데 큰 지면반력을 얻어 근력을 많이 사용하지 않고도 몸을 편안하게 앞으로 옮길 수 있다.

 

검도는 저자가 걷기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였으며 중학교 검도부에서 아이들에게 검도를 가르치다 아킬레스건에 부상을 입었다. 또 다른 이유는 아버지가 파킨슨병으로 걸을 수 없게 되었을 때 걸을 수 있느냐 없느냐가 인생의 중대한 기로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 발목 스트레칭으로 발목의 유연성을 높여줄 뿐만 아니라 발바닥 전체로 바닥을 밟는 느낌도 배울 수 있다. 어깨의 힘을 빼고 두 다리를 골반 너비로 벌린 다음 발끝은 약간 바깥쪽으로 돌린다. 양 발바닥을 바닥에 단단히 붙이고 선다.

 

무지외반증은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많이 나타나는 발의 질환이다. 심하면 통증 때문에 걷지못하기도 하고 통증을 피하려다 자세가 나빠진다. 그 결과 허리와 무릎에 나쁜 영향을 미쳐 또 다른 통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원인으로 주로 불편한 구두나 유전적 요인을 꼽지만, 걷는 법과도 관계가 있다.




상체를 약간 앞으로 기울이고 발뒤꿈치부터 발바닥 전체를 사용하자. 발끝에 체중을 싣는 자세에서 발뒤꿈치에 체중을 싣는 자세로 바꿔주는 교정 운동을 10회 반복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족저근막이란 발바닥 앞부터 발뒤꿈치까지 뻗어 있는 강한 섬유막을 가리킨다. 발바닥의 아치를 유지하고 보행 시 지면에서 전해지는 충격을 흡수하며 쿠션 역할을 한다. 발바닥에 큰 충격을 주는 동작을 반복하다 보면 발바닥의 근육과 힘줄에 가해지는 부담이 커져 염증이 발생한다.

 

산을 올라갈 때와 내려올 때 걷는 방법이 다르듯이 주로 사용하는 근육도 다르다. 산을 오를 때는 내려갈 때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므로 에너지 고갈에 주의해야 한다. 중요한 점이 바로 운동의 강도이다. 올라갈 때는 일정한 속도로 조금 힘들다는 느낌이 들도록 걸어야 한다. 건강에 도움이 되는 굽히며 달리기로 오래오래 즐겁게 달리라고 한다. 최근 많은 사람이 다이어트, 체력 증진,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달리기를 한다. 과도한 연습으로 부상을 입는 사람이 많은데 즐겁게 달리려면 합리적인 방법을 택해야 한다.

 

파트 4에는 걸음걸이가 달라진 사람들의 체험담이 담겼다. 스미다 씨를 처음 만났을 때 보행이 어려운 상태였기 때문에 고관절을 여는 스트레칭 등을 알려주고 매일 실천하도록 했는데 열심히 노력한 결과, 효과가 나타나 다시 걸을 수 있게 되었다.

 

저자는 걷는 방법을 연구하고 실천하면서 우리의 걸음걸이는 너무나 획일화되어 있다고 뼈저리게 느꼈다. 통증과 상황에 따른 걷는 법에서 걷기에 정답은 없다.”라고 말한다. 통증별 걷는 법에 관해서는 의료에 종사하지 않지만 좀 더 많은 사람의 통증을 덜어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하였다. 처음에는 서두르지 말고 기본이 되는 굽히며 걷기를 천천히 연습해 보라고 말한다. 산책을 하면서 약간 굽혀서 걸어보니 걷기에 편안함이 느껴졌다. 걷는 방법을 자세히 익혀서 통증 없는 걸음을 걸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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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읽는 인문학 수업 - 나이가 든다고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영민 외 지음 / 더퀘스트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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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읽는 인문학 수업]은 내가 누군지도 모른 채 살아가는 당신을 위한 자기 발견의 인문학이다. 다섯 명의 교수가 함께 썼는데 전공은 지리학, 심리학, 문예학, 언어학, 교육학으로 모두 다르다. 그들의 공통점은 모두 60대 전후라는 사실이다. 이 책을 통해 다르면 다를수록 아름다운 나로 거듭나보자.

 

인문지리학에서 장소감이라는 개념을 중요하게 다룬다. 제자리에 있을 때의 장소감은 모든 게 낯익은 것에서 느끼는 편안함이다. 여행은 낯선 곳에서 낯선 것들을 만나는 흥미로운 과정이다. 낯선 것들을 만나 겪는 난관을 슬기롭게 헤쳐나가는 과정에서 잠재되어 있던 나의 능력들이 발현된다. 여행의 궁극적 목적과 결과는 내가 누구인지를 정확하게 알아내는 것일 수 있다.

 

내 삶의 터전은 이 세상의 다른 수많은 장소와 결코 똑같지 않은 독특한 경관과 사람들로 구성된 딱 하나뿐인 곳이다. 여행은 별것이 아니다. 멀리 떨어진 저곳이나 가까운 이곳에서 낯선 것들은 당연히 낯설게 바라보고 그 속에 깊이 자리 잡고 있는 의미를 끄집어내 생각해보는 것이 그게 바로 여행이다.

 

변심한 애인 때문에 밤잠을 설치고 고민하던 학생은 저자에게 대신 연락을 해달라고 메일을 보내왔다. 떠나간 애인은 독립변수, 자신은 종속변수가 되어 피해의식에 완전히 매몰된 채로, 애인과의 관계를 되돌리지 않으면 다른 어떤 것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게 된다. 이별통보를 받았던 B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상대의 마음보다는 그래도 자기 마음이다.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하고 변화시키려고 하기 보다는 자기 마음을 불러 앉혀서 달래고 이 사태를 어떻게 보아야 할지 같이 의논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낯선 나 자신에게 손을 내밀고 받아들이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자연 또는 생태를 생각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작가는 장 자크 루소와 헨리 데이비드 소로다. 루소는 우주 만물을 움직이고 여기에 질서를 부여하는 존재자인 신을 인정한다. <월든>에 담겼듯이 소로 역시 루소와 마찬가지로 타인의 기준으로 살 것이 아니라 자신의 기준으로 살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자아를 추구했다. 소로가 <월든>의 독자에게 권고하는 것은 단순한 삶이다. 간소하게, 간소하게, 간소하게 살라! 제발 바라 건대, 여러분의 일을 두 가지나 세 가지로 줄일 것이며, 백 가지나 천 가지가 되도록 하지 말라.

 

한국인과 일본인의 인식의 차이에서 발견되는 한국인으로서 나를 발견하고 어쩌면 인생이란 배우고 공감하며 서로 다른 사람들과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 아닐까? 일본과의 비교를 통해 한국인으로서의 에 대해 생각지도 못했던 점을 발견한다고 말한다. 지금은 자신이 사는 지역과 공간을 넘어 다양한 자극을 경험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고정되고 안정된 가 아닌, 변화하면서도 그 변화를 즐길 줄 아는 가 필요한 시대다. 멀고도 가까운 일본을 제대로 아는 것이, 나를 보다 풍요롭고 가치 있는 존재로 만드는 방법이 될 것이다.

 

다양한 나를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인가? 다른 사람을 있는 그대로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인가? 그렇지 않다면 자신의 머릿속에 고정관념과 편견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그런 생각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해야 한다. 편견은 좁게는 어떤 집단이나 집단 구성원에 대한 비합리적이고 부정적인 평가”, 넓게는 잘 알지도 못하는 다른 사람, 다른 민족에 대해서 내리는 판단을 가리킨다.

 

[나를 읽는 인문학 수업]은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나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집필한 것이다. 인생이 흔들린다면 나를 돌아보고. 결국 모든 문제 해결의 실마리는 에 있다고 강조한다. 나는 완성이 아니라 끊임없는 발견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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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학개론
김승호 지음 / 스노우폭스북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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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돈의 속성]의 저자 김승호 회장의 신간이다. 사업을 시작하려는 분이나, 사업을 하는 분들에게 사장학 교과서처럼 사용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꼭 사장이 아니라도 언젠가는 은퇴와 독립을 거쳐 창업 전선에 합류하게 될 미래의 사장이 필요로 하는 내용이기도 하다.

 

[사장학개론]은 저자가 7년간 3천 명의 사장 제자들을 만나 [사장학 수업]을 진행하며 현실에서 겪는 다양한 문제에 대해, 사장들이 묻는 공통적인 어려움을 목차로 구성했다. ‘사장을 가르치는 사장으로 제자들을 가르치며 다룬 다양한 문제와 경양철학을 120가지 주제로 정리했다.

 

장사는 이익을 위해 물건을 사서 파는 행위로, 사업은 지속적으로 경영하는 것을 말한다. 일에 대한 능력으로 직원들보다 뛰어나면 장사고, 직원들이 사장보다 뛰어나면 사업이다. 다재다능하고 성실하고 유능한 리더로 알고 있지만 결국 혼자 일하고, 자신을 대신할 인재를 키우지 못하고 아무도 믿지 못하는 사람일 수 있다. 이런 사람들은 절대 사업의 영역으로 넘어가지 못한다.

 

사업체의 가장 큰 경쟁자가 나와 가깝게 있다면 장사의 영역을 벗어나지 못한다. 세탁소라면 골목에서 1등이 최종 목표이고 미용실이라면 그 동네에 있는 미용실이 경쟁자다. 흥미로운 것은 사업의 확장성이 업종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사장 욕망의 크기에 있다는 점이다. 수입을 만드는 방식이다. 장사를 하는 사람은 수입을 자신의 노동력에서 만들어 낸다. 내가 하는 일에 대한 거시적 시각과 목표가 나를 장사에서 사업으로 이끌어낸다.

 

사장의 큰 실수 중 하나가 사장의 언어로 말하는 것이다. 지시는 누구나 알아들을 수 있고 오해 없는 말이나 문장으로 간결해져야 한다. 사장의 권위가 매우 중요하거나, 수직적인 조직문화가 강조되는 회사의 경우, 사장의 지시가 명확해질 때까지 직원이 질문하는 일이 더더욱 어렵다.

 

여러 번 실패하면서 가장 잘한 일은 다음날 일어나 걸었다는 것이다. 실패했다고 집안에 처박혀 있지도 술을 배우지도 않았다. 아침마다 한 시간씩 걷기만 하면 된다. 무슨 생각을 하려 하지 말고 그냥 걷다 보면 머리가 비워지고 머리 안에 공간이 많이 생기면 저절로 새 생각이 들어온다.

 

돈을 다루는 4가지 능력은 돈을 버는 능력, 모으는 능력, 유지하는 능력, 쓰는 능력이다. 사업가도 아무리 많은 돈을 벌어도 이 4가지 능력 중에 하나라도 모자라면 부를 유지하거나 대를 이어 자산을 상속해 줄 수 없다.

 

작은 성공에 지나치게 아첨하는 사람에게 빠져들지 말고 이유 없는 비난에 상처받지도 말라. 원래 칭찬과 비난이 종이 한 장 차이거나 동전의 양면과 같다. 가장 많은 칭찬을 하던 사람이 가장 많은 비난을 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

 

저자는 자신의 회사 매장에 들러 상품이 필요하면 반드시 개인 카드로 지불한다. 만약 회장이나 사장이 가져가기 시작하면 유사한 직책에 있는 사람도 적당한 명분을 대고 같은 일을 할 것이다.

 

1인 회사부터 수십 명, 수백 명을 고용하는 사업주가 되는 과정에서, 단계별, 상황별로 변해야 하는 것이 있고, 반대로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들이 있다. 부지런함은 작은 기업의 사장에게는 최고의 덕목이고 초기에 기업이 커지는 과정에서는 부지런함과 성실함만 한 도구가 없다.

 

직원은 직장 내에서 업무상 내 지시를 받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직장을 벗어나면 이 관계는 사라진다. 상사라는 이유로 직원을 아랫사람 취급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아무리 편하게 따라도 따로 만나 식사하거나 방으로 불러 속닥이거나 하는 일은 지극히 조심해야 한다.

 

평소에 칭찬을 많이 하고 잘하는 사장들은 칭찬만큼 참견도 많은 경향이 있다. 참견은 직원들의 창의성을 죽이는 최고의 무기다. 때문에 칭찬과 참견을 자주하는 사장하고 오래 일하는 직원은 없다. 좋은 것도 매번 좋은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하면 조금 더 나를 살피게 될 것이다.

 

저자는 술 담배를 하지 않고 사업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사업을 하기 위해 술이나 담배는 전제조건이 아니라 성공하기 위한 개인의 능력과 마음가짐에 관한 것일 뿐이다. 가장 무서워하는 경쟁자는 책 읽는 사람, 존경하는 사람도 책을 읽는 사람이다. 경영자들은 늘 독서를 하기 때문에 당신도 다양한 책을 읽기를 권하고 있다. 이 책은 돈 버는 방법을 알고 싶고, 부자가 되고 싶은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도서이고 사장들에게 필독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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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거리는 고요
박범신 지음 / 파람북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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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박범신 작가가 데뷔 50주년을 맞아 산문집 [순례]와 함께 출판하였다. [두근거리는 고요]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 비교적 최근에 발표해 온 글이다. 신문이나 잡지에 게재했던 것, 팬클럽 와사등홈페이지 등에 쓴 소소한 것들을 모았다.

 

책은 저자가 고향 논산으로 내려간 뒤의 소소하고 의미 있는 일상들이 좋았지만 같이 늙어가는 아내 사랑이 돈독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순서는 알 수 없으나 아내와 나는, 젊은 날 철없이 맹세했던 대로 곁에서 죽는 것을 지켜보게 될 날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시간이 얼마나 남아있는지는 알 수 없다. 굴절 많았던 세월 속에서 아내와 함께 이만큼이나마 지내 온 것은 전적으로 아내의 사랑이 나보다 깊고 넓기 때문이다.

 

설날이면 제자들이 세배를 오는데 아내의 건강문제로 떡국을 끓일 처지가 되지 못해서 논산으로 내려온 뒤 인터넷에서 떡국 레시피를 찾아보았다. 제자들과 장을 보러 갔는데 사모님은 꼭 표고버섯을 넣었어요.”말했다. 선생님은 매년 드셨는데 기억 안 나요? 오금을 탁 박았단다. 아내에게 미안하고 미안했다. 서울에 한 이틀 다녀오면 와초재에 비닐봉지를 놓고 가는데 누가 햇냉이를 캐서 선물로 주고 간 것이다. 향내부터 최고의 봄호사가 아닐 수 없다.

 

한 남자가 <당신>이라는 책을 들고 나타났다. 남자의 아내는 평생 일만 하다가 간경화로 죽었다. 아내는 저자의 책을 소일하며 읽었는데 남자는 작가 사인을 받아 아내 기일에 산소에 바치고 싶었던 모양이다. “우리는 얼마나 많이, 이 봄, 이 여름, 이 가을이 아니면 못 볼 꽃을 그냥 지나쳐 왔을까.” 책 날개에 <당신>에 나오는 본문 한 구절이 씌어 있었는데 남자의 회한이 문장에 닿아있다고 느꼈다. 와초재에 찾아오는 사람이 많아서 오픈 하우스를 열었는데 전국에서 많은 사람이 모였고 나중에 그날 만난 독자들끼리 팬클럽 와사등을 만들었다.

 

문학은 우리에게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으며 아무것도 명령하지도 않는다. 그게 문학의 힘이다. 효용성이 주는 반인간, 반문화에 대해서도 효용성이 없으므로 그 결백으로 문학은 그걸 지적할 수 있으며, 그것은 현대문학의 의미 깊은 특권이기도 하다. 사람과 사람의 참된 만남, 참된 소통도 그럴 것이다.p71

 

저자는 반평생을 일벌레로 살았다. 15년여 동안 소설을 거의 사십여 권 가깝게 썼다. 연재소설을 한꺼번에 세 군데씩 쓸 때도 있었다. 일이 많으면 일에 치어 불안했고 일이 없으면 텅 빈 시간 때문에 불안했다. 빨아도 허기질 뿐인 엄마의 빈 젖을 빠는 기분이었다고 표현한다.

 

문화일보에 <외등>이라는 소설을 연재하다가 하루아침에 연재를 끊었고 절필 선언을 했다. 혼자 은둔해 있거나 유랑하는 시간이 늘어났다. 깊은 밤 헛것이 씌운 듯 혼자 헤매다가 죽을 뻔한 적도 있었고, 네팔 히말라야 오지에서 길을 잃은 적도 있었다. 다시 소설을 쓰기 시작했고 <흰 소가 끄는 수레>로 작가의 자리에 되돌아왔다. 절필하고 3년여, 1996년의 일이었다.

 

히말라야 지역을 매년 다녀오고 있다. 그곳에 가면 만년 빙하가 상징하는 초월적인 영원성을 눈으로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그곳 사람들의 소박한 삶이 오래된 기억들을 일깨워 첫 꿈을 되돌려 받는 듯한 내적 환희를 얻는다.

 

저자가 고교시절 가방을 든 채 가는 곳은 옥녀봉 발치 황산동 고수부지였다. 절대빈곤의 끝물이었으며 개발의 불꽃이 막 타오르기 시작한 연대였다. 길을 물을 곳은 책뿐이었다. 세계문학 전집부터 지식인 그룹이나 읽을법한 철학류 서적까지 마구잡이 독서에 빠져 살았다. 그곳은 우울한 소년이 지닌 자의식의 어두운 골방이기도 했고 그곳에서 도시락을 까먹으면서 종일 책을 읽었다.

 

이야기하는 바람이었던 거야 혼자 중얼거리기도 했다. 본래 산이 되고 싶었던 게 아니라 바람이 되고 싶었던 것이라 고쳐 생각하자 가슴이 확 열리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바람이 되기에 너무 많은 걸 소유하고 있었다. 아내와 세 아이가 있었고, 이층집이 있었고, 60여 권에 달하는 저서도 있었고 수많은 독자도 있었다. 결코 바람이 될 수가 없었다.

 

히말라야 트레킹을 다녀올 때마다 걷는 원칙은 그것, ‘함께 걷되 혼자 걷고 함께 걷는다이라고 한다. 혼자 걷지만 함께 가고 함께 걷지만 혼자 가야 고독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의미도 낚는 인생을 얻을 수가 있다. 영원이든 신이든 행복이든, 따져보면 모든 게 사랑이라는 이름의 길로 통합된다. “사랑만이 가장 큰 권력이다!” 작가가 전하는 메시지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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