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경철의 유럽인 이야기 2 - 근대의 빛과 그림자 주경철의 유럽인 이야기 2
주경철 지음 / 휴머니스트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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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권은 16~7세기를 다룬다. 카트린 드 메디시스, 오라녀공 빌렘, 루이 14, 레이폴트 1세와 카를로스 2세 등 왕가 혹은 왕에 준하는 인물들 5인과  과학자인 갈릴레오 갈릴레이, 예술가인 베르니니, 경제계 인물 존 로를 다룬다. 그리고 이 시대를 서술하는데 투기버블만큼이나 빼놓을 수 없는 시대의 광풍인 마녀 사냥까지. 1,2,3권 모두 저자는 시대를 대표하는 인물, 사건이나 어떤 시대적 징후(?)를 골고루 안배해서 책을 구성한다. 흥미로운 구성이다. 역사서를 읽을 때에는 본문 서술이나 논평 뿐만 아니라 이런 점에서도 저자의 시각을 엿볼 수 있는 것 같다.

 

1,2,3권 모두 저자의 기존 저작과 겹치는 부분이 있다. 1권에는 콜럼버스가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그해 역사가 바뀌다>에 있다. 코르테스, 말린체 이야기는 <대항해시대>와 그외 책들에 조금씩 있다. 3권에는 해적 이야기가 <대항해 시대>에 겹쳐 있다. 그런데 이번 2권은 기존 저작과 겹치는 분량이 가장 많다. 오라녀공 빌렘 이야기는 <네덜란드>에서, 마녀 사냥은 <마녀>에서 읽었던 이야기였다. 그래서 이번 2권이 읽으면서 가장 심심했다. (아니, 주경철 선생님 저작은 다 읽는 고정 독자팬인데 쓰다보니 오히려 안티같이 써 놓았네? 이런 죄송할데가!  이 논평은 본책 내용이나 수준과는 상관없이 독자의 개인적 소감과 아쉬움임을 밝힌다. 그냥, 안 읽은 내용을 많은 분량으로 읽고 싶었던 욕심에서 나온 말임)

 

책은 기본적인 사실을 서술하고 각 사건에 대한 학자들의 견해를 소개한다. 저자가 유럽인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 입장은 명확하다. 그 인물 그 사건이 근대 유럽을 형성해가는 전체 흐름에서 어떤 시대적 의미를 갖는가, 그 인물 그 사건이 그 시점에서 왜 중요한가를 밝혀 주는 것. 아래처럼.

 

 

 

이처럼 갈릴레오는 불완전성을 키우고 세계의 조화를 깨뜨렸다. 이는 기존 신앙과 철학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었다.

- 111

 

그러나 너무 무겁거나 진지해서 따분하지는 않다. 아래처럼 고급 개그도 있다. 읽다 쓰러질뻔.

 

합스부르크라는 이름은 현재 스위스의 아르가우 지역에 위치한 하비히츠부르크(Habichtsburg, 매의 성이라는 뜻, 번역하면 응봉동) 또는 옛 독일어 ‘hab/hap’(‘여울목이라는 뜻으로, 성 앞에 여울이 있었다)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 213 쪽

 

카트린 드 메디시스를 학살의 주범 악녀로 몰아가지 않은 시선도 좋았다. 그런데 카트린이 권력을 잡은 시점은 남편 사후이니까 그 이후 국정에 관여한 부분을 서술할 때는 대비라든가 모후로 칭하는 것이 좋겠다. 30쪽 같은 경우 프랑수아 2세를  섭정하는 카트린을 왕비라고 표기했다. 뭐 큰 일은 아니지만, 워낙 1권에 잘못된 호칭 가계도 표기가 많아서, 이런 사소한 부분도 좀 신경 쓰였다.

 

책 뒤쪽에 실린  에스파냐 합스부르크 왕가 계보도에 오류가 있다. 발루아의 엘리자베트와 펠리페 2세 사이에 오스트리아의 카를로스가 태어났다고 잘못 나와 있다. 1권에서도 그렇게 잘못 나왔는데 2권 역시 잘못 나왔다. 1권만 잘못 되었다면 실수라고 보겠는데, 1권에 이어 2권까지 잘못 나온 것을 보니, 좀 염려스럽다. 이런 걸 못 잡아내다니, 편집팀, 과로하시는 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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