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혼 시대 - 낡은 결혼을 졸업할 시간
스기야마 유미코 지음, 장은주 옮김 / 더퀘스트 / 2017년 2월
평점 :
절판


 

저자는 40대에 남편과 갈등으로 고민하다가 이혼은 않은 채 남편과 따로 살아본다. 자신의 결혼생활을 돌이켜 보다가 다른 부부들의 결혼 생활을 취재하기 시작한다. 이혼은 하지 않고 따로 살거나, 동거해도 상황에 맞춰 부부 관계와 역할을 바꿔 사는 부부 6쌍의 이야기를 책에 담으며  ‘결혼을 졸업한다’는 의미의 '졸혼'이란 단어를 만들어 사용한다.

 

 

책 표지에 도발적으로 인쇄된 '졸혼 시대', '낡은 결혼을 졸업할 시간'. '나와 가족이 더 행복해지는 관계 혁명'이란 말에 혹해서 읽어 보았다. 기대했던 엄청난 새시대의 징후 같은 것은 없었다. 그냥 별거 부부, 주말 부부, 역할 바꿔 사는 부부 이야기였다. 좀 도발적이라고 해 봤자 전통적인 주부 역할에 질린 아내가 이혼은 싫지만 다른 삶을 살고 싶어 기존 결혼 관계를 벗어나서 살자고 요구하는 부분이 조금 있을 정도. 그런데, 그게 뭐가 대수일까? 아래 인용부분처럼,  

 

 

우리는 한 팀이기 때문에 누가 풀을 베러 가든 누가 강에 빨래를 하러 가든 상관없습니다.

- 187쪽에서 인용 

 

졸혼이든 뭐든 둘 사이에 합의만 되면 그들의 생활이니 별 문제 아닌듯 싶다. 위의 말은 아주 상식적이지 않은가? 남편 가토는 자신의 직업을 갖지 않고 요리 연구가인 아내 와키를 뒷바라지하며 가사와 양육을 담당하면서 위와 같이 말한다.

 

그러니까 졸혼이란 결혼을 졸업하는, 이혼 대신에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고정된 성별 분업에 바탕한 결혼을 졸업하고 부부가 새로운 관계를 모색하는 것이 되어야 하는 것 아닐까? 하지만 무리데쓰. 가토는 20대에 해외에서 살았기에 저런 유연한 사고를 갖게 된 거였다는 게 함정. 열도와 반도의 흔한 남자는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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