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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 땅으로 내려오다 - 일리인이 들려주는 선사시대 이야기 ㅣ 책상 위 교양 15
미하일 일리인 지음, 이종훈 옮김 / 서해문집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고인류학 쪽은 워낙 새로운
발견이 있을 때마다 기존 학설이 뒤집히는 일이 잦은 분야다. 이 책은 1940년에
출간되었기에 이 점은 일단 염두에 두고 읽어야 한다. 시대에 뒤떨어진 부분이 꽤 있다. 그러나 읽어볼만하다. (70년 전 당시까지 나온 )
사실에 대해 해석하고 의미 부여하는 내용이 좋기 때문이다.
얇은
분량이고 제목이 살짝 유치해서 아동용인가 싶었는데 도서관에 가보니 아동, 청소년 도서실이 아니라 성인 도서실 선사시대 책장에 있었다. 내용을
보니 큰 흐름 서술이야 다른 책들과 비슷한데, 사이사이 예로 드는 사항이 다른 두꺼운 책에도 없는 흥미로운 내용이 많았다. 농경을 시작하고
가축을 길들이면서 부의 척도는 소를 얼마나 많이 소유하고
있는지에
따라 좌우되었는데, 소는
언제나 옷감이나 무기와 교환할 수 있었기 때문에 최초의 청동 화폐는 벗겨져 펼쳐 놓은 소가죽 모양으로 만들어졌다든가, 신석기를
대표하는 유물인 빗살무늬 토기에 빗살무늬가 있는 이유라든가, 세계 언어에 현재까지도 남아있는 고대 언어식 사고방식의 잔재 등등,,, 재미있어서
입맛 다시며 읽었다.
인간은 노동하는 과정에서 세계에 대한
인식을 한층 넓혀 가며 다양한 대상의 속성을 파악했다. 선사시대
인간은 보편적 법칙을 수립할 줄 몰랐다. 따라서
모든 것이 그들의 눈에는 생소하게 다가왔다. 그러나
노동을 통해서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돌이 똑같지 않다는 사실을 알아냈고, 돌은
제각기 다른 성질을 갖고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중략)
마침내
학문, 즉
대상에 대한 개념이 처음으로 형성되었다. 인간은
세계 속에 존재하는 자연의 법칙을 파악했다.
- 본문
190쪽에서 인용
위
인용부분처럼 구 소련 지식인로서의 시각이 반영된 부분도 재미있다. 노동하는 과정에서, 노동을 통해서,,,, 흠.
아무리
봐도 원래 이런 얇은 분량에 맞춰 집필한 책 같아 보이지 않는다. '편역'이라고 되어 있는데, 아마 두꺼운 원서를 역자가 간추려 낸 책이지
싶다. (아아, 원전을 보고 싶다. 그런데 러시아어라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