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맨과 레비스트로스 - 문명과 야만의 진정한 의미 찾기, 최협 교수의 인류학 산책 비행청소년 5
최협 지음 / 풀빛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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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기 시대 쪽을 읽다보니, 아무래도 문자 기록 이전의 시대인지라 역사서보다 고고학이나 인류학 쪽으로 가서 읽게 된다. 학자들은 현재에도 구석기 시대 수렵채집 생활을 하고 있는 고립된 부족들을 연구하여 구석기 시대 우리 조상들의 삶을 추정한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쿵족'에 대한 부분을 읽게 되었는데,,,, 어라? 내가 '쿵족'을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어디에서 읽었더라,,,, 책장을 뒤져 찾아보니 바로 이 책에서였다.

 

그런데, 어라? 어라? 읽다가 깜짝 놀랐다. 어쩜 21년전에 나온 책이 이렇게나 좋을 수가 있을까? 쿵족 부분만 발췌독하렸는데 그만 처음부터 다 읽어버리고야 말았다. 대단한 책!

 

이 책은 문화인류학의 기본 개념을 대중적으로 풀어 설명하여 인류학 초보 독자들에게 쉽게 다가가는 장점은 물론, 인간 사회와 문화에 대한 편견을 깨 주는 보너스 장점까지 가지고 있다. 특히 구석기 시대의 여아살해와 연관지어 한국의 성평등 문제를 서술, 비판한 부분은 전혀 21년전에 나온 책이라고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시의적절하게 보일 정도다.

 

우리가 미개사회라고 부르는 야노마뫼족은 공공연하게 여아를 살해하고 외견상 잔인하며, 그 결과 역시 전쟁과 같은 야만적인 모습으로 나타난다. 이에 비해 반만 년 역사와 문명을 자랑하는 한국에서는 여아 살해 관행이 은폐되어 있다. (중략) 여기서 우리는 야만과 문명의 진정한 의미를 되씹어 보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인류학에서 말하는 자민족 중심주의와 문화적 상대주의에 대한 논의를 떠올리게 된다.

- 본문 중 '야만에 대한 편견' 꼭지에서 인용

 

역시, 좋은 책의 기본은 정확한 정보 제공뿐만 아니라 올바른 시각에서 오는 것. 검색해보니 이 책은 현재까지 절판되지 않고 독자의 사랑을 받고 있었다. 그럴만 하다. 내용도 좋지만 스테디셀러란 어때야하는가에 대한 공부까지 시켜주는 책이다. 지식과 더불어 올바른 세계관을 갖고 싶은 청소년 독자, 인류학 초보 독자는 물론, 글쓰기에 고민이 많은 저자분들께 강추.

 

여튼, 이런 전차로, 2017년의 발렌타인데이는 21년만에 만난 옛 연인 아니 옛 책과 같이 보냈다는. 그는 여전히 멋졌다는.

 

 

 

- 내가 가진 구판 표지는 이렇다.

 

 

- 21년전 나온 초판 1쇄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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