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는 왜 이상해졌을까? - 부끄러움을 모르는 카리스마, 대한민국 남자 분석서
오찬호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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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내말이~ ! 어릴 때는' 저 아저씨들은, 저 할아버지들은 왜 저렇게 이상할까?'라고 생각했었는데, 내가 성인이 되어 보니 내 주위 남자애들이 점점 이상해지고 있는게 아닌가. 제일 이상한 게, 남자들은 나이들어가면서 별거 아닌 일로 자신을 무시한다면서 화 내는 거! (자매품 : 여자들은 나이들어가면서 별 거 아닌 일로 서운하다고들 하는게 이상하다)

 

저자는 1978년생이다. 아직까지는 한국의 이상한 아저씨 대열에 끼지 않는 나이. 사회학자인 저자는 자신이 직접 경험한 국내 현실을 토대로 여러 사회학 서적을 통해 한국 남자들이 나이들수록 이상하게 변해가는 이유를 파헤친다. 군대에서 폭력에 의한 복종을 배우고, 학교에서 권위주의와 경쟁 위주 문화에 물들고, 사회가 원하는 강한 남성상을 연기하다보니 공감 능력을 상실하고 약자와 여성 혐오를 당연시 여기게 된다는 것. 한쪽(여성)은 폭력을 조심하고 피하도록 길러지고 다른 한쪽(남성)은 폭력이 폭력인 줄 모르게 길러지는 것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설명을 해도' 놀라운 상상력을 보여주는 이들이 한국에는 너무도 많다. '여성혐오를  중단하라'는 말에 '왜 모든 남자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보느냐'고 응수하는 이들이 대표적이다. 이때마다 "그런 뜻이 아니라, 한국처럼 성별 불평등이 심한 곳에서는  여자를 남자와 동급으로 보지 않는 시선이 존재할 수밖에 없는데 이는 합리적 이성을 가지지 못한 누군가의 여성혐오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해명하다가는 말 그대로 논쟁하다가 지칠 뿐이다. 이와 비례하여 사회가 변화할 동력은 사라진다.

- 17쪽

 

그러나 저자는 남자가 일방적 가해자니까 반성하라는 주장만을 하고 있지는 않다. 남자 역시 이 잘못된 사회문화의 희생양이다. 그러나 잘못된 것을 다함께 이야기해보고 고쳐가면 될 것을, 그 놈의 '가오'때문에, 자신의 억울함을 더 약자인 여자들을 무시하거나 이용하면서 보상받으러 하다보니 악순환이 계속된다는 것. 약해진 한 쪽(여성)은 생존을 위해 더 강한 남자 요구하게 되니 이 또한 악순환. 이 악순환을 끊어내자는 목소리를 남성인 자신들을 감히 여자들이 여자 주제에 공격한다고 생각하니,,,, 하아, 답답하다. 왜들 이러나?

 

해외 학자들은 아시아 국가들 중에서 한국의 자본주의가 유독 가파르게 성장한 이유로 (군부독재 외에도) ‘남자들의 사고방식’을 손꼽는다. 한국의 남자들은 ‘자본주의 노동 세계’에 본격적으로 발을 딛기도 전에 학교와 군대에서 이미 자본가가 ‘부려먹기에’ 최적화된다는 말이다.

- 118쪽

 

저자는 군대에 주목한다. 위 인용부분에서처럼, 한국 남자에게 군대 경험이 얼마나 인성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며, 한국 사회에 군대 문화가 기본으로 깔려 있는지를  저자는 일관성있게 말한다.

 

전체적으로 공감이 가는 부분도 많았고 이건 좀,,,, 싶은 부분도 있었다. 남성이든 여성이든 읽어보면 서로의 성장과 관계에 도움이 될 부분이 많은 책이다. 여튼, 제발 내 주위 남자들이 좀 이상해지지 않았으면. 얼마든지 존경하고 사랑해 줄 테니 같이 읽고 이야기하고 고민하며 같이 성장해가자구요. 이런 것을 함께 이야기해보자고 제안했다고 자신을 나쁜 남자로 몰고 무시한다며 화 좀 내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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