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도자기 여행 : 서유럽 편 유럽 도자기 여행
조용준 지음 / 도도(도서출판)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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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준 저자의 이번 <도자기 여행 서유럽편>의 여정은 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이다.

 

서유럽 도자기의 역사는 711년에 시작한다. 이 해에 우마이야 왕조가 이베리아 반도를 침공함에 따라 고대 이집트와 페르시아에 뿌리를 둔 이슬람의 도기 문명이 전파된다. 이로부터 러스터 웨어와 마욜리카, 타일 장식인 아술레호 제작의 역사가 시작된다. 1300도 고온을 견딜 수 있는 흙이 없어 자기를 못 만들던 실정 때문에 스페인은 도자기보다 아술레호 문화가 더 발달했다. 아술레호는 이슬람의 영향을 받은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타일 장식을 일컫는 스페인어다.  러스터웨어은 광택 유약 도기를 말한다. 751년 탈라스 전투때 포로가 된 당나라 도공이 당시 아바스 왕조의 수도인 바그다드로 가서 러스터 제조법을 전파한다.  러스터는 북아프리카 이슬람 문화권에서 지중해를 건너와 스페인의 세비야와 발렌시아에서 발전한다.  이들 광택유약 도기나 주석유약 석기 혹은 도기가 스페인 마요르카 섬을 거쳐 이탈리아로 전파된다. 그게 마욜리카 도자기이다. 이탈리아의  마욜리카 제작 중심지는 파엔차이기에 프랑스에서 마욜리카는 파이앙스로 불린다. 그러나 희고 값싼 자기가 출현함에 따라 18세기 들어 마욜리카는 쇠락하게 된다. 프랑스의 파이앙스 시발점은 이탈리아와 가까운 리옹이었다. 1768년, 리모주에서 고령토가 발견됨에 따라 프랑스 자기 역사에 새 시대가 열린다. 당시 설립한 마담 퐁파두르의 세브르 자기는 현재 관요가 되어있다. 영국의 경우 도자기 산업이 왕실 주도가 아니라 민간 주도였다는 점이 독특하다. 영국은 본차이나 기술을 개발한다. 우스터, 포트메리온, 앤슬리, 웨지우드, 로얄덜튼 등 귀에 익은 브랜드가 많다.  

 

저자는 위와 같이 서유럽 도자기의 역사를 자신의 여정에 따라 서술한다. 당시 유럽 대륙의 역사와 도자기 산업의 발달사를 저자의 감상과 함께 들려준다. 유럽 도자기 여행 시리즈의 다른 책들에서 보다 저자의 감상이 많이 들어간 편이다. 화려한 아술레호 타일 장식을 한, 발레가의 성모 마리아 성당을 거대한 꽃 상여에 비유한 부분이 인상 깊다.

    

책 뒤에 유럽 도자기 연표와 참고문헌, 참고사이트 목록이 잘 나와 있다.  성당, 도자기박물관, 공장 소개도 충실해서 이 지역 여행 여정을 짤 때 참고할만하다. 편집도 사진 인쇄도 동유럽편보다 좋다. 저자나 편집팀이나 참 힘든 작업이었을 것이다. 솔직히, 고료는 비행기삯도 안될텐데, 이 정도면 저자분이 순전히 열정과 사명감만으로 쓴 책이다. 존경한다.

 

하지만, 이렇게 힘들게 쓰신 책, 이왕이면 좀더 완성도를 높이게 섬세하게 검토해주셨더라면,,, 싶은 생각이 든다. 하룻강아지인 내 수준에도 오류가 너무 많이 보인다. 주제넘은 조언으로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책 내기 전에 역사지식 있는 지인에게 원고를 보여주고 검토를 부탁해 보시는 것이 어떨까.

 

 

*** 오류

 

1 표기상 문제.

 

공작을 왕자로, 여공작을 공주로 표기한 부분이 많다. 방문한 곳의 영어 팜플렛에 나온 '프린스'와 '프린세스'를 그대로 번역해서 책에 옮기셨나, 싶다. 섭정(regent) 왕자를 마치 프랑스 왕자라고 하듯 '리젠트 왕자'라고 쓰신 것은 정말 아니다. (그런데 저자의 다른 책인 <펍, 영국의 스토리를 마시다>에는 웨일즈 왕자 부분 설명이 잘 되어 있다. 저자분이 몰라서 리젠트 왕자, 웨일즈 왕자,라고 쓰신 것이 아니라 자신은 당연히 알기 때문에 독자들도 알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옮기신 것 같다) '커즌'도 다 '사촌'으로 옮겼다. 그런 부분이 많이 보이는데, 예를 들자면

 

나폴레옹은 유일한 누이로 무척 사랑했던 엘리사를 이탈리아 중부 루카-피옴비노 공국의 공주, 이후에는 토스카나 대공으로 임명해 토스카나와 중부 지방을 통치하게 했다. 383쪽

 

=> 공주가 아니라 여공작.

 

웨지우드가 이때 공장을 설립할 수 있었던 데에는 먼 사촌인 사라 웨지우드와의 결혼이 결정적인 이유가 됐다. - 583족

 

=> 먼 사촌이 아니라 먼 친척.

 

2 역사 오류

 

또한 교황 칼리스투스 3세와 알렉산데르 6세도 바티칸의 방들을 치장하는 데 마니세스 타일들을 사용했다. 이 두명의 교황은 발렌시아 출신의 부자 관계다. - 107 ~ 108쪽

 

=> 교황 알렉산데르 6세의 이름은 로드리고 보르자. 친부는 호프레 에스크리바였다. 칼리스투스 3세는 외가 쪽 삼촌으로 이름은 알폰소 데 보르하 오 보르자. 알렉산데르 6세는 부친 사망 후 외가인 보르자 가문 성을 따랐을 뿐이지 둘이 부자 관계였던 것은 아니다.

 

3 역사 용어 설명 오루

 

중세 포시타노는 아말피 공국(도시국가)에 속해 한 항구의 기능을 했다 - 342쪽

 

=> 공국은 공작이 다스리는 국가. 단순 도시 국가가 아님. 노르망디 공국이나 아키텐 공국 영토는 당시 프랑스 국왕 영토를 위협할 정도 크기였음.

 

4 사관의 문제

 

불과 1백만 정도의 소수 인구가 전 세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광대한 지역에서 인도인, 페르시아인, 투르크인, 말레이인, 브라질 인디언 등 수많은 적들과 맞서 싸우고, 게다가 프랑스, 영국, 네덜란드의 견제와 전쟁을 돌파하면서 세운 이 업적이 과연 어떻게 가능했을까. - 245쪽

 

=> 포르투갈의 업적을 긍정적으로 서술하는 대목인데, 침략자의 입장에서 서술한 부분에 문제가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어릴적 학교 다닐 때 배웠던 서구 제국주의자들의 입장에서 기술된 역사 교과서의 사관대로 쓰지 않도록 주의하셔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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