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가 말하지 않는 진실 - 그림 형제의 동화 경북대학교 인문교양총서 24
김정철 지음 / 역락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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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서점의 상세 페이지에 리뷰는 커녕 목차도 내용 소개도 없는 책이지만 저자분을 믿고 읽었다. 물론, 만족스럽다.

 

같은 저자의 <그림 형제의 동화>와 겹치는 내용이 많기는 하다. 앞 부분은 그림형제가 독일에서 차지하는 위상, 문학적 의의 등을 설명한다. 단적으로, 유럽 연합의 단일 통화인 유로화가 통용되기 전 독일의 화폐 단위인 마르크 화를 보면 그들의 위상을 알 수 있다. 최고액권인 1000마르크 지폐에 그려진 초상 인물이 그림 형제니까. 그렇게 많고도 위대한 독일의 철학자, 과학자, 음악가들을 제치고 말이다.  그림형제는 독일 민족의 문화와 정신이 담겨 있는 동화를 수집함으로써 민족의 자주성을 과시함과 동시에 독일 민족의 미래를 보장하려는 분명한 의도를 가진 사람들이었다.

 

재미있는 부분은 뒷부분, 그림 동화에 숨겨진 비밀이 나오는 부분이다. 저자는 마녀라든가 마술, 주문, 중세 문화와 역사가 반영된 부분의 유래를 설명해 준다. 엽기, 잔혹,,,, 이런 코드가 아니라 학구적인 방향이다. 그동안 내가 중세유럽사 읽으면서 막연히 짐작하던 부분이 저자분의 신뢰감 있는 전공자의 손으로 매듭 풀리듯 술술 비밀이 풀리는 것을 보며 감탄을 거듭했다.

 

그러나, 나는 입가에 흐르는 침을 닦아가며 읽을 정도로 무진장 재미있었지만 다른 사람들은 어떨지 모르겠다. 전반부가 좀 전문적이고 지루한 감이 있다. 좋은 조언자를 만나서 대중적으로 풀어 보았더라면 더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았을만한 책인데, 참 아쉽다. (아아, 서당개 3년 하다보니 이제 책 읽으면 이런 점이 자꾸 눈에 들어온다)

 

어느 정도 공부를 하면 이런 게 다 보이는 것일까. 나의 부족함을 통감하며, 조금 절망하며, 이 저자분의 다음 책을 기다린다. (몰래 이 분이 강의하는 대학에 가서 도강하고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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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20 18: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자유도비 2016-10-24 17:24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댓글을 이제 봤네요.
흥미로운 답사였을 것 같습니다. 말씀해 주신 책도 검색해보니 제가 관심 갖고 있는 내용이군요. 책, 찾아 읽어 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