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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사전 - 게임 시나리오를 위해 꼭 알아두어야 할 110가지 추리 규칙·트릭·이론 ㅣ 비즈앤비즈 게임 크리에이터 시리즈 7
미스터리 사전 편집위원회 지음, 곽지현 옮김, 모리세 료 감수 / 비즈앤비즈 / 2012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정말 성실하고 유용한 책이다. 이 책의 가치는 쟝르, 상황, 캐릭터, 트릭, 도구와 장치, 이론 등 6장으로 크게 정리된 목록 아래 세부
꼭지들 이름만 읽어봐도 알 수 있다. 거의 영국과 일본 추리소설 위주이긴 하지만 프랑스와 미국 소설도 주요작은 다 나온다. 간단한 내용 소개
정도가 아니라 여러 작품을 넘나들며 이론을 적용해 설명한다. 한마디로 충실한 내용이 담긴, 잘 만든 사전이다.
관련 시대배경도 잘 나와 있다. 이를테면, 사회파 미스터리를 정의내리는 부분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이런 장르가 성립되고 지지받았던
배경은, 당시 일본에서는 국민소득배증계획(1960년 이케다 내각 아래에서 책정된 장기 경제계획)으로 대표되는 고도 경제 성장기의 급격한 변화로
인한 불안 때문에사회문제에 관심이 커진 데에 있다. (28쪽)'라고. 아놔, 모든 이야기는 역사로 통하누나!
사실 나는 미스터리 장르소설보다 기차와 근대, 대중문학의 발생 쪽에 관심이 가서 찾아 읽었다. 예상대로, 이 책에 관련 내용이 많았다.
글쎄, 이런 대목까지 이 책에 있지 뭔가.
교통 시설을 이용한 밀실 살인사건이 추리소설에 사용된 것은 1830년대 유럽에서 여행 가이드북 출판이 일반화되고 근대 관광 산업이 발흥하기
시작하면서 1860년 12월 6일에 뮬하우젠발 파리행 열차에서 일어난 밀실 살인사건(포완소 사건)이 하나의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된다. 이 사건은
당시 작가들을 자극해, 열차 내 밀실 살인을 제재로 하는 작품도 몇몇 발표되었다. 여행지에서의 살인을 다룬 트래블 미스터리는 이런 19세기 말
사회 상황을 배경으로 성립된 것이다.
이러한 트래블 미스터리를 일본에 보급한 일인자가 니시무라 교타로라는 점에는 감히 이론이 없을 것이다. 1960년대 중반 본격 미스터리와
사회파 미스터리 작품으로 데뷔해, 1978년 마침 그 당시의 블루 트레인 붐으로 크게 히트한 <침대차 특급 살인사건>이후, 열차와 그
정차역 또는 종착역 주변의 관광지를 무대로 한 트래블 미스터리 작품을 차례차례 발표했다. (중략) 이러한 니시무라의 작품이 절대적으로 관광객
수나 승객 수에 영향을 미치면서, 한 철도 회사의 중역은 자사의 신형 관광 열차의 선전을 위해 니시무라에게 이를 무대로 한 작품을 집필해 달라고
간절히 부탁했다. 이를 받아들인 니시무라의 작품이 간행된 후 바라던 대로 그 열차를 이용하는 관광객이 급증했다는 에피소드마저 남아있다.
- 238 ~239쪽
마지막 참고 문헌 정리한 부분도 대단하다. 아아, 색연필로 줄 치며 한 권씩 읽어줘야할 책들의 목록이다. 어쩌란 말인가, 끝까지 이 책은
심히 유용하다. 편집은 좀 촌스럽지만 내용이 단단하니 봐줄만 하다. (그래도 같은 삽화를 3,4번씩 각각 다른 꼭지에 쓰는 건 좀 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