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캔들 세계사 3 - 로코코의 여왕에서 신의 분노 흑사병까지, 화려하고 치명적인 유럽 역사 이야기 풍경이 있는 역사 3
이주은 지음 / 파피에(딱정벌레)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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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베럿 브라우닝이 아동 노동을 고발한 시를 찾다가 읽게 된 책이다. 엘리자베스와 로버트 브라우닝 부부의 사랑시가 워낙 유명해서인지, 영문학 쪽으로 봐도 엘리자베스가 쓴 사회 고발 시를 찾기가 쉽지 않다. 검색해보니 이 책 목차에 엘리자베스 베럿 브라우닝이 있었다. 덕분에 그녀의 생애와 작품을 알게 되어 좋았다.

 

친가인 배럿 집안이 17세기부터 서인도 제도 자메이카에서 사탕 수수 농장, 제분소, 유리 공장을 운영하며 노예를 부리면서 부를 축적했건만, 엘리자베스는 노예제 폐지를 주장했다고. "나는 서인도 노예 소유자 가족에 속해 있어요. 만약 내가 저주를 믿는다면 두려워해야 마땅할 일일 것입니다."라고 말하며. 세상에, 이런 시인을 사랑시 쪽으로만 단편적으로 기억하다니. 게다가 사회 고발 시도 많이 쓴 사람인데.

 

엘리자베스는 아동 노동은 끔찍한 짓이라며 아이들이 얼마나 힘든 삶을 살고 있는지 1842년에 발표한 시 <아이들의 울음The Cry of the Children>을 통해 고발하였습니다. 이는 많은 사람들의 동조와 공감을 얻었고 하루 15시간 이상 노동이 일상다반사였던 당시 영국에서 10시간 이상 노동을 금하는 법을 통과시키는 데 큰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 본문 226쪽에서 인용

 

"우린 지쳐서 달리거나 뛸 수 없어요. (중략)

왜냐면 하루 종일 우리는 석탄처럼 어두운 지하 탄광에서

무거운 짐을 질질 끌고 다녔거나

하루 종일 공장에서

쇠바퀴를 빙글빙글 끌어야 했으니까요."

- <아이들의 울음> 중에서, 본문 228~229쪽에서 재인용

 

이 외에도, 흥미로운 에피소드가 많다. 퐁파두르 부인이나 마녀, 흑사병 이야기처럼 다른 대중 역사서와 겹치는 꼭지도 많지만 첫번째 이야기인 바인스베르크의 여인들 이야기는 처음 접했다. 이런 이야기를 동유럽 민담에서만 읽어봤는데 실재 사실이라는 것은 처음 알았다.

 

구어체여서 역사책 접근 어려워하는 독자들에게 편하고 재미있게 읽힐 것 같다. 발랄한 문체로 쉽게 서술하는 능력을 가진  작가다. 하지만, 흑사병 부분에서 "그러다가 런던을 잡아먹다시피 했던 런던 대화재로 인해 얼떨결에 소독이라도 된 것인지 겨우 수그러듭니다.(33쪽)"라고 서술한다거나, 정신병으로 살인까지 저지른 샤를 7세를 서술하면서 "어릴 적엔 그저 왕과 왕비님에 대한 화려한 상상에 가슴이 설레곤 했는데 왕 노릇하는 것도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닌 걸 보니 역시나 현실은 슬프게도 현실적이네요.(58쪽)"라고 논평한다거나,,,, 이런 부분이 좀 걸린다. 내가 좀 구식인지는 몰라도, 대중 역사 에세이 책이지만, 대중 대상이기때문에 역사 논평과 서술에 더 신중해야하는 그런 점이 분명 있다는 생각이다. 이 부분은 작가가 좀더 고민해주었으면 좋겠다.  

 

표지의 인물은 에드워드 7세 왕비인 알렉산드라이다. 그런데, 이 인물에 대한 꼭지는 없다. 의아하다. 출판사에서 책 내용과 상관없이 그냥 예쁜 공주 이미지를 갖다 쓴 것 같다. 그래서 편집/구성에서 별은 두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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