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권은 아켕씨네 가족이 해체된 이후 레미가 다시 유랑에 나서면서 시작된다. 레미는 알렉시를 만나러간 바르스 탄광에서 일하다 사고를 겪기도
하고 마띠아와 공연하여 번 돈으로 양어머니인 바르브랭 엄마에게 새 암소를 선사하기도 한다. 가짜 가족인 드리스콜 가족에게 갔다가 범죄자가 될
뻔하기도 하지만 무사히 위기를 극복하고 밀리건 부인을 다시 만나 친모자 관계임을 알게 된다. 여기까지는 어른이 된 레미가 회상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마지막 장은 현재로 돌아와서 후일담을 전하며 해피엔딩.
가스빠르 삼촌은 곡괭이질을 하는 광부였다. 다시 말하면 곡괭이를 가지고 광산에서 석탄 캐는 일을 했다. 알렉시는 가스빠르 삼촌의
운반광부였다. 즉, 광산 안에서 석탄을 추출하는 데서부터 수갱까지 캐낸 석탄을 실은 운반차라고 불리는 화차를 레일 위로 밀어서 운반하는 일을
했다.
- 본문 59쪽
<집 없는 아이>에서 내가 관심있는 부분은 바로 이 탄광의 아동노동 부분이다. 이때 레미의 나이는 겨우 10살이었다. 그런데
탄광에서 일을 한다. 이 소설에는 엥겔스의 <영국 노동계급의 상황>처럼 충격적이고 비참한 묘사는 없다. 그러나 산업혁명 시기의 아동
노동 방식을 엿볼 수 있어 흥미롭다. 성인 남성 광부와 2인 1조가 되어 일한다는 점에서, 당시 광산의 고용 관행이 '하청제'라는 것을.
광산에서의 하청제는 이렇다. 광산 사업가는 광부 리더만 고용한다. 광부 리더는 광부를 모집한다. 광부는 조수를 스스로 고용해서 일하는데, 대개
이 조수는 광부 자신의 자녀이거나 아내였다. 그러니까, 이 시기 탄광에서 혹사당하는 아동들이나 여성들이, 탐욕스런 자본가에게 고용되어 굶고
맞으면서 강제로 일한 것이 아니라, 아버지나 남편이 시키는 일을 했다는 것! 아놔, 이 사실을 알고 나니 더 비참한 기분이 든다. 그 시기
아동과 여성들은 자본가와 가부장의 착취, 둘다 당해야 했던 건가?
국내 유일의 완역본이데, 현재 절판인 게 아쉽다. 비록 내가 리뷰는 레미의 탄광 노동에 집중해서 썼지만, 작품은 전체적으로는 19세기
프랑스 현실을 잘 반영한 것은 물론, 인간과 동물에 대한 신뢰와 사랑이 넘치는 아름다운 아동 문학이다. 읽으면서 여러번 나도 몰래 눈물이 맺힐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