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도에 관하여 - 나를 살아가게 하는 가치들
임경선 지음 / 한겨레출판 / 201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요새 좀 팔리고 읽히는 책은 거의 실용서 아니면 자기계발서, 고전적 문학도서의 범주에서 보자면 에세이류이다. 세간에 화제가 되거나 베셀인 경우, 궁금한 마음에 덩달아 읽어보지만,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러기에 이 책 역시 별 기대 없이 펴들었는데,,, 좋았다. 저자 스스로 칼럼에서 '나에게 월급을 주는 책'이라 자랑할 만하다. 

 

책은, 저자가 삶의 가치로 삼는 다섯가지 태도에 관하여 말한다. 그 다섯 가지 태도란, 자발성, 관대함, 정직함, 성실함, 공정함이다. 이렇게 말하면 책이 철학적 관념적 서술 위주일 것 같지만 그렇지는 않다. 저자의 이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전개된다. 내 또래 나이, 나와 같은 생물학적 성을 가진 저자가 쓴 글이라서 그런지, 이 나이 즈음에 이런 경험을 할 즈음에 마음 다잡는 이야기들에 공감이 갔다. 응석 없이 과장없이 자기 몫의 삶을 성실히 살아내는 모습이 좋았다. 

 

 

 

항변하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나이 서른 넘어서까지 그럴 수는 없다. 어느 시점이 되면 어떻게든 꾹 삼키고 알아서 처리해버려야 한다. 애초의 원인 제공자가 누구든, 누구나가 인생의 한 시기에는 저마다의 지옥을 품고 가는 것이고, 훌쩍 성인이 되어서도 부모라는 과거에 휘둘리면서 고여 있기를 자처하면 슬슬 그 사람의 인간으로서의 기량이나 자립도를 묻게 된다.

- 65쪽에서 인용

 

위 내용은 부모와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 다들 이 나이 즈음이면 이런 고민을 하고 이런 결론을 내리는 구나, 아니, 이런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구나,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아, 내 마음에 품고 있는 이 지옥을 어쩌리.

 

 

 

자존감이 소중한 것은, 나의 불완전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도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애쓸 때 우리는 타인을 있는 그 모습 그대로 사랑하고 상대의 결핍이나 불완전함을 이해할 포용력을 가지기 때문이다. 완벽주의에 묶여 자신에게 가혹한 사람이나, 자신의 껍데기 안에서 한 걸음도 밖으로 나가려고 하지 않는 사람들은 타인에 대해서도 역시 가혹하거나 깎아내리려 할 뿐이다. 그런 사람들은 자의식은 강하지만 자존감은 낮아 자신의 문제를 상대에게 투영함으로써 해소한다. 자존감이 낮다면서 자기 연민에 빠져 우울해하는 사람도 있다. 이들은 주변 사람들을 감정 노동 시키며 기를 빼앗는다.

- 193 ~ 194쪽

 

이부분은 읽으면서 킬킬거렸다. 저자 역시 이런 사람들에게 꽤 시달리고 있나보다, 싶어서 말이다. 이런 점에서 나는 내 나이 또래 저자들이 쓴 솔직한 에세이가 좋다.  30 ~40대를 보내면서 슬슬 망령든 언행을 하는 사람들이 주위에 많아지는 것을 보고 있으면서 속 터지는 사람이 한둘이 아닌 거 뻔하게 아는데, 왜들 그렇게도 착한 이야기만 책에 쓰는지 원. 그러기에, 우리는 책을 읽으면서 '태도에 관하여'고민해 보는 것이리라.

 

 

 

 

좀 의아한 것은, 이 책은 한 페이지에 겨우17행이 들어간다는 것, 어느 페이지는 제목이 한 페이지 차지한다는 것, 뒤에 대담은 왜 있는지 모르겠다는 것. 그래서 부족한 원고 분량을 억지로 채워 책 한 권을 만든 것 같아 보인다는 것. 저자의 집필 역량의 문제는 아닌 것 같은데,,,, 에세이 쟝르 독자의 요구에 맞추다 보니 이렇게 된 건가? 아님 요새 출판 트렌드가 이런가? 아님 내가 올드 패션드여서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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