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정상입니다
하지현 지음 / 푸른숲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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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심리학>을 읽은 후, 저자에게 관심이 생겼다. 물론, 이 책을 만든 에디터님과 출판사에도 관심이 있다. 그래서 주문해 읽은 책이다.

 

저자가 상담한 내용을 바탕으로 묶은 책이다. 구어체이므로 기본적으로 쉽게 읽힌다. 현장에서 많은 청중을 상대로 효과적으로 말하려면 단순하게 강조점을 확실히 해서 말해야 한다. 나쁘게 보면 독선적으로 보일정도로 어느 정도는 몰아치듯이 말할 수밖에 없다. 일부 자기계발 명강사들의 상담 현장 기록을 읽었을때 은근 기분이 나쁜 이유가 아마 현장에서 말한다는 이런 특징에 있을 것이다. 그런데 현장 상담 이야기이지만 이 책에는 그런 단점이 보이지 않는다. 따뜻하게 아픈 마음을 어루만져 주면서도 핵심 문제는 정확히 건드린다. 아무래도 상담을 바탕으로 한 책이므로 즉각적 생각을 담았을텐데, 말의 기록이 아니라 오래 고심하고 오래 퇴고한 글같아 보인다. 저자와 책 만든 이들의 역량이 다 돋보이는 책이다.

 

책의 내용은 한마디로 말하자면 이러저러한 자신의 문제를 걱정하는 사람에게' 당신은 비정상이 아니고 정상'이라고 말해 주는 것이다. 노력하고 꿈을 갖고 어쩌구 하며 몰아치는 것도 없고, 당신 마음의 문제가 어떤 일 때문이었구 어쩌구 하면서 이미 지나가서 손댈 수 없는 일을 너무 파헤치거나 상대를 자책하게 하지도 않는다. 걍, 지금 이 위치에 이르기까지 버티고 열심히 살아온 자신을 인정하고, 스스로 사랑하고, 소소한 '생활 기스'와 더불어 사는 방법을 말한다. 너무 상담자의 예만 대하지도 않고 심리학 이론을 말해 주면서도 이론에 묻히지 않는다.

 

건강한 사람은요, 내가 굳이 완벽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인식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 68 ~ 69쪽에서 인용

 

소소한 일에도 화가 나고 마음이 상하는 건 당신이 자폐나 우울증이 생겨서가 절대 아니고, 상황상 마음속에 있는 그릇이 넘치게 생겨서, 물이 끓어올라서 그런 거예요. 그걸 알고 그릇에서 물을 빼내거나, 온도를 낮추도록 해야 해요. 그러면 되는 거지 병이 된 건 아닙니다.

- 153

 

'우리 집안에는 이러이러한 일이 있었고 내 기억은 이런데, 그래서 내 인생이 이렇게 꼬였나 보다'라는 합리화 내지는 정당화를 하는 경향이 생겨요. 근데 그건 굉장히 위험할 수 있어요. 왜냐하면 나를 설명하는 이론의 틀, 일종의 신념의 틀이 생기잖아요? 그러면 그 이후에 벌어지는 일들을 다 그 구멍에 집어 넣게 돼요. 그걸로 설명하려고 해요. 나의 오늘을. 그건 자칫 위험할 수 있습니다.

 - 228쪽에서 인용

 

아들러 유행 이후, 비슷비슷한 짜깁기 책들이 쏟아져서 좀 뜨악한데, 이 책은 그렇지 않아 좋았다. 요새 나오는 대중 심리 서적들과 딱 차별화가 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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