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라는 병
오카다 다카시 지음, 박정임 옮김 / 이숲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이 책 좀 이상하다. 아님 내가 무식해서 이 책의 가치를 못 알아보는 것일까? 다른분들 의견은 어떤가 싶어서 예스24와 알라딘, 네이버까지 다 뒤졌지만 리뷰가 없다. (책 속의 구절 인용한 정도는 리뷰에서 제외하고 하는 말) 이럴 때는 걍 나의 본능을 따른다.

 

책은 애착이론을 다루는 것 같은데, 읽어갈수록 이거 전문가가 쓴 내용 맞나 싶다. 영유아기 때 엄마와 바람직한 애착 관계를 맺지 못한 사람은 평생 이런저런 마음의 병에 시달리고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게 된다는 내용인데, 그게 다다.  여러가지 문제 케이스를 각 장별 꼭지별로 나눠 말하지만, 만병의 근원은 엄마였다. 제목 그대로 '엄마라는 병'이다. 만병통치약이 아니라 만병근원균을 설파한다.

 

물론 엄마와 애착관계가 중요한 건 맞다마는, 어떻게 모든 문제가 다 엄마 때문에 생겼을까? 인생이 그렇게 단순한가. 여러 요인 중 하나가 아니라, 이 모든 부정적 사례는 전부 한 원인, 즉 엄마라는 병의 결과라니. 전문가인 저자는 그러한 결론에 이르는 과정을 독자에게 합당하게 설명해 주어야 할 것 아닌가. 전문 이론으로 차근차근. 그런데 그런 과정이 없다. 결론만 무한 반복이다. 여러 사람의 사례를 인용하는데 각각의 경우가 차별화되지도 않는다. 게다가 사례 인용과 분석도 심히 괴이하다. 아래에 한 문단 인용해본다.

 

존 레논이 그녀에게 매료되어 처자식을 버릴 정도로 요코가 신비스러운 매력을 발산할 수 있었던 것은, 그녀가 엄마라는 병을 앓고 있었고 그 병을 조금씩 극복하고 있었던 덕분일 것이다. 왜냐면 존 레논 역시 엄마라는 병을 앓던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 본문 129쪽에서 인용

 

글 못 쓰는 사람 특징이, '사과파이는 사과를 넣어 만드는 파이입니다'라는 식으로 동어반복 설명하는 건데, 이 책이 그렇다. 계속 같은 말을 조금씩 바꿔가며 책 분량만 늘린다. 뒷부분에 가면 '엄마라는 병'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나오는데, 앞부분에 설명한 원인에다 '~ 하지 않는다'만 붙인 거다.

 

이 책, 왜 이럴까? 아주아주 쉽게 쓰려고 노력하다보니 이렇게 된 걸까? 에이전시에서는 분명 일본에서 베스트셀러였기에 출판사에 소개해주었을텐데. 이 책, 일본에서는 독자들에게 호평을 받았을까?

 

여튼, 지금 내 솔직한 평은 이렇다. 이 책은, 책 표지에 있듯 '사람의 운명은 태어나서 18개월까지 엄마와 맺은 관계가 영원히 결정한다'는 광고 문구와  강렬한 제목으로 (국내 번역본을 낼 때 바꾼 건가 했는데 원래 <母という病>였다) 엄마 독자의 불안감과 죄책감을 이용해서 쉽게 돈 벌려는 책 같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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