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 절대로 읽지마라 - 내 곁에 있는 책이 나를 말해준다
김욱 지음 / 모아북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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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주 노년>을 읽은 후 저자에 관심이 생겨서 찾아 읽은 책이다. 

 

저자는 함량 미달의 책을 그럴듯하게 포장하고 마케팅해서 베스트셀러로 만드는 출판계 풍토를 고발하고, 베스트셀러가 다 좋은 책은 아니므로 '베스트셀러만' 읽지는 말라고 당부한다. 남들 다 읽는 베스트셀러니까 나도 덩달아 읽어야만 할 것 같다거나, 신간을 읽어야 세상 흐름에 뒤쳐지는 사람이 되지 않을 것 같은 생각을 버리라고 말한다. 구구절절 좋은 말씀이다. 단, 원래 내 독서법은 신간이나 베스트셀러 위주가 아니라, 관심있는 주제를 다룬 책을 쌓아놓고 주욱 읽거나, 한 작가의 전작을 읽어 치우는 스타일이어서 저자의 이 책에서 말하는 내용이 아주 격하게 와 닿지는 않았다. 아, 오해 마시라. 이 책의 수준 문제가 아니라, 나도 평소에 저자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기에 그랬다는 것.

 

지금 우리 출판계는 성형 중독에 빠져 있다. 책의 내용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겉으로 보이는 치장에만 몰입하고 있다.

- 48쪽에서 인용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책에도 '분수'라는 것이 있다. 책의 분수는 그 책을 쓴 작가의 역량이다. 작가라고 해서 모두 동일한 능력, 동일한 운을 타고나는 것은 아니다. 그 분수에 맞는 진실한 책이 독자의 건강을 해치지 않는다.

- 80 ~ 81쪽에서 인용

 

누가 쓸모없는 베스트셀러를 만들었는가? 우리다, 우리가 그런 책들을 계속 구입하고 있다. 왜일까? 끝까지 읽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끝까지 읽어봤다면 두 번 다시 같은 책을 사지 않았을 텐데 그마저도 읽지 못했기에 비슷한 책을 반복해서 사게 되는 것이다.

- 165 ~ 166쪽에서 인용

 

위 인용문에서처럼, 저자는 엉터리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이유에 대해 출판사만 문제라고 말하지 않는다. 저자는 물론, 책의 소비자인 독자의 책임도 엄중히 묻는다. (특히 내 입장에서는 '책의 분수'가 작가의 역량이라고 말씀하는 대목에서 깊이깊이 느끼는 바가 있었다. ㅠㅠ )

 

지명도만 믿고 엉터리 내용을 짜깁기로 써 대는 유명인, 집필한 책 권 수 자랑하는 자기계발서 작가, 기본 문장도 안 되어서 내용을 어렵게만 쓰는 주제에 목에 힘 주는 교수들을 비판한 부분도 있다. 속이 다 시원했다. 솔직히 이쪽에서 좀 일해본 사람들은 다 알지않나. 베스트셀러 쓴 누구 누구가 사실은 대필이었지. 그 출판사가 베스트셀러 만들려고 얼마나 목돈 지불하고 대형 서점 매대 사서 대대적으로 신간 홍보해주었는지. ( 그런데 여기까지 고발하지는 않으신다. ^^)

 

1930년생 저자분이 신문기자로, 칼럼리스트로, 번역가로, 작가로 살며 오랜 세월 접한 책과 좋은 글 쓰기에 대한 견해를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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