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이 어린 시절을 말하다 - 유년의 상처를 끌어안는 치유의 심리학
우르술라 누버 지음, 김하락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원제는 <LASS DIE KINDHEIT HINTER DIR>였다. 1달 배운 독어실력으로 대강 짐작하건대, 국내 번역본 제목보다 '어린 시절을 너 뒤로 가게 하라'란 원제가 이 책의 내용을 더 잘 말해주는 것 같다.  마이클 잭슨, 마릴린 먼로, 오프라 윈프리 등 유명인들과 일반인들의 사례가 풍부하게 실려 있어 책이 술술 넘어간다.

 

현재 자신의 문제의 원인을 찾아 보면 어린 시절 부모에게서 받은 상처가 있다. 폭언 등으로 어린 시절에 자신에 대한 그릇된 신념 체계가 생기면 어른이 된 후에도 대인 관계가 힘들다. 어린 시절에 받은 상처는 어른이 된 후에도 스트레스를 받으면 활성화되어 우리를 괴롭힌다. 불우했던 기억은 현재 처한 어려움이나 갈등에 의해 되살아나 현재의 상황과 겹친다. 결국 내가 사랑하며, 내 사랑을 필요로하는 연인, 배우자, 자녀에게 상처를 주게 된다. 이러면 안 된다. 현재의 나는 과거의 나와 다르니 내 내면의 상처받은 아이를 위로하고 행복한 어른으로 성장해라. 심리 치료를 받거나 긍정적 경험을 하여 극복해라,,, 책은 이런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리고 저자는 부모를 용서하라고 한다. 과거의 일을 모두 지워버리라는 말이 아니라 의식적으로 기억하고 의식적으로 용서하라고 한다. 그러면 과거는 여전히 있기는 하지만 있어야 할 곳, 즉 과거로 '추방'되어 현재 일어나는 일에 대한 지배력을 잃는다고 한다. 용서해준다고 그들의 책임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며, 달라지는 것은 자신의 감정이다. 저자는 과거에 일어난 일에 대한 본인의 태도와 감정을 바꿔서  분노, 불안과 같은 병적이고 부정적 감정에서 자신을 보호하고 마음의 평화를 얻으라고 권한다. 부모를 용서하려면 어른의 입장에서 진실을 보고 부모의 삶을 전체 맥락에서, 사회 시스템 내에서 보아야 한다. 또 부모를 '가해자'로 보지 말라고 한다.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본인이 먼저 끊지 않으면 나쁜 신념 체계가 다음 세대까지 전해지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에 외할머니께 상처받은 이야기를 하고 또 하시는 엄마가, 왜 똑 같은 폭언을 나와 조카에게 하는지가 이해되지 않아 찾아 읽은 책이다. 많은 도움이 되었다.

 

어른이 어린 시절에 자신을 돌보던 것처럼 우리 자신을 돌보면 뇌 속에 남아 잇는 어린 시절의 불행한 경험인 '생물학적 흉터'가 스트레스 상황에서 덧나지 않게 할 수 있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우리가 살면서 받아들인 긍정적인 관계는 이 흉터를 잘 아물게 하는 특효약이다. 예를 들면 잘 이해해주는 심리요법가나 애정이 많은 반려자와 좋은 대체 경험을 하면 어린 시절에 영향을 받은 뇌의 구조마저 바뀔 수 있다.

- 269쪽에서 인용

 

위에 인용한 대목을 읽고나니 새삼 나의 글벗들께 고마움을 느꼈다. 요새 5년 사이, 내 삶과 성격은 많이 바뀌었다. 악몽에 시달리지도 않는다. 친구분들의 애정어린 격려 덕분이다. 내 과거의 상처는 과거로 갔다. 이제는 과거의 나같은 상처를 가진 사람에게 도움이 되기 위한 글을 쓰고 싶다. 할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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