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 노트 - 유쾌한 지식여행자의 80가지 생각 코드 지식여행자 11
요네하라 마리 지음, 김석중 옮김 / 마음산책 / 2010년 11월
평점 :
품절


 

요네하라 마리 저자의 개성을 조금씩 다 맛볼 수 있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책이다.

 

프라하에서 보낸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 통역 현장 에피소드, 러시아 이야기, 일본 비판, 유머, 고양이 이야기 등등,,,, 저자가 다른 책 한 권에 집중적으로 다룬 이야기들이 이 책에는 조금씩 골고루 다 실려 있다.

 

이 책의 매력은 당연히 저자분의 개성적 시각에 있다. 예를 들자면 이솝 우화에 나오는 태양과 북풍 이야기를 다르게 헤석한 부분. 저자는 민중에게는 태양보다 북풍의 방식이 더 낫다고 한다. 그 이유는,

 

북풍의 의지에 반하는 것으로 여행자는 자신의 의지를 명확하게 자각했다. 하지만 태양의 경우, 여행자는 태양의 의지를 마치 자기 자신의 의지라고 착각해 외투와 모자를 벗었기 때문이다. (중략)

사람들은 마치 자신의 자유로운 의지를 바탕으로 한 듯 별로 필요하지도 않은 상품을 끊임없이 사고, 방송 인터뷰를 하면 열에 아홉이 마치 자신의 의견인 양 방송 진행자나 신문의 논조를 반복한다. 그러다가 자신이나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의 이해에 반하는 정책을 추진하는 정당에 자진해서 투표하기도 한다. 그런 행동이 정보 조작의 결과라는 것은 눈곱만큼도 의심하지 않는다. 북풍형은 사람들의 반발과 저항을 불러 오래가지 못하지만 태양형은 그 존재마저도 알려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오래 갈 수 있다.

정신의 자유를 위해서는 허울뿐인 자유보다는 자각하고 있는 속박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

- 본문 90 족에서 인용

 

그외, 정식 역사서에 실리지 않는 소소한 러시아 현장 이야기가 재미있다. 예를 들자면, 서구에서는 러시아의 경제 상황이나 노인복지 현실을 비판하기 위해 종종 생필품을 구입하기 위해 길게 줄 선 노인들 사진을 매체에 싣는다. 그런데 그 노인들, 이웃 맞벌이 부부에게서 용돈받고 줄 서서 쇼핑 대행해주는 알바라는 사실. 

 

단점이 있다면, 글 한 편이 짧아 아쉽다는 것. 조금 잡담 같은 성격의 글이 많아, 저자의 다른 책에 비해 읽고나서 유쾌한 지적 자극을 받았다는 느낌이 없다는 점. 솔직히, 요네하라 마리 저자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이 저자의 책들 중에 이 책을 제일 처음 읽었다면 더이상 이 저자의 책을 찾아 읽지 않았을 것 같다.

 

하긴, 명절 때 받은 과자 종합선물세트 역시 그 제과회사의 메인이 되는 인기많은 과자는 적게 들어 있어서, 다 먹고 나면 늘 아쉬웠었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