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따위 엿이나 먹어라
마루야마 겐지 지음, 김난주 옮김 / 바다출판사 / 2013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이 분, 참 개성 강하다. 소설로 읽으면 숨막힐 정도로 시적인 문체인데, 에세이로 읽으면 거침없이 결론만 육성으로 내지르는 문체다. 삶과 글, 심지어 외모까지 일치하는 작가다.

 

이 책은 저자의 인생론이다. 부모에게서 자립하라는 이야기부터 시작하는 것을 보니, 캥거루족, 그보다 더한 패러사이트족이라고까지 이름붙을 정도로 사회문제가 된 일본 청년들을 예상 독자로 보고 쓴 책 같다. (이제 실직 상태인 일본 젊은이들은 단카이 세대인 부모가 퇴직하고 나면 부모의 연금에 기생해 살 조짐이 보인다고 한다. ) 젊은이들 대상이지만 꿈을 가지고 노력해라, 원래 청춘 시기는 힘들고 아픈 법이다, 이런 뻔한 이야기 없이 자기 자신이 되어 제 정신으로 살 것을 강조한다. 특히, 일본의 과거사와 관련해, 아래와 같은 조언은 정말 좋다.

 

그러니 적은 타국이 아니라 자국이다.

나는 모르겠다는 태도로 일관하면서 자기 일이 아니면 돌아보지 않는 삶의 태도를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고 만화영화에나 나오는 강자를 기다리다가는, 정신이 들었을 때는 독재자에게 굴복해 소총을 들고 군가를 흥얼거리며 행진하고 있는 허울뿐인 자신을 발견하게 될 지도 모른다. 총알받이의 하나로 최전선에 배치되어 희생을 강요당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 68쪽에서 인용

 

책에는 부모로부터의 자립부터 시작해서 국가 권력이나 종교에 세뇌당하지 말 것, 연애 놀이에 빠지지 말 것 등 비단 일본 젊은이뿐만 아니라 착실하게 나이 들어가는 대로 남들 사는 물결에 휩쓸려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좀 까칠하고 괴팍해보일 수도 있는 인생 충고가 담겨 있다.

 

내겐 다 공감이 가는 이야기였다. 속이 후련했다. 공연장도 아닌데 읽으면서 막 "오빠, 꺄약~ "하고 소리지르고 싶을 정도였다. 솔직히, 남들에게 별나게 보일까봐 내 마음 속에 담아만두고 노트에 끼적거리던 문장들이 떡하니 책에 나와서 놀랍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저자 같은 대 작가가 쓰니까 통하지, 내가 이런 이야기를 쓰면 욕이나 한 사발 받아 먹기 쉽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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