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테릭스 : 신들의 전당> 영화를 보러 가기 전에 읽었다. 이 책은 마법책인 것이 분명하다. 첫 페이지를 펼치자마자 나는
30여년 전의 어린 나로 되돌아갔기 때문이다.
80년대 전반기에 소년중앙이던가? 어린이 잡지 부록으로 이 만화를 처음 접했다. 본책에 있는 다른 명랑 만화보다 이 만화가 더
재미있었다. 여기에 나오는 지명과 인명, 소품들, 역사와 문화 배경이 너무도 궁금했다. 아, 나는 떡잎부터 껌정 떡잎이었구나.
내용은 이렇다. 기원전 50년 경, 로마의 카이사르는 베르생제토릭스까지 무찌르고 갈리아를 정복을 완료해 간다. 유일하게 정복 못한 골적의
마을은 아스테릭스가 사는 마을. 이에 카이사르는 무력 대결을 피하고 골족 마을을 에워싼 숲을 파괴하여 '신들의 전당'이라는 아파트, 신시가지를
건설해 자본과 문화적 침략을 꾀한다. 물론 우리의 아스테릭스와 골족 사람들은 이를 이겨낸다. 자연 파괴, 노예제, 문화와 경제적 침략 등등
날카로운 현실 풍자가 곳곳에 넘친다. 어린이보다 어른이 보아야 제대로 그 맛을 느낄 것 같다.
책을 읽어가는 내내 어른인 현재의 나와 어린 내가 대화를 나누는 기분이 들었다. 30여년 전의 어린 나는 현재의 나에게 궁금한 점을
묻는다. 어른인 지금의 나는 이 책을 펼치고 만화 한 칸 한 칸 짚어주며 어린 나에게 이야기를 해 준다. 처음 등장하는 골족 마을의 지도를 보면
이 곳은 현재 프랑스 노르망디 주의 쉘부르야. 도무스는 상류층의 주택이고 인술라는 공동주택, 일종의 아파트지. 카이사르의 가장 큰 업적은 갈리아
정복이야. 8년 걸렸지. 서구인들은 이 전쟁이 지금의 유럽을 만들었다고 의미부여해. 하지만 <풀루타르코스 영웅전>에 따르면 이 전쟁
중에 로마는 100만 명을 죽이고 100만 명을 생포했다고 하지'. 당시 갈리아 총 인구는 1200만명이었는데 말이야. 이거 어떻게 생각해?
아스테릭스, 파라노믹스 같은 이름은 갈리아의 영웅 베르킨게토릭스(프랑스에서는 베르생제토릭스)의 이름 패턴에서 따 왔지. 로마인들은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처럼 우스 패턴으로 이름 지었어. 로마인들은 스커트 형, 골족이나 게르만족은 바지 형태 옷을 입어. 베르킨제토릭스를 카이사르가
생포한 알레시아 전투가 벌어진 곳에는 지금도 대형 베르킨제토릭스 동상이 서 있단다. 이는 나폴레옹 3세가,,,,
어린 나는 입을 딱 벌리며 크게 웃는다. 어른인 나는 장난친다. 입에 '멸치 잼' 넣어야지! 하하.
(어릴 적 나는 이 만화를 읽으며 도대체 '멸치 잼'이 무엇인지 매우 궁금했는데, 이제 보니 일종의 멸치액젓인 '가룸'이었다. 아,
허무해라,,, )
여튼, 책도 영화도 강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