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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초 영국 농촌사회 연구
김호연 지음 / 울산대학교출판부(UUP) / 2005년 2월
평점 :
주요 영국사 번역자로 몇 번 이름을 보았던 김호연 교수의 연구논문서적이다. 울산대학교 출판부에서 나온 책이라 주문 후 며칠 걸려 받아
보았다.
사실 내가 궁금했던 시기는 18세기인데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정확히 근대초, 16~17세기의 영국 농촌 사회를 주로 다루고 있다. 크게
보아 19세기까지 나오기는 한다. 16~18세기 영국 농촌사회의 신분 서열은 토지소유자이자 장원의 영주였던 젠틀맨, 농경에 종사하던 요먼과
허스번드먼, 오두막농과 농업 노동자로 구성되었다. 1590년 흉작 이후 영국 농촌사회는 빈부차가 심해진다. 대토지 소유자가 등장하고 가난한
농민들은 농업노동자로 전락한다. 1873년 실시된 한 토지조사에는 영국의 토지 중 89%가 7000명 이내의 사람이 소유한 것으로 나올
정도이다. 이 시기는 사회, 계급적 유동성뿐만 아니라 지리적 유동성도 심했던 시기다. 일종의 내부 이민이 등장한다. 특히 15세에서 24세 정도
결혼 연령사이 청년들은 일거리를 찾아 근처 마을을 이동해 다니는 'servants in husbandry (농사 머슴)'신분이었다. (테스는 왜 그렇게 떠돌아다녔을까? 그렇다!
테스 역시 농업 노동자였던 것이다. ) 왜 이렇게 소농들이 빨리 붕괴했는지에 대해서는 학자들 사이 의견이 일치되지 않고 있다. 믿을만한 통계
자료가 없기도 하다.
이런 영국 근대 초 변화하는 농촌사회의 모습은 사회 갈등으로 나타난다. 농민사회가 빈부로 양극화되메 따라 사회적인 가치관도 달라져 서로
대립하기 시작한 것이다, 재판 기록의 통계를 보면, 이 시기 농촌사회의 지배계층으로 부상한 부농들은 젠트리의 가치관을 습득, 가난한 농민들의
법률 위반에 대해 빈번히 기소하는 경항을 보인다. 농촌 사회는 촌락민의 합의에 의해서 운영되던 공동체가 아니라 지배계층에 동화된 부농에 의해
지배되는 사회로 변모한다. 마지막 4부는 미들랜드 농민사회의 변화에 대해 각종 도표를 인용해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정말 밥그릇 갯수까지 세어
보여준다.
책은 당시 유언장, 재판기록, 토지거래문서 등을 사료로 이용하여 이 시기 농촌 사회의 변화를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영어와 한자를 괄호 안 아닌 본문에 그대로 쓰고 한글로는 조사 정도만 달아놓은 문장도 많다. 딱, 공부하는 자세로
읽으면 되는 책이다. 내겐 유익했다.